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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독 2019-15 / 자기계발. 정보관리] 읽는 대로 일이 된다. 야마구치 슈. 이정환 옮김. 세종서적. (2016)

최근에 읽은 자기계발서 중 가장 흥미로운 책.

20대 시절엔 자기계발서를 즐겨 읽었다. 특히 사회 초년생 재테크 관련 책은 외울 정도로 즐겨 읽었던 기억이 있다. 이젠 ‘얼마나 더 치열하게 책에 도움을 받아가며 자기계발을 해야 하나’ 같은 생각과 ‘굳이 자기계발서가 아니더라도 즐겁거나 도움을 줄 만한 책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알아가고 있기에 일부러 찾아 읽지는 않지만, 오랜만에 시기적절한 자기계발서를 발견했다.

‘읽는 대로 일이 된다.’는 제목처럼 책 읽기에 관련된 저자의 노하우를 담고 있다. 저자 야마구치 슈는 최근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다산초당, 2019)를 읽으며 알게 되었다. 철학과를 졸업하고, 미학 미술사 석사 과정을 수료하여 일본 최대의 광고회사 덴쓰를 시작으로 조직 개발, 혁신, 인재 육성, 리더십 등 경영 전문 컨설턴트로 활동하며 현재는 히토쓰바시 대학교 경영관리 연구과 겸임교수로 실무와 후임 양성을 병행하는 등 다소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다산초당 책날개 참고)

몇 년 전 교육과 관련된 아주 많은 책을 출판한 사이토 다카시의 책 3~4권을 연달아 읽었던 적이 있었다. 사이토 다카시의 책은 쉽고 술술 읽힐 만큼 재미있었지만, 유감스럽게도 내가 읽은 2~3권의 책 내용이 겹치는 부분이 있어 그분의 책을 또 읽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하지만 야마구치 슈의 책은 다르다. 내가 만난 야마구치 슈의 책은 3권인데 세권 모두 다른 영역의 책으로 다른 필요와 수요로 읽었는데 모두 흥미로웠다. 가장 최신작인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가 강렬했고 다른 두 권도 나쁘지 않았다.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를 읽으며 철학과 미학 미술사를 전공한 사람이 광고와 경영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생활 속 철학을 정리한 내용이 읽기 좋았다. 기존 출판된 철학책과 사뭇 다른 접근이 흥미로웠고, 쉽게 읽혔기에 저자의 전작이 궁금했고, 이 책 ‘읽는 대로 일이 된다.’까지 읽게 되었다.

2~3년 동안 연간 100여 권을 읽으며 책 읽기 노하우를 쌓아가는 요즘, 앞으로의 책 읽기는 어떤 방식으로 나아가야 할지 고민하는데, 이 책이 그 실마리를 전해준다. 저자가 전하는 목차와 상관없이 나의 필요에 의해 이 책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좋은 책은 목차만 보아도 알 수 있다.
2. 읽기 힘든 책 전체를 다 읽고 이해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
3. 비즈니스 서적과 교양서적은 읽는 방법과 순서가 다르다.
4. 오프라인 서점을 잘 활용하자.
5. 도서관과 소장용 책을 다르게 활용한다.

이미 알고 활용하는 부분도 있고, 새롭게 알게 된 부분도 있었다. ‘자기계발서’답게 전체적으로 소소한 정보가 가득하다.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할지, 전공자가 아닌데 경영 관련 업무를 맡게 된 사람, 경영 관련 직무는 아니지만 일정 직급 이상이 되어 필요를 느끼는 사람, 더 효율적인 읽기 방법을 알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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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없음2019. 2. 25. 23:51



[완독 2019-11 / 소설. 한국소설] 중력. 권기태. 다산책방. (2019)

중력은 나침반 같기도 해서 그게 있어야 뿌리와 줄기가 자랄 방향을 안다. 하지만 중력이 없으면? 식물은 어떻게 방향을 알까? 모세포가 방향을 잡고 거듭거듭 나눠져야지 딸세포가 자라난다. 하지만 중력이 없어도 그 속의 염색체와 DNA가 무사히 나눠질까? (15)

‘중력’은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인 선발 공고에 지원한 사람들의 선발 과정을 다룬 이야기이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누군가는 선발되고 누군가는 떨어진다. 일인자가 살아남는 건지 최후에 남아있는 자가 진정한 승리자인지, 소설은 독자로 하여금 끊임없는 의문을 제기한다. 실제로 몇 년 전 우리나라에도 최초의 우주인이 선발된 적이 있다. 이소연과 고산. 그들은 지금 어디서 무얼 하고 있을까?

