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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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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또 카멜 ​ 요즘 즐겨 찾는 카멜 커피는 ‘올어바웃 커피’의 원두를 쓰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카멜의 시그니쳐 커피인 ‘카멜 커피’는 카페 라테 위에 크림이 올려진 달달하면서도 진한 맛이 매력인데, 보통 첨가물(?)이 더해진 커피의 원두는 아메리카노처럼 원두 자체를 즐기기보다 우유 등을 더해야 맛이 배가 된다는 걸 느꼈기에 이름 한 번쯤 들어봄 직한 향이 강하거나 독특한 유명한 원두를 쓰지 않을 것이라는 걸 짐작하고 있었다. 그리고서 검색해본 올어바웃 커피는 수도권을 기반으로 핸드드립 수업도 하는 원두 로스팅 전문점이었다. 카멜 커피보다 더 맛 좋거나 인지도가 높은진 모르겠지만 사진에서 풍기는 이미지는 충분히 커피 전문점의 분위기가 풍겼다. 사실 이곳의 커피가 엄청나고 대단한 맛은 아니고, 교통편도 엄청 불편..
[책 추천] 요가 매트만큼의 세계. 이아림. 북라이프. (2018) ​ [완독 96 / 에세이] 요가 매트만큼의 세계. 이아림. 북라이프. (2018) 자기 리듬, 그건 어떻게 가능할까. 난 우선 어깨에 힘을 빼는 것으로 시작해도 좋다고 생각한다. 남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에게 솔직하면서 한 걸음 한 걸음 씩씩하게 내딛는 거다. 물론 처음엔 어렵다. 자꾸 움츠러든다. 몸과 마음이 얼어붙는다. 하지만 자꾸 알아차리고 바로잡으면 된다. 그렇게 심기일전하며 다시 뚜벅뚜벅 걷는다. 좀 더 가볍게, 천천히 오래. 오늘도 그렇게 나아가기로 했다. 쉽진 않지만 해볼 만한 일이다. (28) 다른 사람이 만든 걸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옮기는 것뿐인 사람들은 신용할 수 없어. ‘리틀 포레스트’, 유우타군이 한 말(76) 지금 내게 필요한 건 쫄지 않는 것이다. 당장의 실패, 성과 없음이 내 ..
[일상] 여행 ​ 손에 닿을듯 말듯, 내 것인듯 아닌듯한 여행 마지막 여행이 언제였던가. 최근 세미나 때문에 2박 3일로 다녀온 부산, 그것도 여행이라고 할 수 있는 건가. 하긴 지금의 직업으로 살게 된 후부터 일주일 이상 쉬어본 기억이 없다. 설날이나 추석을 포함한 연휴가 있긴 했지만, 그 시기에 바다 건너 멀리 떠난다는 건 경제적으로 심리적으로도 넉넉하지 못해 도전하기 어려웠다. 어릴 적엔 몰라서 여행을 즐기지 못했다. 남들 다 가는 일본 동남아 같은 유명한 곳만 다녔다. 휴일이 비교적 넉넉하던 시절엔 돈이 없어서 여행을 가지 못했다. ‘그돈이면..’ 같은 핑계가 발목을 잡았다. 1~2년 전엔 내 집 쇼파 위에 누워 책 보는 게 행복해서 여행을 가고 싶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지금은 시간과 체력, 의지가 없다...
[일상] 커피빵과 나비효과 ​ 커피빵과 나비효과 새로 사 온 원두에서 봉긋한 거품이 생기지 않는다. 원두의 온도와 양, 뜸 들이는 방식, 커피 내리는 방식 등이 잘못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오늘 아침 눈 뜨자마자 커피를 내렸는데 역시나. 첫 뜸을 들일 때 빵빵하게 부풀어 오르는 커피빵을 보는 게 이 더운 날 뜨거운 커피 내리는 유일한 즐거움인데, 아쉽게 되었다. 거품이 생기지 않는 데엔 여러 이유가 있다. 첫째, 당일 볶은 새 원두를 사 온 게 아니라 만들어진 지 일주일 된 커피를 사 왔다. 새 원두는 그날 오후에 입고된다는 정보를 이미 들었음에도 맛있는 커피를 빨리 마시고 싶단 욕심에 서둘러 먼 곳을 다녀왔다. 둘째, 그렇게 사 온 원두를 회사 냉동고에 넣어뒀다가 며칠 후에 집으로 챙겨왔다. 약 한 시간 정도 실온에 방치된 ..
