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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 읽기2019.04.20 14:14


(사진은 본문과 무관합니다.)

집과 2~3분 정도 거리에 맛 좋은 작은 빵집이 하나 있다. 외지인이라면 찾기 어려운 골목 사이에 있는 곳이라 생긴 지 만 2년 정도 되었는데 맛에 비해 손님이 많지 않은 듯하여 사장님 괜찮을까 걱정이 되던, 오랫동안 잘 버텼으면 하고 응원하던 공간이다. 덕분에 빵을 즐겨 먹지 않던 나도 한 달에 한두 번씩 꼭 빵을 먹게 되었다. 밥 대신 먹는 기본 빵 중심으로 만드는 이 공간은 화려한 기교가 느껴지는 맛이 아니라, 담백하고 기본에 충실한 풍미 깊은 스타일의 빵이다. 자신을 스스로 ‘빵쟁이’라고 부르는 사장님, 실력을 알 수 있는 빵 구성 또한 일품인 곳. 이곳을 알게 된 후부터 프랜차이즈 빵은 거의 먹을 수 없게 되었다. 맛과 신선도, 가격, 거리까지 모든 걸 만족시키는 이 집의 매력을 앞서는 곳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빵집을 찾은 건 열흘 전쯤이다. 이런저런 업무들로 정신없는 한 주를 보내고 오랜만에 맞이한 여유로운 주말 오전, 바게트 하나 사러 집을 나섰는데 아뿔싸, 길게 늘어져 있는 줄이 보였다.
“빵 사는 줄인가요?”
“네”
뭐지? 갑자기 생긴 줄이 의아했다. 빵집 앞에는 한 사람당 3개씩만 구매 가능하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고, 설레 하며 상기되어있는 낯선 이십여 명의 사람들이 서 있었고, 나는 그냥 집으로 돌아왔다. 일주일 동안 무슨 일이 있었나?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얼마 전 동네 한 바퀴 산책하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소개되었던 모양이다. 인터넷 기사와 SNS에 소개 글이 가득했다. 동네 부심을 갖게 해 주었던 빵집에 많은 고객이 생겨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긴 줄 덕분에 동네 주민으로 즐기던 행복을 당분간은 누릴 수 없겠다는 아쉬움, 그리고 미디어의 무서운 파급력도 함께 느꼈다. 갑자기 늘어난 손님이 당황스러운 건 빵쟁이 사장님도 마찬가지겠지. 넘쳐나는 주문량 덕에 다음 주 며칠 동안 휴업을 공지했다. 빵 만드는 일은 잘 모르지만, 하루 전날 반죽을 준비해놓아야 하는 등 미리 준비할 일들이 많겠지.

이 집의 운영방식이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건 직원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사장님 내외가 만들고 팔고를 손수 하신다. 작은 동네 가게에서 직원이 갖는 장단점을 알기에 사장님의 경영철학 또한 응원했다. 갑자기 늘어난 손님을 대응하느라 맛이나 철학이 흔들리지 않았으면 한다. 우선은 빵집이 잘 되어서 좋지만, 한낱 미디어 덕분에 우르르 몰리는 인파와 앞으로 벌어질 상황들이 낯설고 무섭다. 물론 나도 그 수많은 사람 중 하나지만.

빵 한 조각 먹으려다 생각이 많아지는 주말이 되었다.

Posted by 따듯한 꽃.개
- 세상 읽기2019.02.17 15:11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세바시와 폴앤마크에서 주최한 이번 컨퍼런스의 주제는 일과 교육 글로벌 컨퍼런스이다. 가르침과 배움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이야기하고, 스웨덴이 학교를 운영하고 선생님을 개발하고 지원하는 방식, 교수 방식의 장점을 공유한다. 부모로서 어떻게 아이를 다루어야 할지를 이해하고, 양육을 위한 여러 팁도 이야기한다.

오전 컨퍼런스는 ‘학교를 바꾸는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5명의 강사가 15분씩 강연했고, 오후 컨퍼런스는 동시 세션으로 3시간 동안 강의와 워크숍으로 진행되었다.

결과보다 과정에 집중하라는 스웨덴식 교육법은 그들이 지닌 ‘바이킹 문화’를 바탕으로 행해진다. 노력이 재능보다 중요하다는 것.



