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커피한잔

(34)
[일상] 똑같은 ​ 똑같은 남들과 똑같은 걸 선택하지 않는 특별한 이유는 없는 것 같고 그냥, 그러고 싶어서다. 거의 눈에 띄지 않는 보통 사람처럼 지내고 있지만 마음속에는 꿈틀거리는 무언가가 있는 건가? 잘 모르겠다. 나만의 고유한 취향 같은 게 있지만 남과 다르다는 걸 굳이 드러내고 싶지 않아서 그들과 같은 척, 비슷한 척하곤 했다. 하지만 사실은 남들과 똑같은 건 그냥 싫다. 돌이켜보니 커피를 마시지 않았던 이유도 남과 똑같기 싫어서였다. 지금은 남들처럼 엄청 마신다. 사진은 바닐라라테 ​
[커피 한 잔] 욕망 ​ 욕망 [명사] 부족을 느껴 무엇을 가지거나 누리고자 탐함. 또는 그런 마음. 요즘엔 단어의 구체적이고 정확한 뜻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 나라는 사람이 워낙 비슷한 것으로 대충 이해하면 넘어가 버리는 사람이어서 그런지, 모국어는 원래 그렇게 알듯 말듯 사용하면서 익숙해지는 건지, 구체적으로 누군가에게 설명하려고 들면 갑자기 떠오르지 않는다. 어쩌면 누군가에게 설명해야 하는 직업으로 살아왔기에 반사적으로 이런 생각이 드나 보다. 아무튼, 오늘도 사전 앱을 열어 단어 검색부터 시작. 내가 가장 갖고 싶고 부족한 것은 무엇일까. 욕심부렸지만 갖지 못했던 건 누군가의 마음인 것 같다. 물질적인 것에 큰 욕심도 관심도 없고, 누군가보다 더 갖고 싶은 것도 없지만 좋아하는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 같은 건 더 받고 ..
[일상] 쓰는 일 ​​ 쓰는 일 꽤 오랫동안 일기를 써왔다. 초등학생 아니 국민학생 시절 학교 숙제검사를 위한 일기 쓰기로 시작하여 교환 일기장도 쓰고 연애편지도. 그때의 나는 쓰는 행위를 즐겼던 것 같다. ‘나 정도면 잘 쓴다’고 생각했고, 글쓰기에 대해 막연한 자신감이 있었다. 논문을 준비하기 전까지는. 논물을 준비하며 쌓여있는 자료 뭉치를 보면서 한 문장도 쓸 수 없었다. 머릿속으론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손은 전혀 진도를 내지 못했다. 그때 내 생각을 아무렇게나 늘어놓는 것과 논리적인 글쓰기는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좌절했다. 내가 가진 몇 가지 안 되는 장점 중 하나라고 생각했던 쓰기 실력이 사실은 나만의 착각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겸손을 배웠던 것 같다. 적당히 논문을 썼고 졸업을 했다. 논문을 완성하..
[커피 한 잔] 조심 ​조심 조심성이 많은 나이지만, 이따금 무리할 때가 있다. 평소보다 오래 일해야 할 상황이 올 때, 빠르게 해결하고 싶을 때 나도 모르게 잠깐 몸을 혹사해 직업병 같은 아픔이 있다. 2년 전 머그잔 4~50개를 빨리 옮기고 싶다는 생각에 한꺼번에 들다가 허리와 손목을 삐끗한 후부터 오른쪽 손목과 팔목, 허리가 종종 욱신거린다. 2~3번 나눠 옮겼으면 다치거나 아프지 않았을 텐데 조금 더 생각해서 무리하지 않도록 적당히 해야 하는데 그놈에 '적당히'가 늘 어렵다. 돌이켜보니 몸 뿐 아니라 말을 조심하지 못했던 일들이 떠오른다. 그렇게 잠시 방심했다가 무너진 인간관계들이 적지 않다. 처음부터 끊어내려고 의도했던 건 아니지만 ‘조심하지 않는’ 나의 고질병 덕분에 내 몸과 마음도, 상대방의 몸..
