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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고 또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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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경] 17장 ​ 제17국 스스로를 ‘위대한 조타수’로 자처하지 말라. 가장 좋은 임금은 백성들이 통치자의 존재를 전혀 알지 못하고 다음은 백성들이 통치자를 친근하게 대하고 찬미하며 그 다음은 백성들이 그를 두려워하며 마지막은 백성들이 그를 경멸하고 업신여긴다. 임금에게 신실함이 부족하면 백성들은 자연히 그를 믿지 않게 된다. 임금은 유유히 자득하면서 말을 귀하게 여기니 공적을 이루고 일이 완성되어도 백성들은 모두 ‘우리가 절로 그렇게 되었다’라고 말한다. (97) 도덕경은 자꾸만 나를 사색하게 한다. 짧은 한자 몇 문장은 이런 상황에 빗대면 이렇게 해석하게 되고, 저런 상황에 빗대면 저렇게 해석이 가능하니 내 기분에 따라 다르게 읽히는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한자나 동양철학에 대해 아는 게 없지만, 자꾸 궁금하고..
[도덕경] 16장 ​ 제16국 모든 것이 근원으로 회귀한다. 포용하면 공정해질 수 있으며, 공정하면 두루 퍼질 수 있고, 두루 퍼지면 자연에 부합한다. (95) ​
[책 리뷰] 내 인생의 첫 책 쓰기. 오병곤. 홍승완. 위즈덤하우스. ​​ [완독 46/ 인문학] 내 인생의 첫 책 쓰기. 오병곤. 홍승완. 위즈덤하우스.(2008) 요즘은 ‘책 쓰기’ 책을 유독 많이 접하게 되는데, 그 중 ‘첫 책 쓰기’ 책이 참 많다. 내가 읽은 이 책도 제목이 똑같은 다른 저자의 책 한 권이 더 있을 정도(김우태, 더블엔, 2017)로 첫 책 쓰기에 관심 갖는 사람들이 많은가 보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읽고 쓰다가 결국 찾아가게 되는 골인 지점이 아마도 책 쓰기가 아닐까, 나도 그렇게 첫 책 쓰기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 책을 시작하게 되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노력하면 책을 쉽게 쓸 수 있을 줄 알았다. 알 수 없는 자신감이 있었다. 하지만 책을 끝까지 다 읽고 난 후, 나는 책 쓰기보다는 그냥 쓰기를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나에겐 독자를..
[책 추천] 백 년을 살아보니. 김형석. [완독 44 / 인문학] 백 년을 살아보니. 김형석. 덴스토리.(2016) ​ 1920년생, 일본 조치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30여 년간 연세대학교 철학과 교수로 후임을 길렀고 현재에도 활발한 저서 활동과 강의 활동을 펼치고 있는, 우리나라 철학계의 거두, 현 99세인 김형석 교수님의 책. 저자가 살아온 인생을 바탕으로 행복론, 결혼과 가정, 우정과 종교, 돈과 성공, 명예, 노년의 삶 총 5가지 영역으로 나누어 후세들에게 전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젊은 내가 아무리 파닥거려도 알 수 없는 어른의 눈으로 보이는 넓이. 철학 교수의 지혜가 담겨있지만 어렵지 않고 친할아버지의 편지를 엿보는 것 같은 기분이다. 100년쯤 살다 보니 제자의 제자, 그 제자까지 보게 되고 자식의 손주 증손주까지 보며 제자 일생의..