마이클 프레드크비스트(교육 컨설턴트)는 ‘왜!?’ 라는 질문의 중요성에 대한 명료한 방향성을 제시한다. 학생이 무엇을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해 스스로 알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해도 가고 싶은 방향으로 가니까 ‘왜’를 호기심과 준비해야 한다는 이야기.




바브로 홈크비스트(스웨덴 현직 교장)는 배움의 주체가 되는 것, 학생이 수학을 배우는 게 아니라 수학이 학생이 배우기 쉽게 변화해야 하는 것, 그 과정이 중요.

세 번째 이성원(대한민국 현직 초등교사)은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독립성과 평등을 꼽았다. 상호 간의 존중을 바탕으로 교사와 학생(부모와 자식) 간의 수평적 관계가 중요한 스웨덴식 교육을 한국에 적용하니 본인(교사) 스스로가 더욱 많이 변화했음을 알 수 있었다고 한다. 교육의 주체는 삶의 주인인 ‘아이’ 자신이라는 점, 1등 한 한 명보다, 협력한 많은 아이에게 박수를 쳐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마지막으로 버니스 맥카시(교육학자, 4mat 창시자)의 강의는 시각 자료가 주는 울림이 더해졌다. ‘4mat’은 교육의 변화를 이끄는 창조 사고 프로젝트로 우리 모두는 서로 다른 학습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전제로 시작된다. 모든 사람은 ‘마음’과 ‘머리’ 두 영역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각각 왜(why), 만약에(what if)와 무엇을(what), 어떻게(how)의 방식으로 사고한다. 교사는 자신의 방식으로 아이를 가르칠 수밖에 없기에 ‘다름을 인정하고, 지금의 나도 괜찮다.’라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1~4영역의 차이점을 이해하고, 뫼비우스의 띠처럼 모든 영역을 이해하고 존중하며 조화롭게 오갈 수 있어야 한다.

​​(조금 늦게 도착해 조희연(서울시 교육감)의 강연은 듣지 못했다)

오후 컨퍼런스는 바브로 홀크비스트(스웨덴 현직 교장)의 ‘좋은 교사를 만드는 스웨덴만의 방식’을 수강했다. 짧고 핵심적 메세지를 전달받았던 오전 강의에 비해 오후 강의는 참여형 워크숍으로 진행되어 ‘기쁨을 나누면 배가 되고, 슬픔을 나누면 줄어든다.’를 실감하는 시간이었다. 참여자들 서로의 고민과 의견을 나누며 무게를 덜어낼 수 있었다.



Posted by 따듯한 꽃.개
- 세상 읽기2018.07.02 01:23



처음 방문한 피크닉.
남산 중턱에 있는 그곳은 어떤 후원자에 의해 ‘대림미술관’처럼 상업적이고 힙한 공간이 되어있었다. 예쁜 옷을 잘 차려입고 방문할 것을. 하는 약간의 아쉬움을 남겼다.





아무튼 오늘의 전시는 류이치 사카모토의 라이프 전이다. 한동안 (약 십여 년 정도?) 전시를 보는 게 너무 재미없던 시기가 있었다. 업무의 연장선으로 이어지는 것도 싫고 이것저것 다 싫던 시기가 있었는데 요즘은 -어떤 계기였는지 기억나진 않지만- 간간이 보는 전시가 힐링이 된다. 나의 영혼을 한껏 충전하는 기분이다. 물론 함께 한 사람과의 케미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겠지만, 다시 전시를 흥미롭게 보게 될 줄은 몰랐다.

좋아하는 음악과, 좋아하는 공간 분석, 좋아하는 날씨와,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한 휴일 오후. 모든 것이 완벽했고 그저 좋았다.





진정한 문명은 산을 없애지 않고, 마을을 부수지 않고, 강을 거스르지 않고, 사람을 죽이지 않는다. -다나카 쇼조


맛있는 커피, 차와 티라미슈, 울림이 좋은 스피커, 맑은 날씨, 피자와 맥주, 좋아하는 밤 걷기 등 어느 것 하나도 좋지 않은 게 없을만큼 행복했다. 이런 게 인생인가 싶을 정도.

