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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경] 16장 ​ 제16국 모든 것이 근원으로 회귀한다. 포용하면 공정해질 수 있으며, 공정하면 두루 퍼질 수 있고, 두루 퍼지면 자연에 부합한다. (95) ​
[책 리뷰] 내 인생의 첫 책 쓰기. 오병곤. 홍승완. 위즈덤하우스. ​​ [완독 46/ 인문학] 내 인생의 첫 책 쓰기. 오병곤. 홍승완. 위즈덤하우스.(2008) 요즘은 ‘책 쓰기’ 책을 유독 많이 접하게 되는데, 그 중 ‘첫 책 쓰기’ 책이 참 많다. 내가 읽은 이 책도 제목이 똑같은 다른 저자의 책 한 권이 더 있을 정도(김우태, 더블엔, 2017)로 첫 책 쓰기에 관심 갖는 사람들이 많은가 보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읽고 쓰다가 결국 찾아가게 되는 골인 지점이 아마도 책 쓰기가 아닐까, 나도 그렇게 첫 책 쓰기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 책을 시작하게 되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노력하면 책을 쉽게 쓸 수 있을 줄 알았다. 알 수 없는 자신감이 있었다. 하지만 책을 끝까지 다 읽고 난 후, 나는 책 쓰기보다는 그냥 쓰기를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나에겐 독자를..
[책 추천] 우울할 땐 뇌 과학. 앨릭스 코브. ​ [완독 45/ 인문, 심리] 우울할 땐 뇌 과학. 앨릭스 코브. 정지인 옮김. 심심출판사.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되려 하지 말고 그냥 행복해하자. (70) 누군가 꿈이 뭐냐고 물어본다면 ‘행복하게 잘 사는 것’이라 답하곤 했다. 행복하게 사는 삶이란 무엇일까? 행복이란 뭘까? 고민하다가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곤 한다. 쳇바퀴 돌듯 돈을 벌기 위해 일하고 더 많이 벌지 못하고 더 많이 늘리지 못함에 속상해한다. 언제부터인가 커져버린 쓸데없는 걱정과 불안 덕분에 더 큰 걱정과 불안을 안고 살아간다. 정신 차려보면 나는 충분히 행복했고, 지금도 충분한 행복을 유지하고 있다. 분명 행복한 게 맞는데 또 다른 걱정과 불안의 쳇바퀴를 돌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이미 습관 들여진 ‘우울’을 뇌 과학으로 풀어낸 이 책..
[일상] 낡은 책 ​ 낡은 책 낡은 책이 가진 빛바램과 촌스러움이 좋다. 내가 가진 책 중 가장 ‘낡아 보이는 책’은 알랭 드 보통의 ‘불안’이다. 스무 살 중턱에 읽었던 그 책은 그 무렵 비행기 옆자리에서 만나 운명적인 사랑을 시작하는 소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2005, 생각의 나무)를 읽고 알랭 드 보통에 푹 빠져 고른 다음 책이 ‘불안’이었다. 풍부한 심리묘사로 불안하고 깜깜하던 나의 이십 대를 위로해주던 그 책. 하도 들고 다녀서 표지도 위아래 모서리도 너덜너덜, 심지어 커피인지 차인지 모를 음료도 쏟아 얼룩도 있다. 더럽게 낡았지만 차마 버리지 못한 건 이 책이 불안하디불안하던 이십 대의 나를 위로해주었기 때문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이 되기 전, 청계천이 지금의 깨끗한 모습이 아닌, 고가도로와..
