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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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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선글라스 ​ 오늘의 커피 선글라스의 좋은 점과 나쁜 점은 눈에 보이는 빛을 왜곡한다는 것이다. 강렬한 햇빛으로부터 우리의 눈을 보호해주지만, 자연이 주는 오롯한 밝음을 차가움이 더해진 어둠으로 느끼게 한다. 그러니까 기억을 변형시키는 것. 변형된 기억이 사실인 줄 알고 사는 사람들. 우리는 각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이 전부인 줄 알고 살아간다. 선글라스를 사용하지 않을 때도 때때로 사실을 왜곡한다. 눈에 보이는 것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내가 편한 대로 생각하고 판단한다. 그러는 편 익숙하다. 적어도 나는 그런 편이다. 그래선 안 된다는 걸 알고 있지만, 그게 또 아는 대로 마음먹은 대로 쉽게 바뀌지는 않는다. 오랜만에 홀로 맞이한 오전 산책은 내게 여러 가지 생각 꾸러미를 던져주었다. 10년 전 우연히 방문했던..
[일상] 이런 게 행복 ​ 독립운동 이야기를 접할 때마다 울컥 터져 나오는 감정과 눈물 덕분에 전생에 유관순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종종 하곤 한다. 하지만 19세기 말 유럽에 살았다면 맛 좋은 커피에 흠뻑 취해 행복한 나날을 보내지 않았을까? 타임머신이 있다면 19세기 파리, 담배와 커피향 자욱한 밤거리를 거닐고 싶다. 고흐의 그림 ‘아를르 포룸 광장의 카페테라스’ 같은 그곳으로.
[일상] 아무튼, 홍차 ​ 아무튼, 홍차 요즘은 커피보다 홍차를 즐긴다. 선물 받은 맛 좋은 티백 덕분인데, 이전에 마셨던 홍차는 다 홍차가 아니었나 보다. 어릴 적엔 페퍼민트, 루이보스 등의 카페인 없는 허브차를 즐겨 마셨다. 커피를 한 달에 한 두 잔 마실까 말까 하던 시절엔 홍차 녹차 커피는 모두 카페인 음료니까 거의 입에 대지 않았다. 그 시절엔 카페인은 나와 상극이라고 생각했다. 커피가 좋아진 2~3년 전부터는 홍차 녹차를 마실 이유가 없었다. 커피가 너무 좋았으니까. 왜 그렇게도 즐겨 마셨냐고 묻는다면, 고된 업무의 피로를 풀거나 어떤 그리움을 좇기 위해서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이 한잔을 마실 때 누릴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좋았다. 그러다 문득 홍차를 마시게 되었고 이렇게 좋은 것을 왜 진작 몰랐을까 싶을 정도로 ..
[일상] 꿀꿀한 아침엔 퀸앤을 ​ 꿀꿀한 아침엔 여왕님처럼 퀸앤을. 환갑의 나이에도 여전히 좋은 사람들과 관계 맺는 어머니 덕분에 선물 받은 포트넘 앤 메이슨의 퀸앤. 어제 마신 복숭아향 홍차에서도 평소 마시던 브랜드의 것과 사뭇 다른 깊은 맛과 향을 느꼈다. 역시 홍차는 영국인가. 퀸앤은 최상급의 아쌈과 실론을 블렌딩하여 만들어졌다는데, 차알못인 나는 어떤 맛이 깊은 맛인지 잘 모른다. 다만 한 모금을 목으로 넘긴 후 입안을 가득 채운 알싸한 기운이 치과에서 마취 받을 때와 비슷한 오묘한 느낌이라는 건 알 수 있었다. 첫맛은 쓰고 떫지만 목 넘김 후 입안에 맴도는 그 이상한 기운이 쓰디쓴 커피 물을 마시며 좋아하는 느낌과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하며 차를 마신다. 영국 여왕은 정말 이 차를 즐겨 마셨을까? 어제는 5년 만에 처음으로 내..