전시 제목과 딱맞는, life 그런 하루였다. 인생에 별 거 없지. 이런 게 인생.

Posted by 따듯한 꽃.개
- 세상 읽기2018.07.02 01:01



러시아 뮤지컬 원작(?)을 러시아월드컵 기념으로 CGV에서 특별 개봉했다. 20,000원으로 다소 비싼 금액이었지만 뮤지컬 원작은 훨씬 더 비싸고, 게다가 러시아 공연이니까 이해되는 금액이긴 하다.

책을 다 읽은 기념으로 보려고 예매해둔 건데 기대 이상이었다. 영화(?)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흐름이 긴 장편 소설을 긴장 놓지 않고 빠르게 다 읽고, 영화를 볼 수 있었던 점이 좋았다. 책을 함께 읽었던 멤버들과 같이 봤다면 영화를 다 보고 이야기를 함께 나눌 수 있었을텐데 그러지 못한 점이 아쉽다.

모든 배우가 내가 상상했던 책 속 인물과 비슷해서 신기했다. 특히 우아한 중년의 안나와 다소 바람기 있는 눈빛을 가진 동양계 배우를 연기한 브론스키, 근엄하고 중후한 카레닌은 내가 상상했던 모습 그대로였다. 기차역장(?) 차장(?)님이 진행자처럼 가장 먼저 등장해 무대를 장악하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전체적으로 무대, 배우, 공연 등 모든 것이 굉장히 화려해서 실제로 봤다면 더욱 몰입했을 것이다.

두꺼운 세 권짜리 책의 내용을 약 130분 정도의 시간의 뮤지컬로 만들다 보니 안나의 사랑 이야기가 극의 전부였다. 개인적으로 책에서 보여지는 레닌을 좋아했는데 뮤지컬에서는 거의 조연이라 느낄 수 없었다. 극의 중후반부에서는 안나의 키티의 관계, 공연을 보는 에피소드 등이 소설과 조금 다르기도 했지만, 극 전체의 흐름으로 봤을 때 부담스럽지는 않았다.

원작을 모르고 관람했더라도 즐겁게 볼 수 있을 것 같고, 알고 봐도 재미있었다. 다만 러시아어가 익숙치 않아 100% 몰입할 수는 없었던 점이 아쉽다.

아무튼, 기대 이상의 공연이었다.

Posted by 따듯한 꽃.개
- 세상 읽기2018.01.17 11:29


-이미지 출처 : kbs 홈페이지



더 유닛에 더욱 몰입하며 다시 보기를 할 수 있었던 이유는 팀별 미션 수행을 위해 단체 활동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함께하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그들의 모습에서 매력을 느꼈기 때문이다. 약 한 달에 한 번씩 바뀌는 팀원들과 새로운 미션을 수행하면서 변화하는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고 생활하는지를 살펴보면서 늘 앞장서 해결하는 사람, 조용히 고민하고 판단하는 사람, 주변을 챙기고 의지가 되는 사람, 명랑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늘 밝은 사람 등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과 관계를 엿볼 수 있었다. 더 유닛은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앨범을 내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 미션을 수행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사람들이 새로운 난관에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심리 연구 프로젝트 같기도 하다.

이미 아이돌 데뷔를 경험했던 이들은 공동체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는지를 알고 있다. 의사소통을 어떻게 주고받는지, 함께하려면 얼마나 연습을 많이 해야 하는지, 각자의 매력이 돋보이려면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등 한 사람이 가진 매력을 다양한 방식으로 뿜어내며 서로 조화를 이룬다. 부진했던 연예계 활동으로 위축되고 가라앉아있던 이들도 있지만 더 유닛의 미션을 통해 성취감을 느끼며 마음껏 끼를 발산하는 모습을 보면서 한 명 한 명 모두가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대중에게 사랑받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의 이십 대 모습을 돌이켜보게 된다. 내게도 저런 생기와 열정이 있었던가. 나도 그들처럼 치열한 삶을 살았던가.

새로운 미션을 대할 때마다 함께하는 사람들이 조금씩 바뀌면서 새로운 이들과 새로운 케미를 뿜어내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뭐든 혼자서 잘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나를 돌이켜보게 된다. 텔레비전 속 그들의 모습을 통해 함께 하며 사는 쪽이 훨씬 행복감과 만족감을 준다는 것을 느낀다.

