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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독 2019-48 / 유아. 그림책. 동물] 끼리끼리 동물친구들. 나타샤 덜리. 김영선 옮김. 박시룡 동물 감수. 보림. (2019)

어린이가 아니지만, 그림책을 즐겨 보는 이유는 재미있고 쉽고 가볍고 간편하기 때문이다. 어른의 책처럼 심각하지 않아도, 조금 가벼워도 괜찮다고 나를 위로하는 것 같아 방전될 때마다 틈틈이 그림책을 읽으며 자신을 스스로 토닥인다. 그중에서도 보림출판사의 그림책을 좋아하는데, 양질의 책을 쉽게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괜찮은 유·아동 그림책은 전집 위주로 구성되어있다. 전집을 사야만 좋은 그림책을 볼 수 있어 전집이 필요하지 않은 나 같은 사람이 시중에서 낱권으로 읽고 싶어도 읽을 수가 없다. 그런 판이 짜여진 유·아동 출판물 유통 시장이 야속하지만, 그렇게 해야만 하는 이유도 충분히 이해가 간다. 매년 찾아가는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아동 물 출판사를 눈여겨보는 이유이기도 하다. 대형서점(마케팅 수단)에서 눈에 잘 띄지 않는 양질의 책, 시중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책이 좋은 책인지 알 수 없기에, 내 눈으로 직접 찾아보고 싶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매년 보림출판사 부스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곤 한다.


​동물들은 크기가 제각각이에요. 몸에 비늘이나털, 줄무늬, 점이 있는 등 생김새도 제각각이고요. 또 빠른 동물도 있고 느린 동물도 있지요.

동물들은 흔히 깃털을 가진 새나 물속에서 헤엄치는 물고기처럼 크게 몇 무리로 나뉘어요. 그런데 동물을 분류하는 방법이 한 가지만 있는 것은 아니에요. 코가 큰 동물, 뿔이 거대한 동물 같이 재미있는 기준으로 나눌 수도 있답니다! 이 책에서는 흥미진진한 특징별로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는 동물들을 끼리끼리 모아 볼 거예요.



‘끼리끼리 동물 친구들’은 보림스럽다. 예쁘고, 과하지 않으며, 의미가 담겨 있다. 유·아동 그림책 중에 동물을 소개하는 책은 정말 많아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일러스트 기법이 특별하거나 책의 판형에 차이가 있는 정도. 하지만 이 책은 다르다. 대부분 동물을 분류할 때 종이나 사는 곳 같은 일반적인 분류 방식을 따르고 있는데, ‘끼리끼리 동물 친구들(2019, 보림)’은 제목에서 느껴지듯 동물의 생김새나 특징을 찾아 분류한다. 예를 들면 코가 큰 동물, 튼튼한 뿔을 가진 동물, 갈퀴가 있는 동물 등 동물의 분류방식이라고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방식으로 동물을 분류하고 있다. 예쁜 그림체로 표현되어 책에 나온 동물들의 실제 생김새가 어떤지 정확히 알 순 없지만, 그림 자체가 호감이라 책장을 넘길 때마다 새롭다. 유아 대상의 책이라 글 밥이 많지 않지만, 분류의 방식 자체가 신선하여 책장이 계속 넘어간다. 숨은그림찾기를 하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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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독 2019-39 / 유아. 그림책] 기계일까 동물일까. 레티시아 드베르네. 시아 옮김. 보림 (2018)

제한적 색 사용, 비슷한 듯 다른 글과 그림의 조화, 생각할 거리를 주는 보림의 책 기계일까 동물일까는 글과 그림이 주는 모호함 덕분에 보고 또 보고 생각하게 되는 여운이 남는 책이다. 미래 상상화 같기도 하고, 환경 보호 같은 주제를 담은 것 같기도 한 신비로운 느낌은 아마도 절제된 색과 형태 덕분일 것이다.

믿고 보는 보림출판사 서울국제도서전에서 고르고 골라 데려온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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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독 2019-40 / 유아. 그림책] 오늘부터 국수 금지. 제이콥 크레이머. K-파이 스틸 그림. 윤영 옮김. 그린북. (2019)

밀가루 음식을 못 먹는 사람은 있어도 안 먹거나 싫어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중 가장 맛있는 국수, 오늘부터 국수가 금지라니, 정말 말도 안 된다는 강렬한 궁금증으로 책장을 넘긴 이 책은 ‘유아’ 분류에 속해있는데, 과연 4~6세들의 유아가 읽을 수 있나 싶을 만큼 두꺼운 책장과 글밥, 그리고 어른 세상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어른의 시선으로 글과 그림이 적절하게 버무려진 재미있는 책으로 읽었는데, 아이들도 나와 비슷한 깊이와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까?

