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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57 / 인문학. 교양인문학] 산의 마음을 배우다. 권부귀. 바이북스. (2019) ​[2019-57 / 인문학. 교양인문학] 산의 마음을 배우다. 권부귀. 바이북스. (2019) 몸과 마음이 지쳐 무기력에 빠져있던 작년 겨울, 우연히 다녀온 아차산에서 서울 둘레길에 대하여 알게 되었다. 아차산 등산로 초입에 빨간 우체통이 하나 있는데, 서울 둘레길을 다녀갔음을 인증하는 스탬프 찍는 공간이었다. 서울시를 둘러싸고 있는 산들을 잇는 둘레길을 돌며 정해진 위치에서 인증 도장을 찍으면 완주를 인증할 수 있는 간단하고 단순한 방법이 썩 부담스럽지 않아서 바로 다음 주부터 둘레길을 걷기 시작했다. 아차산 다음 구간인 광나루역에서 시계 방향으로 출발하여 한강을 건넜다. 체력이 좋지 않던 시기라 가이드북이 안내하는 하루 코스 중 1/3 정도만 겨우 걸을 수 있었다. 하루 동안 걸을 수 있는 거리는 ..
[책 추천] 자기만의 침묵. 엘링 카게. 김민수 옮김. 민음사. (2019) ​ [2019-54 / 에세이] 자기만의 침묵. 엘링 카게. 김민수 옮김. 민음사. (2019) ​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선 침묵을 지켜야 한다. -루드비히 비트겐슈타인 (122) ​ ​ '자기만의 침묵'은 극지 탐험가 엘링 카게의 침묵 체험기이다. 쫓기고 눈치 보고, 견제하느라 더욱 열심히 일에 매진하는 요즘의 내게 꼭 필요한 것이 바로 나만의 고요한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다. 불쑥 쳐들어오는 외부의 횡포(?)에 맞설만한 나만의 무기를 챙기는 것. 적당한 거리와 방패, 여유로운 마음가짐이라는 무기를 확보해야 한다. 침입 따위 불편하지 않은 보통 사람이라면 그따위는 필요 없겠지만, 부쩍 뾰족하고 예민한 요즘의 나에게 온전히 나만을 위한 시간을 갖는 것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것은 상당히 의..
[책 추천] 주목하지 않을 권리. 팀 우. 안진환 옮김. 알키. (2019) ​ [완독 2019-53 / 사회과학] 주목하지 않을 권리. 팀 우. 안진환 옮김. 알키. (2019) 우리 삶의 경험은 생이 끝나는 시점까지 선택에 의해 그랬든 무심히 그랬든 주의를 기울였던 모든 것과 동등하다. (514) 무의식적이고 습관적인 패턴으로 나의 시간을 갉아먹는 SNS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몇 개의 앱을 깔았다가 지웠다가를 반복하는 중이다. 업무상 필요한 순간도 있기 때문에 업무만 마무리하고 다시 하던 일로 돌아오면 되는데, 나의 무의식은 그곳에 머무르기를 원한다. 업무 때문에 시작한 것이 10분이 흐르고 30분이 흐르고, 한 두시간이 훌쩍 흘러간다. 돌아서면 의미 없는 인터넷 서핑이나 SNS 사람들 일상 구경, 유튜브 등을 이성적으로 그만두고 싶어 읽어야겠다고 마음먹은 책이 ‘주목하지 않을..
[책 추천] 뻘짓은 나만 하는 줄 알았어. 피터 홀린스. 서종민 옮김. 명진서가. (2019) ​ [완독 2019-51 / 인문학. 교양심리학] 뻘짓은 나만 하는 줄 알았어. 피터 홀린스. 서종민 옮김. 명진서가. (2019) ‘뻘짓’이라는 단어가 지닌 뉘앙스 덕분에 가벼운 공감 에세이쯤으로 생각하고 책장을 넘겼지만, 비교적 알찬 심리학적인 뒷받침이 있다. 우리의 모든 행동에 연결된 ‘자연스럽게 나타나지만 약간 바보스러워 후회하는 모든 행동’을 뻘짓이라는 용어로 다양한 상황과 예를 들어 설명한다. 가령 ‘뻘짓의 범위는 무한대’(9)이며, ‘기억에 관한 한 자신감은 결코 정확성을 보증하지 않는다.’(31) 처럼 너무도 당연하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현상 들을 사례로 들며 설명한다. 더닝 크루거 효과(40)도 마찬가지이다. 더닝 크루거 효과란 특정 부문에서 평균 이하의 능력치를 가진 사람이 자기가..
