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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고 또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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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리뷰] 서점의 온도. 류얼시. 김택규 옮김. 유유 출판사. (2019) [2019-74 / 에세이] 서점의 온도. 류얼시. 김택규 옮김. 유유 출판사. (2019) 책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던 시기에 만난 두 책이 묘하게 닮아있다. ‘서점의 온도(유유 출판사, 2019)’와 ‘만 권의 기억 데이터에서 너에게 어울리는 딱 한 권을 추천해줄게(21세기 북스, 2019)’가 그것이다. ‘서점의 온도’는 중국 광저우에서 서점을 운영하는 저자의 에피소드를 담고 있고, ‘만 권의 기억 데이터에서 너에게 어울리는 딱 한 권을 추천해줄게’는 일본 서점에 근무하는 저자의 소설 같은 에세이이다. 일본 서적 번역본은 종류와 장르가 다양해서 그들의 사고방식이나 내용 구성 등이 낯설지 않았고, 흥미로웠다면 중국 서점의 에피소드를 담은 ‘서점의 온도’는 낯설어서 관심이 갔다. 몇 년 전 ..
[북 리뷰] 매미가 고장 났다고? 푸른 동시 놀이터 엔솔러지 제3집. 강나래 그림. 푸른 책들. (2019) [2019-73 / 어린이. 동시] 매미가 고장 났다고? 푸른 동시 놀이터 엔솔러지 제3집. 강나래 그림. 푸른 책들. (2019) 환경, 평등, 교육, 인성 등 의미 있는 어린이 책을 출간하는 푸른 책들 보물창고 출판사에서 동시 농사(?)를 정리하는 푸른 동시 놀이터 엔솔러지 제3집을 출간했다. 2018년 1월부터 2019년 8월까지 ‘푸른 동시 놀이터’ 블로그에 38명의 기성 시인들이 신작 동시로 모였고, 5명의 새로운 시인들이 신인 추천작으로 함께하여 100편에 가까운 동시 모음집이 만들어졌다. 어른의 시선으로 동시를 읽으며 요즘 작가들이 바라보는 아이들의 감성과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환경, 입시(공부) 같은 내가 어릴 적에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던 주제들의 동시도 있어서 과연 우리가 사는 공간이..
[북 리뷰] 좁은 문. 앙드레 지드. 조정훈 옮김. 더클래식. (2017) [2019-72 / 고전] 좁은 문. 앙드레 지드. 조정훈 옮김. 더클래식. (2017) 은희경의 ‘빛의 과거(민음사, 2019)’에서 등장인물 이동휘가 주인공 김유경에게 했던 말 중에서 자신은 사실 ‘브론스키보단 제롬에 가까웠다’는 말에 꽂혀 제롬이 주인공인 소설을 검색하였고, ‘좁은 문’을 읽게 되었다. 브론스키가 화려하고 열정적인 사랑을 좇는 사람이라면 제롬은 지고지순하고 끈질긴 인물일까 싶은 단순하고 단편적인 생각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좁은 문은 가벼운 연애 소설이 결코 아니었다) 청소년 권장 도서라는데 어느 부분이 청소년이 꼭 읽고 이해하고 넘어갈 부분인지, 주의해서 알아채야 하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어렵고 버거웠다. 재미있는 소설을 읽을 때 느낄 수 있었던 긴장감 같은 것은 하나 없고,..
[북 리뷰] 만 권의 기억 데이터에서 너에게 어울리는 딱 한 권을 추천해줄게. 하나다 나나코. 구수영 옮김. 21세기북스. (2019) [2019-70 / 에세이] 만 권의 기억 데이터에서 너에게 어울리는 딱 한 권을 추천해줄게. 하나다 나나코. 구수영 옮김. 21세기북스. (2019) 책을 소개하는 책 읽기를 나름 즐겼었나 보다. 기억하는 첫 책은 ‘서재 결혼시키기(지호, 2002)’이다. 한 연인이 결혼을 앞두고 서로의 책을 어떤 방식으로 정리할 것인가를 다룬 이야기이다. 겹치는 책을 버릴 것인지 놔둘 것인지, 어떤 기준으로 정리할 것인지 서로 다른 두 사람의 책장을 합치는 과정에서 벌어진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엿보는 소소한 재미가 있었다. 그 책에 등장하는 책은 한 권도 읽어본 적도 없고 이젠 기억나지도 않지만, ‘남들은 책을 대하는 방식’ 같은 것이 궁금했고 나와 비슷한 점과 차이점을 알아가는 과정이 재미있었다. ‘만 권의 기억 ..
