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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2018.02.15 16:03



남 일 같지 않은 남의 이야기

‘올해엔 뭘 받을까? 식용유나 캔 참치 같은 그저 그런 선물이 아니길.’

직장 생활을 할 시절, 이맘때가 되면 올해 명절 선물은 뭘 받게 될까를 생각했다. 고생한 나를 위해 회사에서 선물을 주는 건 당연했고 내가 다른 누군가를 챙겨야 한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다.

자영업자가 되고 보니 주변에 감사할 일이 많다. 나 혼자서 결코 모든 것을 다 할 수 없고, 크고 작게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받으며 살고 있다는 것을 느끼면서 더욱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매년 명절이 가까워지면 가까운 지인들에게 나눌 소소한 선물을 준비한다.

연휴가 오기 몇 주 전부터 필요한 목록을 정하고 ‘당연한 듯’ 인터넷 쇼핑을 하고 택배를 기다리다가 우연히 우체국 앞을 지나게 되었다. 우체국 앞에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택배 상자들. 평소보다 엄청나게 쌓여있는 우편물들을 보면서 한숨이 나왔다. 모두 나처럼 명절 전까지 받아야 할 꼭 필요한 것들을 사들였을 테지만 저것들은 모두 몇 명의 택배 기사님이 오늘 하루 동안 모두 배달해야 하는 일감이었다.

자영업자가 되고 나니 회사에 소속된 직원으로 일할 땐 하지 않았던(할 수 없었던) 상대방의 처지를 생각하게 되고 그러면서 다른 사람들의 고단한 삶을 느낀다. 나의 편의를 위해 택배를 이용했지만 수많은 사람이 비슷한 생각을 할 테고, 넘쳐나는 택배 상자는 어떤 한 사람이 오늘 반드시 해야 하는 업무였다.

일정에 맞게 택배를 받기 위해 고객센터와 실랑이를 벌인 엊그제의 나를 반성한다. 이맘때 택배를 알맞게 받으려면 내가 한참을 서두르는 수밖에. 그조차도 마음 먹은 대로 되지 않을 수 있으니 그저 모든 것을 순리에 맡겨야 하는 건가.

요즘은 ‘남 일 같지 않다.’라는 생각을 자주 한다. 쌓여있는 택배 상자를 보면서 아찔함을 느끼기도 하고 명절을 맞이하며 감사함을 느끼기도 한다. 세상만사에 감정이입을 하는 피곤한 나의 감성 덕분에 남들보다 피곤한 삶을 살고 있지만 이런 나의 마음에 공감하고 기쁘게 받아주는 사람들 덕분에 나는 다음 명절에도 무언가 나눌 거리를 준비할 것이다. 이렇게 감사한 마음도 전하고 함께 하는 삶을 살 수 있으니 그걸로 충분하다. 그리고 다음번 명절엔 명절을 코앞에 두고 택배로 이용하지 않고 직접 다녀와야겠다.
그럼 교통량이 늘어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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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따듯한 꽃.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