[일상] 아침의 쓰레기 ​​ 아침의 쓰레기 요즘은 아침마다 주섬주섬 무언가를 챙겨 먹는다. 건강을 위해서 약이나 보조식품을 먹기도 하고, 기호를 위해 커피나 차 간식 등을 먹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어김없이 등장하는 건 쓰레기이다. 사진은 오늘 아침 따끈하게 만들어낸 쓰레기들이다. 차 티백 하나, 컵 수프 하나, 유산균, 홍삼액, 비타민, 그리고 오늘은 마침 비타민이 들어있던 은박 비닐까지 더해졌다. 프로폴리스와 노니차, 마그네슘은 대용량 통에 들어있어 오늘은 쓰레기가 없지만 다 먹고 나면 한 통의 쓰레기가 더해질 것이다. 얼마 전까지 먹던 오메가3는 생태계 보호 차원에서 재구입하지 않았다. 고래들의 먹이이기도 한 동물성 지방산인 크릴새우는 인간을 위해 무작위로 잡아들여 고래가 먹을 게 부족하여 영양실조에 걸리기도 한다는 글을..
[일상] 관계의 유통기한 ​ 관계의 유통기한 기대하는 마음은 어디에서 왔을까. 어떤 감정을 담보로 기대하는 마음을 갖게 된 걸까. ‘내가 이만큼 했으니 너도 이만큼 해야 해’ 따위의 마음 때문에 남의 호의를 당연한 듯 받아들이면 안 되는데 자꾸 기대하게 되고 바라게 된다. 나라는 사람의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다. 예전엔 1년 이상 오래 관계 맺고 알면 알수록 진득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의 관계는 그렇지 않다. 함께한 시간이 쌓일수록 더욱 끈적거렸던 우리의 관계가 요즘엔 데면데면한 것이 아예 처음부터 몰랐던 사이가 나을 만큼 어색해진다. 이것이 나의 문제인지 상대의 문제인지 모르겠지만, 최근의 관계는 유효기간이 꽤 짧다. 최근 어떤 사람으로부터 느끼는 서운함의 크기와 폭이 점점 더 깊어진다. 오해가 쌓일수록 불편해지고 멀어진다..
[일상] 커피 이야기 ​ 스타벅스나 커피빈 같은 대중적인 대형 프랜차이즈 말고, 조금 독특하거나 특별한 맛으로 차별화하여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 테라로사, 테일러 커피, 빈브라더스 같은 중형(?)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 외에도 크고 작은 로스팅 전문점이 전국에 아주 많다는 사실을 작년 2017 서울 카페 쇼에 방문하면서 알게 되었다. 커피를 사랑하는 인구가 생각보다 많았고 정말 다양한 원두와 커피머신, 그 외 음료나 디저트 등 커피 시장이 광대함을 느꼈다. 전국, 세계 방방곡곡에 위치한 맛 좋은 카페를 찾으며 취향과 취미를 만들고 싶단 생각을 하고 있던 찰나 ‘커피밥’이라는 곳을 알게 되었다. 커피밥은 로스팅 전문점으로 커피 전문점에 원두를 납품하고 있는 카페다. 사람 키만 한 로스팅 기계가 커피숍 옆 별도의 공..
[일상] 또 카멜 ​ 요즘 즐겨 찾는 카멜 커피는 ‘올어바웃 커피’의 원두를 쓰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카멜의 시그니쳐 커피인 ‘카멜 커피’는 카페 라테 위에 크림이 올려진 달달하면서도 진한 맛이 매력인데, 보통 첨가물(?)이 더해진 커피의 원두는 아메리카노처럼 원두 자체를 즐기기보다 우유 등을 더해야 맛이 배가 된다는 걸 느꼈기에 이름 한 번쯤 들어봄 직한 향이 강하거나 독특한 유명한 원두를 쓰지 않을 것이라는 걸 짐작하고 있었다. 그리고서 검색해본 올어바웃 커피는 수도권을 기반으로 핸드드립 수업도 하는 원두 로스팅 전문점이었다. 카멜 커피보다 더 맛 좋거나 인지도가 높은진 모르겠지만 사진에서 풍기는 이미지는 충분히 커피 전문점의 분위기가 풍겼다. 사실 이곳의 커피가 엄청나고 대단한 맛은 아니고, 교통편도 엄청 불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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