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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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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감기 ​ 또 감기 지난해 3개월동안 지독하게 앓다가 겨우겨우 나았다고 생각했는데, 3주만에 또 감기에 걸렸다. 콧물이 주륵주륵 어제는 목소리도 나오지 않았는데 오늘은 그나마 목소리는 나온다. 이렇게 되고 보니 어쩌면 감기란 것은 내 몸의 아킬레스건, 울고 싶은 몸뚱아리의 소극적 표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괜찮다, 이만하면 괜찮다 생각했는데 다시 또 난관, 또 장애물, 또 시련, 또 또 또.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게 인생이라지만 참 쉬운 게 없다. 자꾸만 무기력해진다. 점점 머릿 속이 굳어간다. 기운이 빠진다. 눈에서 눈물이 주륵주륵 흐르지 않는 게 다행인건가. 나는 이렇게 또 요만한 불행에 감사하며 살면 되는건가. 힘들다. 정말
[취미] 가루쿡 도전 ​가루쿡에 첫 도전 2~3년 전 엄청 인기를 끌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땐 별 생각이 없었는데, 얼마 전 어떤 유튜브를 보다가 용기내어 구매했다. (청소년도 아닌, 나이 먹을만큼 먹은, 꽉찬 어른이지만 조큼 철은 없는 듯) 초등생, 유아들이 엄마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쪼물락 거리던 그것, 어른에게도 솔깃한 물건이었다. 상자 옆 면에 나와있듯 QR코드로 접속하면 친절한 한글 설명이 나와있다. ​내가 뜯은 건 초밥만들기 ​ ​내용물은 요렇게 라면스프같이 생겼다. ​ 설명서에 나와있는 순서대로 하나씩 일단 밥부터 만들기 시작. 물의 양이 중요하다고 한다. ​​ 그렇게 밥을 적당히 버무린 후 계란말이를 시작한다. ​ 물 담고 가루 넣고 촵촵 섞으면 ​​ 요렇게 계란 완성! 그리고 그 옆 빨강 참치를 만든다.ㅋㅋ ..
[일상] 커피 한 잔 오랜만에 셀렉토커피에서 퓨어 마일(가장 위에 써있는 메뉴)를 마신다. 커피를 즐기는 시기에 비하면 요즘은 커피 맛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오늘은 그저, 몽롱한 정신을 깨우려고 들렀을뿐. 온 몸이 깨어있지 못한 죄책감도 든다. 지난 연말부터 원두를 바꾸고 업그레이드 하면서 가격도 300원 올랐는데 어떤 차이가 있는지, 현재 나의 몸 상태로는 섬세하게 느낄 수 없었지만, 먹고살기 힘드니까 300원쯤 오르는 것 당연하고 그럴 수 있다. 오늘따라 동네가 썰렁하다. 별다른 움직임 없이 조용한 상가와 잿빛 하늘 아래 높게 솟은 아파트를 보면서 죽은 도시 처럼 느껴진다. 사람들의 목소리, 기운, 에너지 확실히 그것들이 활기를 가져오는 건 분명하다. 나보다 어리거나 젊은 사람들의 열정과 기운을 보면서 덩달아 나도 전달..
[일상] 커피 한 잔 ​ 오늘은 깜짝 선물 받은 커피 한 잔. 별거 아닌 인스턴트커피지만 내 돈 주고 산 것보다 훨씬 맛이 좋다. 누군가가 나를 생각하며 자기 것을 조금 나누어 준 것, 아니 어쩌면 사무실 탕비실에 있던 걸 몰래 챙겨와 내게 주었을지도. 어쨌든 ‘선물’을 주고받는 행위는 ‘관계’를 나누며 살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조금은 특별하게 보내려 했던 오늘을 보통 때와 같은 일상으로 보내려니 아쉬움이 크다. 좀 더 의욕적으로 대처하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고. 하지만 더 이상 후회하지 않으련다. 다시 돌아가더라도 나의 선택과 결과는 같을 것이다. 아직도 내 선택과 삶에 대한 확신이 없지만, 온전히 나 자신으로서 살아가는 인생이라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누군가가 아닌 내가 선택하고 살아가는 삶이라는 것. 이것을 날 것 그..
