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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2018.04.03 09:48


같은 자리

늘 같은 자리에 앉아 책을 읽는다. 오늘도 아무도 없는 고요한 이 시간에 이곳에 앉았다. 어딘가 공사하는 소리도 들리고 비둘기, 참새 우는 소리도 들린다. 구구~꾸, 구구~꾸, 짹짹, 드르르, 다다 다닥다닥, 찌이이이잉. 서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소리가 화음을 이루어 내 자리에 찾아왔다.

십여 년 전부터 이 공간은 어머니의 공간이었다. 매일 아침 홀로 고요히 앉아 이 공간에서 책을 읽으셨다. 그 모습을 보기만 했는데 언제부턴가 내가 같은 자리에서 같은 행위를 하고 있다.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자리에 앉아 비슷한 행위를 한다. 책을 읽거나 생각을 담거나 커피를 마신다. 이 모든 것을 함께 하기도 하고, 한 두 가지만 하기도하고. 그래서 이 공간에 앉아 있으면 내가 어머니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나도 그렇게 현명한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어머니를 그리고, 닮고 싶은 마음에 나도 이 공간을 차지하고 앉았는지도 모른다. 요즘은 나의 공간이 되었다.

늘 같은 공간에서 반복되는 나의 일상이 지루하지 않다. 책 탑에 둘러싸여 언제 읽을지 모르는 더미들에 눌려있을지라도 오늘도 이곳에 앉아 커피 한 잔을 마시며 하루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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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따듯한 꽃.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