최종 9명이 누가 될지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게 되었다. 적어도 내게는. 이미 그들은 검증된 아이돌이며 사랑을 받을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는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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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따듯한 꽃.개
- 세상 읽기2018.01.14 13:19



더 유닛 킹스맨 + that’s what i like


KBS 방송 프로그램인 THE UNIT+을 애청중이다.

영화 킹스맨 ost와 브루노 마스의 노래 ‘that’s what i like’를 더한 신나고 멋진 곡. 눈과 귀를 모두 만족시킬 만큼 화려하고 멋진 무대에 반해 본방송이 끝난 후 유튜브를 몇 번이고 돌려보다가 급기야 더 유닛 첫 방송부터 돌려보기 시작했다.

더 유닛은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라는 제목을 달고 kbs에서 방영 중인 서바이벌 경연 프로그램이다. 슈퍼스타 k, K-pop star, 위대한 탄생, 쇼미 더 머니, 프로듀스 101, 믹스 나인 등 여러 방송사에서 비슷한 경연 프로그램을 이미 너무 많이 봐서 더 이상 신선하지도 않은데, ‘이미’ 데뷔했지만 능력을 제대로 선보이지 못했던 아이돌을 위한 리부팅 프로젝트인 더 유닛은 이미 연습생을 벗어났지만 ‘실력자’라는 점과 데뷔했지만 활동하지 못하는 이들의 ‘절실함’이 더해져 기존 경연 프로그램에 비해 한 명 한 명 매력적이고 좀 더 완성도 있게 느껴진다. 케이블 방송사에서 하는 것들에 비해 덜 자극적이며 대중적이다.

매해 특정 시즌이 되면 어김없이 나오는 이제는 특별하지 않은 예능 프로그램인 줄 알고 전혀 관심을 두지 않고 있었다. ‘위대한 탄생’의 이태곤과 ‘케이팝스타’의 이승훈이 그랬듯 방송이 나오는 잠깐 동안만 인기를 누리다가 이내 수면 아래로 사라지는 서바이벌 경연 프로그램. 이번엔 킹스맨을 선보인 이들에게 눈이 갔다. 칼 같은 군무와 무대를 장악한 표정, 강렬한 퍼포먼스가 상당히 매력적인 이 곡 덕분에 더 유닛에 나오는 사람들 한 명 한 명에게 관심 갖게되었다. 처음엔 필독이나 동현 등 이미 활동을 많이 한,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관심이 갔다. 그러다 처음 보지만 눈에 띄는 화려한 지한솔이나 김티모테오, 동명 같은 이에게 시선이 넘어갔고 그다음엔 돋보이진 않지만 팀원들을 다독이는 대원, 웅재, 래환에게 눈이 간다.

어제, 3차 경연으로 신곡을 선보였고 1위를 차지한 ‘ALL DAY’팀의 뮤직비디오도 공개되었다. 개인의 역량은 이미 검증되었다. 팀별 프로젝트인 더 유닛은 돋보이는 몇의 인기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얼만큼 서로 조화를 이루었는지가 중요한 프로젝트였다. 2차 경연까지의 투표 결과에서 대원이 8위를 차지한 것이 바로 그 이유이다. 다른 멤버들에 비해 눈에 띄진 않지만 함께하면 힘이 나고 의지가 되는 사람이 아닐까. 100여 명이 함께하던 더 유닛이 이제는 60여 명이 되었다. 앞으로 더 추려지고 최고의 유닛 몇 명만 주목받게 되겠지만 함께한 모든 사람들의 개별적인 매력이 더해졌기에 이만큼 인기를 유지하는 게 아닐까 싶다.


더 유닛 ‘ALL DAY’ 뮤직비디오


앞으로 남은 경연들은 어떻게 준비하게 될지, 이 프로그램이 끝나도 이들의 인기가 지속될지 궁금하다. 나보다 열 배쯤 치열하게 살고 있는 이 젊은이들이 꿈꾸는 것을 꼭 이루게 되길 바란다. 이제 갓 이십 살 정도 된 이 젊은이들의 열정이 긍정으로 발휘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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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따듯한 꽃.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