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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70 / 에세이] 만 권의 기억 데이터에서 너에게 어울리는 딱 한 권을 추천해줄게. 하나다 나나코. 구수영 옮김. 21세기북스. (2019)


책을 소개하는 책 읽기를 나름 즐겼었나 보다. 기억하는 첫 책은 ‘서재 결혼시키기(지호, 2002)’이다. 한 연인이 결혼을 앞두고 서로의 책을 어떤 방식으로 정리할 것인가를 다룬 이야기이다. 겹치는 책을 버릴 것인지 놔둘 것인지, 어떤 기준으로 정리할 것인지 서로 다른 두 사람의 책장을 합치는 과정에서 벌어진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엿보는 소소한 재미가 있었다. 그 책에 등장하는 책은 한 권도 읽어본 적도 없고 이젠 기억나지도 않지만, ‘남들은 책을 대하는 방식’ 같은 것이 궁금했고 나와 비슷한 점과 차이점을 알아가는 과정이 재미있었다.


‘만 권의 기억 데이터에서 너에게 어울리는 딱 한 권을 추천해줄게’는 독특한 제목에 끌려 읽게 되었다. 읽어보진 않았지만, 익히 들어본 긴 이름의 제목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책 세상, 2005)’처럼 제목이 주는 아우라에 끌렸다. 이 책은 -기업 문화가 있는 조금 특별한- 서점에서 일하던 한 여성이 만남 사이트(?)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책을 추천하는 경험을 쌓아가며 세상과 사람, 자신을 대하는 방법을 알아가며 용기 내고 도전하는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이다. 당시 이혼 조정 중이던 저자는 현실도피의 수단으로 자신을 알지 못하는 타인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위안을 얻었던 것 같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행위를 통해 세상과 관계하는 방법을 알아가고 용기를 내고, 새로운 직장을 찾아가며 전남편과 이혼하고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는 것으로 책이 마무리된다.

사람들에게 책을 소개하는 특별할 것 없는 내용인데 책을 읽는 내내 뭉클하고 울컥했다. 그녀가 문제의 상황에 직면하지 못 한 체 타인에게 책을 소개하며 갖는 생각들이 지금의 내 모습 같았기 때문이다. 지금의 나 역시 중요한 게 뭔지 알지 못 한 체 주변만 방황하고 있다는 생각이 종종 든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도 모르겠고,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끝이 없는 쳇바퀴를 돌고 있는 기분이다. 그래서 그녀가 차근히 해결해가는 과정에 마음이 놓였다. 이 이야기는 소설이 아니고 에세이니까 그녀의 삶이 앞으로 어떻게 흘러가게 될지 알 수 없지만, 책의 내용이 끝나는 즈음 한 단계 넘어섰음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책을 읽는다고 해서 당장 내 삶에 해결될 건 없지만, 저자의 삶에 감정 이입되었다. 그녀가 도전하고 해낸 것처럼 내 삶도 한 걸음 나아가게 되길.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할 때는 자유로운 삶의 방식을 고르렴. (...) 할아버지의 경야에 참석하지 않는 선택을 할 수 있다면, 그보다 못한 선택지가 내 앞에 놓일 때 망설이지 않고 자유로운 삶의 방식을 선택할 수 있으리라. (203)

Posted by 따듯한 꽃.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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