[북 리뷰] 빛의 과거. 은희경. 문학과 지성사. (2019) ​ [2019-68 / 한국소설] 빛의 과거. 은희경. 문학과 지성사. (2019) 어느 순간 나는 그녀에게서 나의 또 다른 생의 긴 알리바이를 보았던 것이다. (13) 혼자라는 건 어떤 공간을 혼자 차지하는 게 아니라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익명으로 존재하는 시간을 뜻하는 거였다. (84) 그동안 자기 자리가 아닌 곳에 가지 않고 모르는 것에 대해 말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해왔던 오현수는 모르는 것이 거의 다라는 생각을 하나 더 보태게 되었다. 그녀에게는 그것이 다른 조건을 가진 삶에 대한 존중의 한 방식이었다. (264) 그녀는 깨어 있는 것과 행동하는 것 모두 중요하다고 말한 뒤 깨어난 사람은 누구나 행동해야 할 책임이 있으며 그 책임을 회피한다면 언제까지나 주인 된 세상에 살지 못하고 남의 세상에..
[북 리뷰] 주체적으로 산다. 임홍태. 문헌재 (2019)-왕양명의 <전습록> 읽기 ​ [2019-69 / 인문학. 동양철학] 주체적으로 산다. 임홍태. 문헌재 (2019)-왕양명의 읽기 내게 고등학교 2학년, 윤리 시간은 참 어렵고 힘들었던 순간이다. 암기 과목 외우듯 뜻도 모르고 단어만 달달달 외워 시험만 잘 보면 그만인 시간이었다. 교과목 자체가 의미 없게 느껴지기도 했다. 고등학생 시간 중 단 1년, 일주일에 한두 시간 동안 시공간을 초월한 여러 학자의 사상을 훑어보려면 영어단어 외우듯 달달달 외우는 수밖에 없었던 당시 윤리 선생님의 교육방식이 조금은 이해되지만, 정말 재미가 없었고 가장 싫어하는 과목이었다. 하지만 최근 2~3년 전부터 동서양 학자들의 사상을 쉽게 설명한 책들을 가끔 읽는데, 위인들로부터 통하는 큰 줄기의 방향 같은 게 있다는 걸 느낀다. 지행합일, 격물치지, ..
[북 리뷰] 수레바퀴 아래서. 헤르만 헤세. 이은경 옮김. 아이템 비즈. (2019) ​ [2019-66 / 소설. 독일 고전] 수레바퀴 아래서. 헤르만 헤세. 이은경 옮김. 아이템 비즈. (2019) 헤르만 헤세의 저서 ‘데미안’을 두세 번 정도 읽다가 포기했던 적이 있다. ‘절망 독서’, ‘시 읽는 엄마’ 등의 몇몇 책에서 헤세의 시를 인용한 구절을 만난 적이 있지만, 고전은 어려울 것 같은 부담감으로 작가의 저서 한 권 전부를 읽을 엄두를 내지 못했는데 우연한 기회로 ‘수레바퀴 아래서’를 읽게 되었다. 1892년 신학교에서 도망쳤다가 붙잡혀 처벌을 받고 우울증을 앓는 등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자전적 소설 ‘수레바퀴 아래서’는 19세기 말 독일 교육체계를 배경으로 하여 학교 비판의 맥락에서 쓰인 교육소설이다. 기숙학교에서 벌어지는 일들, 청소년 자살 등의 사회문제를 담고 있어 당..
[북 리뷰] 오직 한 사람의 차지. 김금희. 문학동네. (2019) ​ [2019-65 / 소설. 한국소설] 오직 한 사람의 차지. 김금희. 문학동네. (2019)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을 붙드는 일, 삶에서 우리가 마음이 상해가며 할 일은 오직 그뿐이다. “오직 한 사람의 차지, 작가의 말” 중에서 금희 님 금희 언니 등등 더욱 친근한 호칭으로 김금희 작가를 유난스럽게 좋아하는 사람들을 종종 본 적이 있다. 요즘 책 좀 읽는 사람들 사이에서 김금희를 모르면 간첩(?)일 정도로 절대 모를 수가 없는 김금희. 대체 김금희 표 소설의 매력이 무엇이길래 아이돌 가수를 좋아하는 여고생처럼 강렬한 팬층이 형성되어 있는지 궁금했지만, 굳이 일부러 찾아보고 싶진 않았다. 모두가 좋아하는 걸 나까지 관심 가져야 하나 싶은 생각에 소설, 영화, 드라마 등 남들이 보편적으로 좋아하는 건 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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