잘난 체하는 캥거루들과 국수광 코끼리(+그의 친구들)의 소소한 갈등과 모험 이야기이지만, 백인 위주의 주류와 제3세계 국의 관계 같기도 하고, 집단 이기주의를 실천하고 있는 주류에 속해있는 사람들과 보통 사람들의 인종, 인권, 지위, 차별 등 사회 현상을 빗대어 표현한 것 같기도 하다.
국수광 코끼리와 그의 친구들이 재미있는 국수 면발을 뽑아내는 모습에 통쾌했지만, 다른 여러 사건들이 떠올라 마음이 먹먹해지기도 했다. 그림책이라고 해서 유아로 구분 지어지는 의미 없는 책의 구분법이 마음에 들진 않지만, 어린이들도 재미있는 그림책을 통해 불공평을 극복하는 방법과 용기를 읽을 수 있다면 세상이 조금 나아지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글작가 제이콥 크레이머의 글의 분위기와 그림작가 K-파이 스틸 그림의 분위기가 아주 잘 맞아서 더 좋았고, 그들의 다른 작품도 찾아보고 싶다.

정의는 우리 모두를 위한 것이지, 잘난 체하는 캥거루들을 위한 게 아니에요. 지금 당장은 제 말이 터무니없이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언젠가는 당신들도 틀렸다는 걸 인정하게 될 거라고요!

법이 불공평할 땐
어길 줄도 알아야 해!
다 같이 새로운 법을 만들 거야.
맛있는 국수를 같이 나눠 먹을 수 있게.

Posted by 따듯한 꽃.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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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독 2019-38 / 어린이. 문화예술] 나의 미술관. 조안 리우. 단추. (2018)

수상작이라고 더 좋은 책이라 말할 수 없지만, 그림책 분야에서 상 받은 책은 특별하다. 나의 미술관은 글이 하나도 없지만, 읽을거리가 많다. 이게 어른의 눈에만 보이는 건지, 아이들도 나와 같은 눈높이로 아니 나보다 더 즐겁게 읽을 수 있는 건지 궁금하다.

글이 없지만, 심심하거나 지루하지 않게 그림 이야기를 펼치는 이 책은 2018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라가치상 예술 부문 스페셜멘션 상 수상작이다. 무덤덤하게 책장을 넘기다 주인공 꼬마의 모습에 웃음을 짓게 된다. 세상이 정해놓은 규칙이 전부라고 생각하면서 더 많은 걸 놓치고 있진 않았을까? 아이의 시선을 돌이켜보게 되는 따뜻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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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독 2019-34 / 유아, 그림책] 게으를 때 보이는 세상. 우르슐라 팔루신스카. 이지원 옮김. 비룡소. (2018)

서울숲 갤러리아 포레 지하에 위치한 전시장(이름이 너무 길고 익숙지 않아 정확한 이름 표기를 포기함)에서 ‘그림책 Now 전시를 다녀와서 가장 흥미로웠던 애니메이션 ‘게으를 때 보이는 세상’ 그림책을 빌려왔다. 음악과 영상으로 이미 충분히 느꼈기에 책은 시시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 책장을 쉽게 넘기지 못했다. 하지만 그건 섣부른 판단이었다. 도서관 반납일을 하루 앞두고 마감에 쫓겨 읽게 된 이 책. 즐길 거리가 많은 참 좋은 책이다.

그림책이 좋은 건 쉽고 단순하다는 점이다. 책장을 덮고 다시 한번 읽으면 새로운 모습이 보이고, 또 읽으면 또 다른 이야깃거리가 보인다. 숨은 그림 찾기 하듯 작가가 숨겨놓은 요소들을 발견하는 재미, 그게 내가 그림책을 보는 이유이다. 이 책을 처음 볼 땐 영상의 잔상이 남아있던 터라 ‘이미 봤던 그림’을 재구성하듯 빠르게 넘겼다. 다시 읽으며 글을 읽으며 글과 그림의 연관성을 찾았다. 또다시 읽으며 이상함을 찾아냈다.