[책 추천] 마음. 나스메 소세키. 송태욱 옮김. 현암사. (2016) ​ [완독 2019-49/ 문학. 일본문학] 마음. 나스메 소세키. 송태욱 옮김. 현암사. (2016) 나는 처음부터 선생님에게는 다가가기 힘든 신비함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도 어떻게든 다가가지 않을 수 없다는 느낌이 어딘가에서 강하게 작동했다. 선생님에게 이런 느낌을 가진 사람은 많은 사람들 중에 어쩌면 나뿐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직감이 나중에 나에게만은 사실로 입증되었기 때문에 나는 너무 어리다는 말을 들어도, 바보 같다는 비웃음을 당해도, 아무튼 그것을 내다본 자신의 직감을 미덥고 기쁘게 생각한다. 인간을 사랑할 수 있는 사람,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사람, 그러면서도 자신의 품으로 들어오려는 사람을 손을 벌려 안아줄 수 없는 사람, 그가 바로 선생님이었다. (29) 작년 여름 2018 서울..
[책 추천] 끼리끼리 동물친구들. 나타샤 덜리. 김영선 옮김. 박시룡 동물 감수. 보림. (2019) ​ [완독 2019-48 / 유아. 그림책. 동물] 끼리끼리 동물친구들. 나타샤 덜리. 김영선 옮김. 박시룡 동물 감수. 보림. (2019) 어린이가 아니지만, 그림책을 즐겨 보는 이유는 재미있고 쉽고 가볍고 간편하기 때문이다. 어른의 책처럼 심각하지 않아도, 조금 가벼워도 괜찮다고 나를 위로하는 것 같아 방전될 때마다 틈틈이 그림책을 읽으며 자신을 스스로 토닥인다. 그중에서도 보림출판사의 그림책을 좋아하는데, 양질의 책을 쉽게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괜찮은 유·아동 그림책은 전집 위주로 구성되어있다. 전집을 사야만 좋은 그림책을 볼 수 있어 전집이 필요하지 않은 나 같은 사람이 시중에서 낱권으로 읽고 싶어도 읽을 수가 없다. 그런 판이 짜여진 유·아동 출판물 유통 시장이 야속하지만, 그렇게 해..
[책 추천] 죽여 마땅한 사람들. 피터 스완슨. 노진선 옮김. 푸른 숲. (2016) ​ [완독 2019-47 / 소설, 스릴러 소설] 죽여 마땅한 사람들. 피터 스완슨. 노진선 옮김. 푸른 숲. (2016) 모임 도서여서 읽기 시작한 책. 이런 장르의 소설을 좋아하지 않아 나의 의지로는 거들떠보지도 않을 종류의 책을 읽는다는 건 한편으론 스트레스지만, 읽고 나면 색다른 뿌듯함이 있다. 우연히 비행기 옆자리에서 만난 사람과의 대화로 시작되는 ‘죽여 마땅한 사람들’을 읽으며 예전에 읽었던 알랭 드 보통의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청미래, 2002)가 문득 오버랩되었다. 비행기 옆좌석 사람과 살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이게 무슨 헛소리? 말도 안 되는 이야기 자체가 흥미롭지 않았고, 화자의 시선이 바뀔 때마다 전환되는 시점과 이야기의 변화도 정신없었다. 하지만, 첫인상만 보고 판단하면..
[책 추천] 오! 스파이스 카레. 미즈노 진스케. 정미은 옮김. 심플라이프. (2018) ​​ [2019-46 / 가정. 요리] 오! 스파이스 카레. 미즈노 진스케. 정미은 옮김. 심플라이프. (2018) 최근에 본 요리책 중 최고! 요리에 소질이 없는, 워킹맘이던 어머니께서 내게 가장 많이 해주셨던 음식은 카레와 김치찌개였다. 모든 음식을 맛있게 먹었던 나는 내가 카레를 좋아하는 줄 알고 자랐다. 많이 먹어봤던 음식이라 익숙하기도 하고 실제로 맛있기도 했다. 다 커서 카레 전문 음식점에서 먹는 카레는 엄마의 카레와는 달랐다. ‘커리’라고 불리던 카레는 비슷한 듯 완전 달랐다. 엄마표 카레는 3분 요리 같았는데, 사 먹는 커리는 수제 버거 같았다. 일본 여행 중 우연히 들른 대형마트에서 기념품으로 살만한 물품을 찾다가 카레 몇 개를 집어 들었다. 3분 요리 같은 인스턴트 카레였는데, 집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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