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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남 일 같지 않은 남의 이야기 ​ 남 일 같지 않은 남의 이야기 ‘올해엔 뭘 받을까? 식용유나 캔 참치 같은 그저 그런 선물이 아니길.’ 직장 생활을 할 시절, 이맘때가 되면 올해 명절 선물은 뭘 받게 될까를 생각했다. 고생한 나를 위해 회사에서 선물을 주는 건 당연했고 내가 다른 누군가를 챙겨야 한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다. 자영업자가 되고 보니 주변에 감사할 일이 많다. 나 혼자서 결코 모든 것을 다 할 수 없고, 크고 작게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받으며 살고 있다는 것을 느끼면서 더욱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매년 명절이 가까워지면 가까운 지인들에게 나눌 소소한 선물을 준비한다. 연휴가 오기 몇 주 전부터 필요한 목록을 정하고 ‘당연한 듯’ 인터넷 쇼핑을 하고 택배를 기다리다가 우연히 우체국 앞을 지나게 되었다. 우..
[책 리뷰] 무엇이 되지 않더라도. 김동영 ​ [완독 26/ 에세이] 무엇이 되지 않더라도. 김동영. 아르테. 주절주절 끄적이는 걸 좋아하던 나인데 언젠가부터 읽기와 쓰기가 지루해졌다. 늘 비슷한 일상에 삶을 대하는 방식도 느슨해졌다. 읽고 쓰기 실력 향상을 위해 좀 더 밀도 높은 책을 읽어야 한다는 선배님들의 조언을 얻었지만 읽고 싶은 책들이 쌓여있으니 실천하기 어려웠다. 끌리는 제목의 신간들, 당장 눈앞에 있는 책에 끌려 책 탑을 쌓아놓고 순서대로 읽다 보면 고전 같은 양질의 도서는 늘 뒷전으로 밀리게 된다. 이책도 ‘무엇이 되지 않더라도’라는 제목에 끌려 다른 책보다 먼저 집어 들게 된 책 중 하나였다. ‘언어의 온도’(2016) 이후 에세이는 피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작가에 대해 알고 있거나, 그 사람의 생각이 궁금할 때만 펼쳐보게 되었..
[일상] 작고 소소한 이야기 ​ ​작고 소소한 이야기 학창시절 실과 시간 바느질 숙제는 늘 이모께서 도와주셨다. 손이 크고 동작이 더딘 나는 촘촘한 홈질 같은 게 어려웠던 것 같다. 그때마다 이모께 도움받으며 해결했다. 이모는 만능박사로 느껴질 정도로 뭐든지 뚝딱뚝딱 해결해주셨다. 반면 엄마는 잘 몰라서 도와줄 수 없으니 스스로 해보라 하셨다. 무엇이든 ‘스스로’ 해보라는 말씀 덕분에 서운한 적도 있었지만 의지하지 않고 알아서 해결하는 삶을 살게 되었다. 오늘 길을 걷다 문득 그 시절 우리 집에 재봉틀이 있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재봉틀은 꽤 어릴 적부터 집안 한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그것이 엄마의 것이었는지, 누군가로부터 물려받은 건지 알 수 없을 만큼 낡고 커다란 빨간 뚜껑의 그것. 엄마는 재봉틀을 다룰 줄 알지만, 바느질은 서..
[책 리뷰] 이렇게 책으로 살고 있습니다. ​ [완독 25/ 에세이] 이렇게 책으로 살고 있습니다. 이나이즈미 렌. 최미혜 옮김. 애플북스. 몇 년 전 미우라 시온의 ‘배를 엮다’(2013, 은행나무)라는 책이 ‘행복한 사전’(2014)이라는 제목의 영화로 만들어졌다. 책을 사랑하는 순박하고 성실한, 출판사에서 일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다룬 그 영화. - 영화보단 책의 깊이가 좀 더 좋았다. - 상영 기간이 짧았던 걸 보면 출판과 관계된 이야기 같은 건 사람들의 주된 관심사는 아니었나 보다. ‘서재 결혼시키기’(2002, 지호)는 한 남녀가 오랜 시간 연애를 하고 드디어 결혼하여 부부가 되면서 ‘책’ 때문에 생긴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다. 책의 취향과 배치 정리 등 두 사람이 함께 조화로운 삶을 위해 책이라는 매개체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었다. ‘..