우주를 꿈꿔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어린 시절 공상 소설 같던 우주인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이곳이나 그곳이나 사람 사는 곳 이면의 세력다툼은 골치가 아팠고, 현실에서도 그런 걸 잘 못 하는 나는 소설 읽기도 힘들었다. 책을 술술 읽지 못하는 요즘이지만, 중력을 읽는 동안은 후루룩 읽을 수 있었다. 이 이야기가 허구인지, 진실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만큼 몰입해서 읽다 보니 꿈을 향해서 끝까지 도전해본 이진우라는 사람이 느껴졌다. 따듯하고 아름다운 사람. 우주인이 되기 위한 힘든 준비 과정을 거치며 서로 감싸거나 부딪히는 사람들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2년 전 정권이 교체되면서부터 정치와 경제, 사회 분야의 의미 있는 책이 종종 나오고 있다. 소설에서도 그런 뜻을 담은 책을 만난 것 같아 뭉클했다. 어서 빨리 제2의 이소연이 나오기를.


우주인도 우주인이지만 박사과정 자체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를 일에 집착하지 말고 지금 손에 잡은 것을 놓치지 말자고요. 꼭 이런 날을 내다본 누군가가 저더러 쓰라고 시킨 것 같은 글이었습니다. 방송사에서 리허설할 때 든 생각도 떠올랐습니다. 큰 무대로 가야 큰 사람이 된다는 생각, 큰 무대에서 큰 배역을 맡아야 한다는 생각 말입니다. (401)

태양의 그 모든 불꽃을 뭉쳐서 둥근 공으로 빛나게 하는 힘이 바로 중력이다. 태양처럼 행성들을 데리고 홀로 사는 별도 있지만 별 두 개나 세 개가 중력으로 묶여서 쌍둥이나 남매들처럼 사는 경우도 있다. 서로 늘 힘을 미치면서. 이 모두에게는 중력이 삶의 조건이고 운명이다. 별들이 생겨나고 자라나고 무너지는 생로병사를 중력이 다 맡아서 다투는 것이다. (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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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고 또 읽기/인문2019. 2. 18. 23:28



[완독 2019-10 / 인문, 출판 편집] 동네 헌책방에서 이반 일리치를 읽다. 윤성근. 산지니. (2018)

진정한 자립이란 무얼까? 가게를 운영하며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버텨낸다는 것이 갖는 의미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여전히 대답은 찾아가는 중이다. 이건 마치 우주의 끝을 찾아 떠나는 여행처럼 막연할 때도 있다. 그러나 한 가지는 알겠다. 자립이란 ‘살아남아 제 스스로 서는 것’인데 혼자 서면 의미가 없다는 깨달음이다. (...) ‘꽃 한 송이 핀 것으로 봄이 온 것은 아니다. 온갖 꽃들이 함께 피어야 비로소 봄’이라는 의미다. 자립 역시 그와 같다. 자기 혼자만 일어서는 것은 결국 제 혼자 사는 삶이다. 조금 시간이 걸리고 더디게 움직이더라도 여럿이 함께 설 수 있는 자립이 필요하다. (256)

전문가는 다름 아니라 우리들 자신이다. 적어도 자기다운 삶을 살아낼 수 있는 전문가는 우리들 속에 이미 있다. (99)

세상은 생각만 가지고 돌아가는 게 아니다. 변화하기 위해서는 행동해야 하고 평화로운 풍경을 만들기 위해선 멈춰 있으면 안 된다. 평화로운 서해바다 풍경을 보며 누구라도 이 바다가 멈춰 있기 때문에 아름답다고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는 자연이 스스로 만들어낸 놀라운 기적이다. 사람은 다르다. 자유의지가 있기에 움직일 수도, 멈춰 있을 수도 있다. 혹은 머릿속에 생각만 가득한 채로 한세월을 보내기도 한다. 문제를 알아보고 이 상황을 역전시키기 위한 중요한 열쇠는 추리에 있지 않고 결단에 있다고 말한 일리치의 말을 다시 곱씹어본다. 평화롭기를 원한다면 우리 모두 그렇게 생각할 것이 아니라 그렇게 결단하는 일이 필요하다. (105)


이반 일리치에 대한 관심으로 여러 책을 살펴보다가 알게 된 책. 이반 일리치와 좋아하는 책, 그리고 헌책방까지 곁들여져 있다니! 이건 나를 위한 맞춤 책이 아닌가!

