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독 46/ 인문학] 내 인생의 첫 책 쓰기. 오병곤. 홍승완. 위즈덤하우스.(2008)
요즘은 ‘책 쓰기’ 책을 유독 많이 접하게 되는데, 그 중 ‘첫 책 쓰기’ 책이 참 많다. 내가 읽은 이 책도 제목이 똑같은 다른 저자의 책 한 권이 더 있을 정도(김우태, 더블엔, 2017)로 첫 책 쓰기에 관심 갖는 사람들이 많은가 보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읽고 쓰다가 결국 찾아가게 되는 골인 지점이 아마도 책 쓰기가 아닐까, 나도 그렇게 첫 책 쓰기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 책을 시작하게 되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노력하면 책을 쉽게 쓸 수 있을 줄 알았다. 알 수 없는 자신감이 있었다. 하지만 책을 끝까지 다 읽고 난 후, 나는 책 쓰기보다는 그냥 쓰기를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나에겐 독자를 유혹할 수 있는 특별한 정보나 글솜씨가 없다. 소설이나 시 같은 건 더욱 불가능하다. 단지 내 생각을 늘어놓는 쓰기가 좋을 뿐이다.
독자가 원하는 글, 독자가 선호하는 책을 생각하니 글쓰기가 갑자기 막막해졌다. 머릿속을 복잡하게 차지하고 있는 생각 더미를 끌어내기 위해, 나를 위해 썼을 뿐 누군가를 배려한 적은 없었다. 자신 있게 읽기 시작했지만 아직은 아닌가 보다. 아쉽지만 미련은 없다. 살아가면서 나만의 내공을 좀 더 쌓은 후에 언젠가는, 반드시.
이런 생각으로 후반부를 읽다가 ‘아하’ 싶은 구절을 읽게 되었다.
그대가 붙잡고 따라가는 한 가닥 실이 있다.
시시때때로 변하는 것들 사이를 지나면서도
이 실은 변하지 않아.
그대가 무엇을 따라가는지 모두 궁금해하니
그대, 이 실이 무엇인지 설명해야겠네.
하지만 사람들 눈에는 이 실이 보이지 않아,
사람들 눈에는 보이지 않아도
이걸 잡고 있는 한, 길 잃을 염려는 없지.
슬픈 일들은 일어나게 마련이어서
사람들은 다치기도 하고 죽어가기도 한다.
그대 역시 고통 속에서 나이를 먹어가겠지.
세월이 펼치는 것은 그대도 막을 수 없으니
오로지 실만은 꼭 붙잡되, 놓치지 말아야 한다.
- 윌리엄 스태포드 william stafford, 삶이란 어떤 것이냐 하면 the way it is (302)
어제 포춘쿠키 두 개를 받았는데 나의 현재 고민거리들과 연관이 없다고 생각했다. 이거였나 보다.
3년 안에 1권을 목표로 일단 도전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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