[일상] 오늘 힘든 하루였다. 아직 다 끝난 건 아니지만, 중간에 돌발상황도 있었고 당황해 우왕좌왕했지만, 정신 나간 한 시간이 충격적이라 아직도 어리벙벙하지만, 오늘 하루를 이렇게 마무리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 힘들었던 기억으로 일과를 곱씹어보니, 나를 미소짓게 해주는 세미와 즐거운 순간도 있었고, 동료에게 여행 기념품을 선물 받기도 했다. 출근길 버스가 바로 와 기다림 없이 탑승했었고, 좋은 사람에게 선물 받은 마지막 커피를 마시기도 했다. 오랜만에 먹고 싶었던 맥도날드도 먹었고, 오랜만에 지인들에게 인사도 건넸다. 지금 이렇게 한숨 돌리며 글을 쓰며 돌이켜보니 힘들었던 기억은 한순간뿐, 나머지는 즐겁고 행복한 기억들이다. 힘듦은 힘듦을 몰고 오고, 나쁜 기억은 나쁨을 몰고 온다는데 요즘 나는 ‘힘들어’가 입에 붙..
[책 리뷰] 시월의 저택. 레이 브래드버리. ​ [완독 24/ 소설] 시월의 저택. 레이 브래드버리. 조호근 옮김. 폴라북스. 특이한 등장인물, 짧고 빠른 전개에서 느껴지는 긴장감과 속도감에 몰입하여 술술 읽어나갔지만, 많은 등장인물과 빠른 전개로 다음 장으로 넘어갈 때 새로운 장면과 앞뒤의 인과관계가 이해되지 않아 몇 번이나 다시 읽기를 반복했다. 굉장히 유명한 작가의 신작으로 알고 있는데 나의 ‘소설 공포증’ 덕분에 경직되어 리뷰와 작가 이력을 먼저 살펴보게 되었다. 평소의 나라면 책을 다 읽고 곱씹을 거리를 되새김질하면서 보는 것인데, 도대체 이해하기가 어려워 작가 이력을 먼저 살펴보게 되었다. 저자 레이 브래드버리(1920~2011)는 70여 년 간 약 300여 편의 단편 소설을 쓴 ‘단편의 제왕’이라고 불리는 미국 작가이다. 서정적 과학소..
[일상] 커피 한 잔 ​​​​​​​​​​​​​​​​​​​​​​​​​​​​​​​​​​​​​​​​​​​​​​​​​​​​​​​​​​​​​​​​​​​​​​​​​​​​​​​​​​​​​​​​​​​​​​​​​​​​​​​​​​​​​​​​​​​​​​​​​​​​​​​​​​​​​​​​​​​​​​​​​​​​​​​​​​​​​​​​​​​​​​​​​​​​​​​​​​​​​​​​​​​​​​​​​​​​​​​​​​​​​​​​​​​​​​​​​​​​​​​​​​​​​​​​​​​​​​​​​​​​​​​​​​​​​​​​​​​​​​​​​​​​​​​​​​​​​​​​​​​​​​​​​​​​​​​​​​​​​​​​​​​​​​​​​​​​​​​​​​​​​​​​​​​​​​​​​​​​​​​​​​​​​​​​​​​​​​​​​​​​​​​​​​​​​​​​​​​​​​​​​​​​​​​​​​​​​​..
[책 리뷰] 나르시시스트 리더 [완독 23/ 사회과학] 나르시시스트 리더. 배르벨 바르데츠키. 이지혜 옮김. 와이즈베리. 늘 잘난 척을 하고, 자신의 업적을 뽐내고 싶어 하며, 한편으로는 다른 이들의 성과를 인정하지 않고, 타인보다 한발 앞서나가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지닌 경쟁적인 사람. ‘거만하다, 재수 없다’는 다양하고도 부정적인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 사람. 출처) 정신의학신문 : 신승호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이기적이거나, 자기중심적이거나, 개인주의적인 사람들. 비슷하면서 조금씩 다른 이 특성은 현대 사회를 살고 있는 우리 모두가 지닌 것, 숨기고 싶은 치부가 아닐까. 누구나 조금씩 지니고 있지만 과함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을 뿐. 부정적인 방향으로 큰 부분을 차지하는 사람들을 우리는 나르시시스트(Narcissist), 혹은 자기애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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