저자 윤성근은 평범한(?)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헌책방으로 일터를 옮긴 이유와 운영 시 경험했던 에피소드, 일본 헌책방 나들이 등을 책에 담았다. 돌이켜보니 어린 시절엔 동네 헌책방에서 책도 보고, 사고팔고 놀면서 추억을 쌓았던 경험이 있는데 최근엔 시내 대형 헌책방에 중고 책을 사거나 팔아본 경험만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적 흐름과 월세를 감당하기 어려운 헌책방의 수입구조 덕분에 이제는 부산 보수동 골목에나 가야 구경할 수 있는 헌책방. 그곳을 자신만의 의지로 꽤 오랜 시간 운영하는 저자의 삶을 응원한다. 책 속에 등장한 막막한 독서 모임 ‘막독’도 참여하고 싶다.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의 운영자 윤성근처럼 세상 속에서 재미있게 자립하여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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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고 또 읽기/인문2019. 2. 10. 13:27



[완독 2019-9 / 인문학. 교양인문학] 불안과 경쟁 없는 이곳에서. 강수희. 패트릭 라이든. 열매 하나. (2017)

요즘 읽던 여러 책의 무게와 깊이 덕분에 버거워 고르게 된 이 책. 그래 가끔은 쉽고 편안하게 읽히는 책도 필요하다. 그동안 너무 무거운 것들만 읽느라 고생한 내 머리와 눈에 감사를.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아온 저자 강수희, 패트릭 라이든은 주말농장에서 시작된 경험의 깊이를 ‘자연스럽게’ 넓혀가면서 사진과 글로 담았다. 2015년 다큐멘터리를 제작하여 보통 사람들에게 소개하였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2017년 책으로 소개한 것이 바로 이 책 ‘불안과 경쟁 없는 이곳에서’이다. 인위적이지 않은 농사 방식, ‘자연농’을 연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지만, 삶을 대하는 궁극적인 방향을 찾은 것 같아 쉬운 내용이었음에도 마음이 동요되었다.

자연농에 대한 관심보다 ‘불안과 경쟁 없는 이곳에서’라는 제목에 혹해 읽게 되었지만, 제목에서 느꼈던 첫 느낌만큼 역시나 좋았다. 나의 사소한 생각들이 한 방향으로 만나고 있었다. 우주 속에 아주 사소한 존재인 나로 살아가며, 자연에 거스르지 않는 삶을 살아가야겠다고 다짐했다. 이 책에 소개된 다른 책들도 어서 읽고 싶다.

‘우주’를 마음에 품고 그때그때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가슴이 시키는 일을 따라가려고 노력한다. 이 길이 어디로 향할지, 어떻게 이어질지는 알 수 없지만, 우리가 거듭해서 보고 듣고 배워온 자연농의 답, ‘이 지구 위에서 사이좋게 어울려 살아간다.’라는 원칙을 잊지 않고 실천한다면 결국 바른길일 수밖에 없다는 걸 알기에 안심할 수 있다. (13)

원숭이의 역사 속에서 어느 순간 동시적으로 고구마를 씻어 먹기 시작한 현상이 벌어진 거죠. 저는 사람도 마찬가지라고 봐요. 무엇보다도 스스로 즐겁고 뜻있는 인생을 사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적당한 시기가 오면 사람들의 의식 안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깨달음이 퍼져나가서, 자연농을 시작한다든지 전쟁을 그만둔다든지 같은 일이 벌어지리라고 믿습니다. (53)

내가 이익을 얻는다는 건 다른 누군가가 손해를 본다는 게 아닐까요? 개개인 단위로 따져본다면 손해 혹은 이익이 발생할 수 있겠지만 지구 전체적인 관점에서 생각해본다면 어떨까요? 좀 더 뿌리에 가까운 삶을 살며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요? 기존의 경제 관념은 매달 월세를 낸다든가, 연간 손익계산을 해서 세금을 낸다든가, 이런 식으로 짧게 기간을 나누어서 계산합니다. 이 역시 더 넓은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생명이 태어나고 자라서 마침내 사라질 때까지, 긴 시간에 걸쳐 생명 활동에 무엇이 바람직하고 더 옳은가를 생각해야 한다고 봅니다. (79)

무상무주 : 집착하지 말고, 머무르지 말고, 흘러가듯 살라. (157)