[일상] 같은 자리 ​ 같은 자리 늘 같은 자리에 앉아 책을 읽는다. 오늘도 아무도 없는 고요한 이 시간에 이곳에 앉았다. 어딘가 공사하는 소리도 들리고 비둘기, 참새 우는 소리도 들린다. 구구~꾸, 구구~꾸, 짹짹, 드르르, 다다 다닥다닥, 찌이이이잉. 서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소리가 화음을 이루어 내 자리에 찾아왔다. 십여 년 전부터 이 공간은 어머니의 공간이었다. 매일 아침 홀로 고요히 앉아 이 공간에서 책을 읽으셨다. 그 모습을 보기만 했는데 언제부턴가 내가 같은 자리에서 같은 행위를 하고 있다.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자리에 앉아 비슷한 행위를 한다. 책을 읽거나 생각을 담거나 커피를 마신다. 이 모든 것을 함께 하기도 하고, 한 두 가지만 하기도하고. 그래서 이 공간에 앉아 있으면 내가 어머니가 된 것 같은 기..
[책 추천] 백 년을 살아보니. 김형석. [완독 44 / 인문학] 백 년을 살아보니. 김형석. 덴스토리.(2016) ​ 1920년생, 일본 조치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30여 년간 연세대학교 철학과 교수로 후임을 길렀고 현재에도 활발한 저서 활동과 강의 활동을 펼치고 있는, 우리나라 철학계의 거두, 현 99세인 김형석 교수님의 책. 저자가 살아온 인생을 바탕으로 행복론, 결혼과 가정, 우정과 종교, 돈과 성공, 명예, 노년의 삶 총 5가지 영역으로 나누어 후세들에게 전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젊은 내가 아무리 파닥거려도 알 수 없는 어른의 눈으로 보이는 넓이. 철학 교수의 지혜가 담겨있지만 어렵지 않고 친할아버지의 편지를 엿보는 것 같은 기분이다. 100년쯤 살다 보니 제자의 제자, 그 제자까지 보게 되고 자식의 손주 증손주까지 보며 제자 일생의..
[일상] 안도 ​ 안도 요 며칠 가슴이 답답했는데 오늘 아침 기운이 좋다. 매일 아침 감사한 마음으로 시작하자고 계획했지만 실천하진 못했다. 아침에 눈 뜨면 비몽사몽 세미와 인사를 나누고 아침밥 먹기 바쁘다. 하긴 이 정도의 인생이라면 감사한 게 맞다. 매일 아침 나를 위해 시간을 쓸 수 있다는 것, 아직도 나를 돌봐주는 사람과 반려견이 있다는 것. 이만큼도 행복해야 하는 게 맞다. 화병인가 싶을 정도로 가슴 한쪽이 갑갑하고 답답하고 응어리진 무언가 덕분에 탄산수를 쟁여두고 마신다. 그나마 이걸 마시면 잠시나마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이 든다. 하지만 탄산수는 약한 나의 목에 좋지는 않다. 알고 있지만 자꾸 즐기게 되는 커피와 탄산수. 그래도 해결되지 않았던 답답함은 어떻게 떨쳐버릴 수 있을까 싶었는데 웬일로 오늘 아침에..
[일상] 이방인 ​ 이방인 여행이 좋은 이유는 낯선 공간에서 동떨어진 사람처럼 거리감을 두고 주변을 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 평소 생활로는 절대 할 수 없는 것들. 끈끈하게 얽혀있고 속해있는 주변에서 잠시 멀리 떨어져 미술관 속 작품을 감상하듯 그것들을 구경하고 나면 낯선 이들의 모습을 통해 새로운 내가 보이기도 한다. 얼마나 치열하게 살아왔는지, 얼마나 힘겹게 살아왔는지. 해마다 한 두 번씩 여행을 꼭 챙겨가던 적이 있었다. 즐기기에, 충분한 휴가 기간이 주어졌고, 적당한 여유 자금도 있었고, 건강했고, 마음의 여유도 있었다. 말도 통하지 않는, 생전 가보지 않았던 곳으로 떠나 외로움을 오롯이 즐기며 시간을 보내며 여행지에서의 설렘도 좋았지만, 내가 속해있는 이곳이 얼마나 소중한 곳인가를 느끼며 돌아오곤 했다. 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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