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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

[일상] 커피 한 잔

정가가 있는 사람이 싯가가 되려고 나왔다.




MBC 예능 프로그램인 라디오스타에서 회사원(아나운서)를 그만두고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김일중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에 김구라가 한 이야기이다.

잘 나가는 누군가와 비교하며 최고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없지만 내 나름대로 재밌게 즐겁게 나답게 잘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웃자고 꺼낸 김구라의 지나가는 이야기가 머릿속에 맴돈다. 정해진 월급을 타박타박 받고 사는 인생이 아니니까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고 그러다 일기 같은 글도 쓰게 되고, 책도 읽게 되고, 커피 마시는 이 시간의 소중함도 알게 되고. ‘계속 가다 보면 길이 나오겠지’라는 생각으로 일단 간다. 멈추는 것보단 나을 테니까.

얼마 전 1년 이상 잘 버티고 있던 집 앞 상가 피자집이 결국 문을 닫았다. 지난해 10월 약 한 달 정도 문을 열지 못해서 어쩌나 신경이 쓰였는데 결국 새해를 넘기지 못했다. 기물과 조명 등 전부를 철수했다. 간판만 남은 텅 빈 가게가 남일 같지 않아서 안타까웠다. 상가 월세가 120만 원쯤 될 테고, 피자 한 판이 만원 이하이니 몇 판을 팔아야 유지가 되는지 아는데 그 가게는 손님이 많은 편은 아니었다.

직장생활의 팍팍함을 느끼고 창업을 꿈꾸는 이들이 많은지 매달 신간 서적을 보면 창업 관련 책이 늘 순위권이다. 결코 만만하지 않은 창업, 스타트업, 먹고살기가 만만하지 않다.

최고가 되고 싶어서, 부자가 되려고 선택한 길은 아닐 것이다. 그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살고 싶을 뿐. 조금 덜 벌더라도 행복하게 살고 싶어 선택했는데, 일용직 일당도 안 나올 만큼 적을 것 같은 매장의 모습을 보면 안타깝다. 하지만 안타깝다고 해서 피자가게의 매출을 올려줄 능력은 없다. 한 동네 이웃으로서 아쉬울 뿐.

정해진 매뉴얼과, 상사가 있는 회사와 다르게 뭐든 스스로 헤쳐나가야 하는 업종으로 살아남으려면 죽기 살기의 열정이 있던지 눈에 확 띄는 매력이 있던지 뭐든 필요하다. 커피 가게에서 피자 가게로 상가가 생긴 지 5년째 벌써 두 번이나 변신을 한 그 상가의 다음 업종이 궁금하다. 그리고 피자가게 사장님의 다음 횡보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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