행복한 생활의 기회를 얻게 된 사람들은 보다 친절해지고, 서로 덜 괴롭힐 것이고, 의심의 눈빛으로 남을 바라보는 일도 줄어들 것이다. 선한 본성은 세상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이며 이는 경쟁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편안함과 안전에서 나오는 것이다. (게으름에 대한 찬양, 버드런트 러셀, 사회평론) (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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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독 2019-8 / 인문, 철학]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야마구치 슈. 김윤경 옮김. 다산초당. (2019)

2019년에는 신간 읽기를 지양하고 고전이나 알찬 스테디셀러를 읽겠다고 다짐했지만, 다짐이 무색하게 올해 1월 21일에 출간된 따끈한 신간을 읽게 되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대만족이다. 2년 전 감명 깊게 읽었던 ‘위대한 사상가(와이즈베리, 2017)’가 생각나는 이 책은 역시 ‘다산초당’의 책답게 참 좋았다.

대학에서 철학과를 졸업하고 미학 미술사 석사과정을 수료한 저자 야마구치 슈는 조직 개발, 혁신, 인재 육성, 리더십 분야의 전문 컨설턴트로 활동 중이다. (책날개 참고) 철학을 전공한 경영 컨설턴드이기에 철학 이론이나 경제경영에 대한 원론적 입장보다는 다양한 일상 속에서 연관 지을 수 있는 철학적 사고와 사례를 다루어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우리는 왜 철학을 배워야만 할까?’라는 물음에 대하여 저자는 철학적 사고법의 4가지 핵심 요소를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예리하게 상황을 파악하는 통찰력
-변화를 위한 비판적 사고
-정확한 어젠다 설정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는 교훈

삶의 무기로 활용 가능한 50가지 철학 사상을 4가지로 구분한다. 사람, 조직, 사회, 사고로 구분된 50가지의 철학 사상은 융의 페르소나, 뒤르켐의 아노미, 미셸 푸코의 판옵티콘 등 익숙하게 들어본 용어도 있고, 탈구축, 미래 예측 등 생소한 것도 있다. 책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깊어지고 심화하는 전개 덕분에 책장을 빠르게 넘길 수 없었지만, 철학서이면서 실용서의 모습을 가진 이 책의 매력 덕분에 조만간 재독 하고 싶다.

당장 해결책을 알려주는 실용서보다 생각의 꼬리를 물고 되새기며 상황에 따라 판단할 수 있는 인문서, 철학서의 매력을 알게 해 주는 이 책, 저자의 다른 책도 궁금하다.

———
사람들이 흔히 말하듯이 상식을 의심하는 태도를 몸에 익힐 게 아니라, 그냥 넘어가도 좋은 상식과 의심해야 하는 상식을 판별할 줄 아는 안목을 갖추는 일이다. 이러한 안목을 길러 주는 것이 바로 공간 축과 시간 축에서 지식을 확산하는 일, 즉 교양을 갖추는 일이다. (14)

사고의 함정에 관한 지적은 우리가 인생 앞에서 깊은 고뇌에 빠져 있을 때 매우 유용한 길잡이가 된다. (32)

대가를 약속받으면 높은 성과물을 내려고 최대한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적은 노력으로 가장 많은 대가를 얻기 위해서 무엇이든 하게 된다는 것이다. 더불어 스스로 과제를 선택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자신의 능력과 지식을 향상시킬 수 있는 도전적인 과제가 아니라 가장 많은 대가를 받을 수 있는 과제를 선택하게 된다. (65)

인간이 이상으로 여기는 개인의 성장과 행복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분리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매사를 생각하고 느끼고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 더욱이 무엇보다도 꼭 필요한 것은 자신 그대로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데 용기와 강인함을 지니고 자아를 철저하게 긍정하는 일이다. -에리히 프롬 ‘자유로부터의 도피’ (88)

안다는 것은 그로 인해 자신이 변하는 것이다. (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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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독 2019-6 / 종교. 주역] 돈보다 운을 벌어라. 김승호. 쌤앤파커스. (2013)



2017년 다산초당의 명상인문학을 읽으며 알게 된 초운 김승호 선생의 책을 다시 만나게 되었다. 사회생활과 인간관계에 힘든 요즘, 지인으로부터 추천받은 이 책은 추천받은 여러 권의 책 중 가장 쉬운 책인 것 같아 먼저 읽게 되었는데, 기대 이상의 깨달음을 주는 책이었다.