주인공을 제외한 등장인물 전부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

이 책의 글과 그림은 닿아있지 않다. 요즘같이 각박한 세상에 누굴 속이거나 해하는 것이 아닌 이 정도 거짓말이 대순가 싶지만, 이 책은 그 정도의 거짓말을 희화화하며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바쁘게 주위를 돌아다니는 어린아이 주인공을 제외한 모두가 무언가를 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글과 그림은 연관성이 없어 보인다. ‘xx를 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그들 모두는 누워서 게으름을 피우고 있다. ‘게으를 때 보이는 세상’이라는 제목에서 느껴지듯 주인공을 제외한 모두가 게으름을 즐기는 중이다. 그리고 오직 주인공만이 진실을 이야기한다. 난 자고 있다고.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보는 어른들의 거짓말과 주변 풍경이 귀엽고 사랑스럽다.

등장인물들이 보는 그 무언가는 일상 속 널려있는 아름다운 순간들이다. 그 찰나를 작가의 시선으로 멋지게 담아냈고, 검정과 무채색(약간 흐리거나 탁하거나 어두운) 계열의 색이 대비 또는 조화를 이루어 별거 없는 무늬와 그림이 아름답고 편안하게 느껴진다. 너무 바쁘게 사는 나에게 조금 즐겨도 된다는 이야기를 건네는 이 책. 이런 이유로 그림책을 사랑하는데, 역시 그림책이 좋다고 주변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 게으름이 필요하다고 느껴질 때마다 또 읽고 싶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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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독 2019-30 / 어린이, 세계사] 동물로 보는 세계사 이야기. 1.고대. 신현배 글. 김규준 그림. 도서출판 뭉치. (2019)

어느 날 농촌을 산책하다가 어미 소와 송아지가 서로를 그리워하며 우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다. 어미 소는 자식에게 젖을 먹이려고 울고, 송아지는 어미를 그리워하며 울고. 그렇게 서로를 그리워하며 목이 쉴 때까지 운다고 한다. 그러한 뒷이야기를 알지 못했을 때는 시끄럽게만 들리던 소 울음소리가 모정을 그리워하며 울부짖는 소리라는 걸 알고 들으니 마음이 아팠다.

동물이나 곤충, 식물 등 우리 생태계는 서로를 헤치지 않으며 관계를 유지하고 사는데 오직 인간만이 함께 사는 이 공간을 망가트리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밤늦은 시간 차를 타고 시골길을 지나다 보면 도로를 가로지르는 노루나 멧돼지 같은 산짐승을 종종 보게 된다. 원래는 동물과 인간 모두 지나다니던 길목인데, 인간의 편의로 도로를 만들어 쇳덩이들이 빠르게 지나다니게 되었으니 갈 수도 안 갈 수도 없고, 얼마나 두려울까.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생태계가 아니라 인간도 함께하는 세상이라는 것을 생각하고 있던 찰나에 ‘동물로 보는 세계사 이야기’의 첫 번째 고대 편을 읽었다. 초등 인문학 첫걸음이라는 부재를 달고 있는 이 책은 초등 중 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책이지만, 성인인 내가 보기에도 아주 흥미로웠다. 이미 알고 있던 고대 세계사 속 여러 이야기 중 동물과 관련된 이야기를 골라 읽고 있으니 우리 인간이 얼마나 동물과 끈끈한 관계를 맺고 살아왔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세계사 속에서 우리 민족의 역사가 큰 영향력이 있진 않았지만, 제주도에 사는 거인 할머니 이야기나 통일신라 경문왕 이야기, 백두산(장백산)에 사는 곰 이야기 등 우리나라와 관련 있는 이야기가 곳곳에 실려있었기에 더욱 몰입하여 읽을 수 있었다.

동물로 보는 세계사 이야기는 1. 고대, 2. 중세, 3. 근현대가 출간 예정이다. 동물에 대한 관심으로 이 책을 읽게 되었지만, 인간의 삶에 동물이 감초 역할을 해주는 게 아니라 각자가 조화롭게 살아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세계사시리즈이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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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독 2019- 27 / 어린이] 나는 매일 꿈을 꾸어요. 왕수연 글. 이은주 그림. 전성수 기획 감수. 브레멘플러스. (2019)

‘네 생각은 어때?’
(What do you think?) ‘천천히’, ‘깊게’ 읽은 독서 퍼포먼스 프로그램으로 아이들의 사고력을 키우는 창의적 생각 놀이책인 브레멘+의 하브루타 생각 놀이터의 새 책.