[책 리뷰] 빵 고르듯 살고 싶다. 임진아. 휴머니스트. (2018) ​ [완독 86 / 에세이] 빵 고르듯 살고 싶다. 임진아. 휴머니스트. (2018) 타인에게 강요하지 않는 개인의 고집은 고요하다. 타인에게서 고집을 발견했을 때 그것이 나에게도 잘 맞는다면 슬며시 동참한다. 작업실에는 주스나 요플레를 먹고 나면 꼭 물로 헹구고 재활용 통에 넣기 전에 부엌 창문 앞에 놓아 물기를 말리는 사람이 있다. 반나절 동안 말린 후 재활용 통에 넣는 모습이 꽤 감명 깊어서 비타민 음료를 먹은 후에 물로 헹궈 같은 자리에 올려두었다. ‘그 고집에 동참합니다.’ 기왕이면 세상을 예쁘게 만드는 고집을 키워볼까. (50) 나를 인정해주는 사람이 나 한 명 정도는 있는 세상이라니, 왜인지 마음이 좀 놓인다. (138) 책을 만들 때 유일한 독자를 ‘나’로 설정해둔다. 내가 아는 이야기, ..
[일상] 지금 이 순간 ​ 지금 이 순간 오늘도 나는 책을 읽고 생각을 글로 정리하고 요가를 한다. 이렇게 정적일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단순한 루틴으로 생활하는 지금이 좋다. 무엇을 하지 않아도, 더 많이 갖지 않아도 바로 이 순간, 지금 이대로가 좋다. 커다란 쾌락을 쫓지 않더라도 지금 이만큼의 리듬이 좋다. 좋지 않은 순간들도 분명 존재하지만 그 모든 것을 ‘좋다’라고 뭉뚱그릴 수 있을만큼 점점 견고해지는 이대로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사람은 생각하는대로 꿈꾼다. 바라는대로 이루어질테니 마음과 정신, 행동을 하나의 연장선으로 이어 놓아야한다. 나의 인생을 마음껏 준비하고 즐길 수 있어서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나태해지지 않도록 약간의 긴장감을 유지하며 즐겁고 감사하게 살고 싶다.
[일상] 일단 쓴다. ​​​ 일단 쓴다. 폴바셋의 아이스 라테를 좋아한다. 하지만 내가 사는 동네와 일터, 나의 동선에서 찾을 수 없어서 외출 계획이 있을 땐 근처에 폴바셋이 있는지를 확인한다. 내게 폴바셋은 어릴 적 생일날에만 먹을 수 있었던 케이크 같은 존재이다. 약간 짭조름한 원두의 향과 진한 우유의 맛이 뒤섞여 끈적끈적하고 차가운 폴바셋의 아이스 라테가 좋다. 요즘엔 더 강렬하고 -더 비싸고- 맛 좋은 커피가 많지만, 프랜차이즈 카페 중 아이스 라테가 가장 맛있는 곳은 -적어도 내게는- 폴 바셋이다. 오늘의 외출은 서울국제도서전. 봉은사역 근처에 있는 폴바셋에서 라떼를 주문했다. 살랑살랑 부는 바람도 좋고, 한 손에 라떼를 들고 기분 좋게 도서전을 방문했다. 쓰는 행위가 삶에 반복되는 움직임으로 찾아오니 ‘좋은 글을 ..
[후회, 아니 조금] ​ 후회, 아니 조금 청춘이 영원할 줄 알았다. 자유롭게 살 수 있는 지금 이 순간이 행복하고 감사하지만 이제는 연륜과 나잇값을 함께 챙겨야 하는 진짜 어른이 되어 돌이켜보니, 지금 아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때도 지금처럼 치열하게 최선을 다하며 살았지만 선택의 기로에서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지금과 다른 인생을 살고 있을까? 어제보다 오늘을 사랑하고 만족하지만 요즈음 옛 생각이 종종 머무는 걸 보니 좀 지쳤나 보다. 많이. 아니 조금 덜 열심히 살아도 괜찮은데 덜 계산해도 괜찮은데. 똑같은 후회를 반복하지 않아야겠지만 오늘은 비가 오니까, 상념에 빠져 과거를 추억하고 싶지만 쌓여있는 업무와 책임감이 나를 짓누른다. 후회도 지금의 내겐 사치다. 경주마처럼 앞만 보고 달려가는 나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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