[책추천] 보노보노의 인생상담. 이가라시 미키오. 김신회 옮김. ​ [완독 43 / 에세이] 보노보노의 인생상담. 이가라시 미키오. 김신회 옮김. 놀출판사. 쌓여가는 업무와 두껍고 깊이 있는 책의 무게에 짓눌려 어딘가로 도망치고 싶을 때 무심결에 펼친 이 책은 위로 그 자체였다. 이제 더 이상 가벼운 에세이에 깊게 공감하지도 않고, 출간되자마자 찾아볼 열정도 없지만 그런데도 이 책을 선택하게 된 건 역자 김신회 님에 대한 믿음 때문이었다. 작년 봄과 여름 사이, 우연한 기회에 접하게 된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2017)을 읽으며 애니메이션 캐릭터에 불과했던 보노보노와 나의 닮음을 큰 언니의 목소리와 토닥임을 느낄 수 있었다. 귀엽고 가볍고 산뜻한 이 책은 간단한 50여 가지의 질문을 보노보노 캐릭터들이 ‘속 시원하게’ 해결해준다. 출근길 우연히 펼친 어느 장..
[책 추천] 나의 카프카 ​​ [완독 42/ 인문] 나의 카프카. 막스 브로트. 편영수 옮김. 솔출판사. 책 읽는 행위를 즐기지만, 고전은 두려운 존재였다. 어릴 적 읽었던 ‘데미안’은 우리말이지만 읽어낼 수 없어 좌절하게 했고, 그 후 처음부터 끝까지 온전하게 읽을 수 있었던 고전은 지난해 말 읽었던 카프카의 ‘변신’이 유일하다. 심오하고 오묘했지만 ‘나 같은 초보자도 읽을 수 있다’라는 용기 같은 게 생겼고, 그때 생긴 카프카에 관한 관심으로 무겁고 두꺼운 이 책에 관심 두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두께에 비교해 무겁거나 거창하지 않았다. 번역체 특유의 이해하기 어려운 문구가 거의 없기에 두께에 대한 부담감을 떨칠 수 있다면 ‘카프카에 대한 모든 것’이 담긴 이 책을 즐겁게 읽을 수 있다. 무엇보다도 내 안에 사랑이 없다면, 바..
[책 리뷰] 조세 피난처 ​ [완독 41 / 인문학] 조세 피난처. 시가 사쿠라. 김효진 옮김. AK커뮤니케이션즈. ‘세금은 공평한가?’, ‘세금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하는 이 책은 자금 세탁, 조세 회피, 탈세, 테러 자금 관여 등 검은돈이 거쳐 가는 조세 피난처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다. ‘부자들이 검은돈 세탁을 위해 스위스의 은행을 이용한다’ 정도로 알고 있던 조세 피난처는 ‘세금이 없는 국가나 지역’ 혹은 ‘세금이 거의 없는 국가나 지역’을 가리킨다. 완벽한 비밀은 없다. 개인 부유층 대상의 자산 운용을 전문으로 하는 프라이빗 은행으로 번영을 누리고 있는 소국 리히텐슈타인의 한 사원이 고객 명부를 빼내 독일의 연방정보국에 팔아넘긴 일(80)도 있고, 완벽하게 근면하고 철두철미한 준법정신을 지니고 있을 ..
[책 추천] 고전의 시선. 송혁기. 와이즈베리. ​ [완독 40 / 인문] 고전의 시선. 송혁기. 와이즈베리. 고전의 시선은 ‘우리 산문 다시 읽고 새로 쓰다’라는 소제목을 가지고 있다. 고려대 한문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저자 송혁기는 한문 고전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오늘의 언어로 나누는 영역으로 글쓰기를 확장하고 있다. 경향신문에 ‘송혁기의 책상물림’이라는 제목으로 3년째 칼럼 연재를 했던 글을 묶어 ‘고전의 시선’이 탄생했다. (책 소개 참고) 우리 문학과 역사에 대해 알고 싶지만, 한자 무식자인 내가 직접 읽어낼 수는 없으니 이런 연구물이 나오면 정말 반갑다. 특히 상세한 설명과 붙임 말이 더해져 이해하기 쉽게 정리된 책, 시를 읽듯 언제든 가볍게 한 두 장씩 넘기며 읽을 수 있는 책. 요즘 유행하는 고전 한정주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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