하브루타 교육법의 장점은 생각하기 싫어하는 요즘 어린이들에게 굳이 생각을 끌어내는 질문을 한다는 것이다. 질문의 깊이나 수준에 따라 아이들이 몰입하기도 하고, 전혀 몰입하지 않기도 하는데 희한하게도 하브루타 방식으로 제시하는 질문은 어른인 내가 보기에도 그럴듯하다. 그래서 아이들과 대화나 문답을 나눌 때 유의미한 질문을 하고 싶을 때 하브루타 교육법 서적을 참고하는 편이다.

‘나는 매일 꿈을 꾸어요’는 상당히 교육적인 책이다. 어린이의 일상, 어린이의 시선에서 보이는 소소한 이야기를 글과 그림, 하브루타 질문지로 엮었다. 다 큰 어른이 보기에 시시하고 뻔한 전개로 흘러가지만, 아이들 입장에서 행복과 불만 같은 감정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아이들도 내가 느낀 그 느낌을 알아챌 수 있을지 궁금하다.

훌륭한 상을 받았고, 유명한 글 그림 작가가 제작했다는 외국 동화책들이 종종 소개된다. 정말 재미있는 책도 있지만, 이 책이 왜 상을 받았는지 어느 부분을 재미있게 읽어야 하는지 알쏭달쏭한 책도 종종 있다. 문화적 차이나 유행 같은 시대적 배경이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책이 가진 정서를 온전히 이해하기 어려운 상 받은 외국 동화책보다 이야기 전체를 100%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 우리 책이 훨씬 더 사랑받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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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독 2019-20 / 유아, 그림책, 인성/감성/생활] 세상엔 좋은 사람들이 많단다. 마이클 리애나 글. 제니퍼 E. 모리스 그림. 마술연필 옮김. 보물창고. (2019)

30여 년 동안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아이들과 관계해온 마이클 리애나의 글과 제니퍼 E. 모리스의 그림이 만난 그림책 ‘세상엔 좋은 사람들이 많단다’는 보물창고의 인성교육 시리즈 중 25번째의 책이다. 바쁘게 급하게 사는 현대인에게 ‘몸과 마음 챙기기’는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신없이 바쁘게만 살아온 어른들이 다음 세대인 아이들에게 물려준 건 여유 없음과 불안함이다. 그림책보다는 만화책을, 만화책보다는 핸드폰이나 패드 속 게임을, 게임보다는 유튜브를 즐기는 아이들. 점점 생각하지 않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아이들의 사고를 전환할 흥밋거리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배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생각할 수 있는 원동력을 차단한 건 우리 어른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이라면 마땅히 즐기고 누려야 할 이 아름다운 봄날에 뛰놀지 못하고 스케줄에 쫓기는 아이들의 모습은 우리가 만든 것이다. 그런 아이들에게 그래도 세상은 살만하다며 따듯한 의미를 담은 책을 선보이는 보물창고 출판사의 열정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교훈적 의미를 담은 인성 그림책이어서 ‘유아’로 책을 구분하는 방식은 조금 불편하다. 이 책은 어린이를 대상으로 쓰인 책은 맞지만, 유아(생후 1년부터 만 6세까지의 어린아이)가 이해하기엔 어려운 내용을 담고 있다. 글보다 그림이 많다고 어린이 대상의 책이라고 단정 짓는 방식도 불편하다. 이 책은 사실, 바쁜 세상을 살아내느라 지친 다 큰 어른들이 보면서 잠시 숨 고르기에 적당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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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독 2019-17 / 어린이. 사회. 인권] 자유자유자유. 애슐리 브라이언. 원지인 옮김. 보물창고. (2019)



오랜만에 원두를 갈아 커피를 내리고 오전의 여유를 누린다. 자유란 무얼까. 네이버 국어사전은 자유를 ‘외부적인 구속이나 무엇에 얽매이지 아니하고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상태’라고 정의한다. 어쩌면 내가 이생에서 바라는 삶 자체가 자유인 것 같다. 하고 싶은 걸 하고 싶을 때 할 수 있는 자유.

차분한 이 시간 오롯이 홀로 앉아 나만의 여유를 누리며 이런저런 끄적임과 읽기, 그리고 소소한 어떤 일을 하며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나만의 방식을 쌓아가는 삶. 매일 즐기고 있던 거지만 새삼 감사한 마음이 든다. 이렇게 자유로움을 누려도 되나, 이렇게 하고 싶은 것만 하면서 살아도 되나, 이렇게 행복해도 되나.