[일상] 커피 한 잔 ​ “너네가 고생을 안 해봐서 그래.” 고생은 안 해봤지만 눈치는 많이 보고 살아서 그런지 정말 행복했다는 기억이 많지 않다. 이제야 조금 남 신경 덜 쓰는 삶을 살게 되었는데 이젠 나이가 많이 들어버렸네. “강남이 아닌 다른 곳으로 가려는 이유가 있니? 우리가 강남 3구에서 삶을 유지하려고 노력한 이유를 아니?” 가만히 앉아 책을 읽자니 책 내용은 들어오지 않고 옆테이블 사람들의 이야기가 자꾸 들어와 귀를 막아버렸다. “우리 00는 탄력근무제라서 다른 사람들이랑 달라요.” 브라이언 맥나잇의 노래가 귓가를 채운다. 십년도 더 된 것 같은 노래. 사람의 취향은 변하지 않는다. 더이상 앞테이블 사람들의 이야기가 들려오지 않는다. 그들은 결국 자식들의 뜻대로 강남이 아닌 곳에서 새 삶을 살게 되겠고, 부모님 ..
[일상] 커피와 집착에 관하여 ​ 커피와 집착 그 사이 어디쯤. 정해진 루틴과 약간의 일탈이 더해진 삶을 추구하는데 나의 일정한 루틴들에 확신이 서지 않을 때가 있다. 지금이 바로 그런 때인데, 최근 1~2년 사이에 부쩍 나와 가까워진 커피, 이 녀석 덕분에 일상 속 루틴이 흔들리고 있다. 커피와 거리가 먼 삶을 살다가 한 두해 전 정말 맛 좋은 커피를 접하게 된 후 19세기 유럽 사람들 처럼 커피에 중독된 듯 매일 한 잔씩 사색하는 하루가 참 좋았는데. 딱 한 잔 뿐이었다. 매일 아침 내가 나에게 선물하듯 즐긴 건 딱 한 잔뿐이었다. 30분에서 한 시간 남짓, 커피를 마시며 보내던 시간 덕분에 매일매일 행복했다. 그 잠깐 동안 가질 수 있었던 여유 덕분에 하루를 버틸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만족스러운 시간도 만 3년을 채우지 못했다..
[일상] 오늘의 커피 ​ P.111 어른이 되면 그냥 놀라기가 어렵다. 나는 그때 온갖 사람의 마음에 놀라는 '마음'전문가인 선생의 넓고 깊은 인격에 충격을 받았다. P.112 언젠가 선생과 대담을 나누었다. "내가 무슨 말을 하면 남자가 뒤로 물러서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요." "그건 사노 씨가 진실을 말하기 때문이에요. 모두 진실을 싫어해요. 진실은 말하면 안 돼요." 왠지 무척 부끄러웠지만, 무엇이 진실인지 아닌지 알기 어려웠다. 문제가있습니다. 사노 요코, 샘터 (2017) 어제는 무슨 용기로 전기장판을 켜지 않았다. 잠결에 더워서 이불을 자주 걷어찼던 기억이 나서 전기장판 없이도 견딜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그냥 잠을 청했지만, 오산이었다. 새벽녘에 너무 추워 다시 스위치를 켰다. 덕분에 오늘 아침은 오들오..
[일상] 커피 한 잔 ​정가가 있는 사람이 싯가가 되려고 나왔다. MBC 예능 프로그램인 라디오스타에서 회사원(아나운서)를 그만두고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김일중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에 김구라가 한 이야기이다. 잘 나가는 누군가와 비교하며 최고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없지만 내 나름대로 재밌게 즐겁게 나답게 잘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웃자고 꺼낸 김구라의 지나가는 이야기가 머릿속에 맴돈다. 정해진 월급을 타박타박 받고 사는 인생이 아니니까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고 그러다 일기 같은 글도 쓰게 되고, 책도 읽게 되고, 커피 마시는 이 시간의 소중함도 알게 되고. ‘계속 가다 보면 길이 나오겠지’라는 생각으로 일단 간다. 멈추는 것보단 나을 테니까. 얼마 전 1년 이상 잘 버티고 있던 집 앞 상가 피자집이 결국 문을 닫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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