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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2018.02.26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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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는 일

꽤 오랫동안 일기를 써왔다. 초등학생 아니 국민학생 시절 학교 숙제검사를 위한 일기 쓰기로 시작하여 교환 일기장도 쓰고 연애편지도. 그때의 나는 쓰는 행위를 즐겼던 것 같다. ‘나 정도면 잘 쓴다’고 생각했고, 글쓰기에 대해 막연한 자신감이 있었다. 논문을 준비하기 전까지는. 논물을 준비하며 쌓여있는 자료 뭉치를 보면서 한 문장도 쓸 수 없었다. 머릿속으론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손은 전혀 진도를 내지 못했다. 그때 내 생각을 아무렇게나 늘어놓는 것과 논리적인 글쓰기는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좌절했다. 내가 가진 몇 가지 안 되는 장점 중 하나라고 생각했던 쓰기 실력이 사실은 나만의 착각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겸손을 배웠던 것 같다. 적당히 논문을 썼고 졸업을 했다.

논문을 완성하고 한동안 그것을 쳐다보지 못했다. 최선을 다했지만 부끄러웠고, 나의 한계를 느낀 종이 뭉치였고, 아픈 손가락이었다. 그리고서도 쓰기를 향한 나의 열망은 계속되었다. 쓰기라는 행위에 좀 더 에너지를 쏟기 위해 매일 일기 쓰기를 다짐했었고, 그 시절 함께 응원하고 고민하던 동기 중 한 명이 벌써 책을 4권이나 냈다.

나는 제자리이다. 물론 그때보다 주절주절 더 길고 많은 글을 쓰고 있지만 내 글이 매력적이거나, 잘 쓴 글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솔직하긴 하겠지, 거짓을 쓰진 않으니까.

나의 마음을 잘 들여다보기 위한 쓰기를 하고 싶은지, 누군가에게 이해받기 위한 쓰기를 하고 싶은 것인지, 나는 무엇을 위해 이토록 쓰는 행위에 집착하는지 모르겠다. 게다가 요즘은 너무 많이 쏟아내어 방전된 느낌도 들지만 이렇게 물 흐르듯 흘러가다 보면 답을 찾게 되는 날도 오겠지.

다시 새순이 돋아나는 봄이 왔다. 나도 봄의 기운을 받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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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따듯한 꽃.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