어젯밤 읽은 그림책 ‘자유 자유 자유’는 1800년대 중반에 쓰여진 노예 관련 문서를 바탕으로 글과 그림을 만든 애슐리 브라이언의 그림책이다. 20대의 나를 생각하게 만든 영화 ‘모나리자 스마일(2003)’, ‘헬프(2011)’ 그리고 얼마 전 개봉한 ‘그린북(2018)’까지. 흑인의 인권과 평등에 관한 문제는 가라앉아있던 나를 부글부글 끓어오르게 만든다. 다수의 백인이 만들어온 처참한 인권침해, 말도 안 되는 생각도 강자라고 생각되는 다수에 속하게 되면 얼마나 한심한 판단을 하게 되는지. 링컨, 마틴 루서 킹, 등 그나마 뜻이 있는 몇몇 위인의 도전과 노력 희생으로 지금의 문화가 만들어졌지만, 아직도 세상 곳곳엔 불평등이 존재한다.

단일민족국가로 불리는 우리나라, 내가 사는 주변에도 생각보다 가까운 곳곳에 다양한 이유로 다양한 인종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의식적으로 ‘너와 나는 평등하다’라는 생각을 갖지 않으면 나와 다름이 어색하거나 불편하게 느껴진다. -이런 부분에서는 1800년대 다수 백인의 마음이 이해되기도 한다.- 하지만 흑인 인권 불평등 같은 일을 다른 곳에서 또 벌어지게 할 수는 없다. 내가 그들의 자유를 보장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나와 다르지만, 나와 같은 인간이라는 점은 인정해야 한다.

지금 내가 누릴 수 있는 이런 소소한 자유는 나보다 먼저 살아온 분들의 도전과 노력, 희생으로부터 얻게 된 것이니 더욱 감사한 마음이 생기고, 이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하고 싶은 직업을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는 삶, 읽고 쓰는 걸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삶,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살고 싶은 마음. 자유는 나만 누릴 수 있는 게 아니다. 나도 너도 우리 모두 동등하게 누려야 하는 것. 나와 다르다고 해서 무시하거나 차별하지 않는 것. 금전적인 성공도 바라지만, 자유와 행복이 우리 모두의 가장 근원적인 꿈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어른의 시선으로 이 그림책을 무겁고 마음 저리며 읽었지만, 아이들은 어떻게 읽을지 궁금하다. 다 큰 어른인 내가 읽기에도 충분히 깊이 있고 아름다운 책이었다. 보물창고 출판사의 ‘사회탐구 그림책’은 사회 곳곳의 현상들을 탐구하고 그 바탕으로 쓰여진 책으로 ‘자유 자유 자유’가 7번째 책이다. 보물창고의 아동·청소년 문학 기획팀인 ‘마술 연필’의 다른 책도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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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독 107 / 어린이, 환경] 내일을 바꾸는 작지만 확실한 행동. 시릴 디옹, 피에르 라바 글. 코스튐 트루아 피에스 그림. 권지현 옮김. 한울림어린이. (2018)

좋아하지 않는 일을 하면 마음이 점점 허전해져요. (15)

마지막 나무가 베어지고
마지막 강물이 오염되고
마지막 물고기가 사라지면
그제서야 인간은
돈을 먹을 수 없다는 걸
깨닫겠지요. (29)

어떤 계기로 환경에 민감해졌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다른 이들보다 좀 더 감각적이며 감성적으로 반응하는 삶을 살아온 것이 영향이 있지 않았을까. 지구과학이나 자연환경 생태계에 대한 관심은 어린이에겐 자연스러운 모습이지만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멀어지게 된다. 그러한 순수한 자연에 대한 동경 같은 감정을 어른이 된 지금까지 이어온 나는 환경운동가나 전문가는 아니지만 나 하나라도 잘 하자라는 마음을 늘 갖고 있다.

어린이가 읽기엔 아니, 다 큰 어른이 읽어도 다소 난해한 이 책은 그림에 시선이 머무르게 하는 힘을 지니고 있다. 한 번 읽으면 기억나지 않는데, 두 번, 세 번 읽으면 더 읽으면 읽을수록 자꾸만 곱씹게 되는 철학적인 이야기의 힘도 지녔다.

어린이들이 이 책을 읽고 어떤 감정을 느낄지 궁금하다. 나와 같을지, 다른 어떤 느낌으로 읽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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