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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

[일상] 관계의 유통기한



관계의 유통기한
기대하는 마음은 어디에서 왔을까. 어떤 감정을 담보로 기대하는 마음을 갖게 된 걸까. ‘내가 이만큼 했으니 너도 이만큼 해야 해’ 따위의 마음 때문에 남의 호의를 당연한 듯 받아들이면 안 되는데 자꾸 기대하게 되고 바라게 된다.

나라는 사람의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다. 예전엔 1년 이상 오래 관계 맺고 알면 알수록 진득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의 관계는 그렇지 않다. 함께한 시간이 쌓일수록 더욱 끈적거렸던 우리의 관계가 요즘엔 데면데면한 것이 아예 처음부터 몰랐던 사이가 나을 만큼 어색해진다. 이것이 나의 문제인지 상대의 문제인지 모르겠지만, 최근의 관계는 유효기간이 꽤 짧다.

최근 어떤 사람으로부터 느끼는 서운함의 크기와 폭이 점점 더 깊어진다. 오해가 쌓일수록 불편해지고 멀어진다. 처음부터 관계하지 않았다면 좋았을 것을. 이미 틀어진 것, 서로 더 소원해지기 전에 조금씩 멀어져야 한다. 더이상 마음 상하기 전에, 관계의 유통기한이 다하기 전에.

오래 알수록 더 좋은 사람이 바로 나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아니다. 나라는 사람의 유통기한이 다해가는 건지, 우리 사이 관계의 유통기한이 끝나가는 건지 알 수 없지만 오래도록 공들였던 좋은 사이가 느슨해지는 건 서운하고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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