[일상] 오늘 ​지금 먹고사는 일에 생계와 빚이 걸려있으니 다른 어느 때 보다 절박해진 건 사실이다. 점점 여유와 유머(얼마 갖지도 못한 것들) 따윈 버려두고 묵묵히 일만 하고 있다. 꼬면 꼴수록 꼬인 것만 보게 되니까 이제 멈출 때가 온 것 같은데 자꾸 삐쭉삐쭉 원래대로 돌아가려 한다. 습관처럼 가던 길이 쉬우니까 자꾸만 더 열심히 일하는 방법을 찾게 된다.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 그렇게 처절하게 살지 않아도 되는데.. 이미 알고 있는데 쉽지가 않다. 당장 책을 좀 줄여야겠다. 글도 좀 줄이고, 멍때리기를 늘리고, 쉽지 않겠지만. ‘되면 좋고 아님 말고’의 마음을 오래도록 유지하기가 어렵다. 간이 콩알만 해서 앞으로도 프리랜서로 살긴 어렵겠다.
[일상] 작고 소소한 이야기 ​ ​작고 소소한 이야기 학창시절 실과 시간 바느질 숙제는 늘 이모께서 도와주셨다. 손이 크고 동작이 더딘 나는 촘촘한 홈질 같은 게 어려웠던 것 같다. 그때마다 이모께 도움받으며 해결했다. 이모는 만능박사로 느껴질 정도로 뭐든지 뚝딱뚝딱 해결해주셨다. 반면 엄마는 잘 몰라서 도와줄 수 없으니 스스로 해보라 하셨다. 무엇이든 ‘스스로’ 해보라는 말씀 덕분에 서운한 적도 있었지만 의지하지 않고 알아서 해결하는 삶을 살게 되었다. 오늘 길을 걷다 문득 그 시절 우리 집에 재봉틀이 있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재봉틀은 꽤 어릴 적부터 집안 한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그것이 엄마의 것이었는지, 누군가로부터 물려받은 건지 알 수 없을 만큼 낡고 커다란 빨간 뚜껑의 그것. 엄마는 재봉틀을 다룰 줄 알지만, 바느질은 서..
[일상] 커피 한 잔 ​​​​​​​​​​​​​​​​​​​​​​​​​​​​​​​​​​​​​​​​​​​​​​​​​​​​​​​​​​​​​​​​​​​​​​​​​​​​​​​​​​​​​​​​​​​​​​​​​​​​​​​​​​​​​​​​​​​​​​​​​​​​​​​​​​​​​​​​​​​​​​​​​​​​​​​​​​​​​​​​​​​​​​​​​​​​​​​​​​​​​​​​​​​​​​​​​​​​​​​​​​​​​​​​​​​​​​​​​​​​​​​​​​​​​​​​​​​​​​​​​​​​​​​​​​​​​​​​​​​​​​​​​​​​​​​​​​​​​​​​​​​​​​​​​​​​​​​​​​​​​​​​​​​​​​​​​​​​​​​​​​​​​​​​​​​​​​​​​​​​​​​​​​​​​​​​​​​​​​​​​​​​​​​​​​​​​​​​​​​​​​​​​​​​​​​​​​​​​​..
[일상] 2018년 2월 8일의 기록 ​올해 2월은 개인적으로 의미 있는 달이다. 추운 겨울을 지나고, 봄을 맞이하는 힘찬 새싹처럼 처절하게 골골대던 지난겨울을 보상받듯 다시 일어날 기운을 얻는 순간순간을 기록한다. 늘 되새기게 되는 '시작과 끝은 함께 한다'는 말. 어제는 그런 순간이었다. 울컥하기도 하고, 즐겁기도 하고. 평소의 나라면 하지 않았던 일을 하기도 하고, 평소와 같은 일도 하고. 늘 비슷한 하루를 보내면서 이런 순간에 깨어있을 수 있는 것은 그동안 내가 쌓아온 시간이 축적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게 시간은 흐른다. 아무리 붙잡으려 해도, 아무리 멈춰있으려 해도, 그런 내 의지와 상관없다는 듯 시간은 흐른다. 아쉽지만 그런 순간을 모두 기억하고 기록하기엔, 지금 이 순간이 소중하다. 그래서 늘 그래왔듯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