20대 때에는 바깥으로 모든 기운을 소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사람 만나는 행위를 좋아해 늘 바깥을 헤매고 다녔다. 하지만 최근 1~2년 사이의 나는 원래부터 바깥 구경을 좋아하지 않았던 사람처럼 안으로 기운을 모으는 중이다. 고요한 이 시간을 마음껏 즐기고 있는데, 조금은 떠올라도 괜찮다고 조언해주는 이 책은 최근 읽고 있는 ‘아티스트 웨이(경당, 2012)’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한 책은 운을 나에게 모으라는 내용이고, 한 책은 자신이 가진 창조성을 깨우치고 따르라는 내용이다. 형식은 다르지만, 근본적인 방향은 겹친다. 지금 느끼는 표면적 문제에 집착하지 말고 좀 더 본질적인 가능성을 깨닫고 생각하게 하는 책. 이 책을 추천해준 지인에게 감사하고, 많은 사람과 함께 이 책을 읽고 나누며 운을 나와 우리에게로 끌어들이고 싶다.

운은 밖으로부터 온다. 사람을 만나야 미래가 있다. (32)

현실이 고통스러운 것은 현재 상황을 탈피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더 나아지려는 노력 속에서 그 고통을 딛고 일어나야 한다. (43)

행운은 귀한 성품을 가진 사람을 만나야 생기는 법이다. 사람도 가려 사귀라는 옛 어른들의 말씀에 깊은 뜻이 있는 것이다. (79)

풍천소축 : 말이 많으면 기운 또는 운명이 새어나간다. (89)

날마다 새로워지는 것은 운을 버는 것이다. (94)

1년 내내 별 볼일 없이 지낸 인생이라면 밖으로 나서야 한다. 하지만 반대로 요즘 들어 잘 나가는 것 같다면 더더욱 조심하고 자중하며 조용히 살아야 한다. 더 쉽게 이야기하면 이렇다. 인생의 봄이 오는 듯하면 조용히 살아야 하고, 가을이 오는 듯하면 열심히 나서야 한다. (117)

옛사람들은 ‘매사에 살얼음 밟듯이 하라’고 말했다. 이는 항상 미래를 경계하라는 뜻이다. 미래란 곧 운명이다. (153)

무인도에 혼자 살아도 온 세상을 존경하면 된다. 존경심이란 밝은 곳으로 걸어가는 마음이다. 계속 걸어가면 행운도 만난다. 사회가 존경심으로 가득 차면 나 자신부터 살기가 훨씬 수월해질 것이다. 존경심은 나도 살리고 남도 살리는 길이다. (181)

많은 사람과 함께 있는 것, 그 자체에 의미가 있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가면 그들로부터 생명의 기운을 받을 수 있다. 평생 한적한 곳에서만 사는 사람은 크게 좋은 운을 기대할 수 없다. (206)

매 순간 강한 의지를 품고 아름답게 행동하라. (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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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고 또 읽기/문학2019. 1. 30. 12:28


[완독 2019-5 / 소설, 중남미소설] 백 년의 고독 2. 가르시아 마르케스. 조구호 옮김. 민음사. (2000)

두 번째로 읽은 민음사 세계문학 전집이자, 두 번째로 읽은 노벨 문학상 수상작이자, 두 번째로 읽은 라틴아메리카 작가의 책이다. (첫 번째 민음사 세계문학 전집은 안나 카레니나(민음사, 2009)였고, 첫 번째로 읽은 노벨 문학상 수상작은 가즈오 이시구로의 ‘남아있는 나날’(민음사, 2010)이며, 첫 번째 라틴아메리카 작가의 책은 ‘오늘처럼 인생이 싫었던 날은(다산책방, 2017)’이다. -Tmi)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는 1927년 콜롬비아의 아라까따까에서 태어나 콜롬비아 대학에서 법률 공부를 하다가 정치적 혼란 속에서 대학을 중퇴하고, 기자 생활을 한다. 1954년 특파원으로 파견된 로마에서 본국의 정치적 부패와 혼란을 비판하는 칼럼을 쓴 계기로 파리, 뉴욕, 바르셀로나, 멕시코 등지로 떠돌며 유배 아닌 유배 생활을 했다. 그 사이 여러 책을 발표했고 1982년 ‘백 년의 고독’으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다. 라틴아메리카 대륙이 겪어야 했던 역사의 ‘리얼리티’와 원시 토착 신화의 마술 같은 ‘상상력’을 결합하여 새로운 소설 미학을 일구어낸 작가에게 세계의 문인들은 ‘마술적 리얼리즘의 창시자’라는 헌사를 바쳤다. ‘백 년의 고독’은 시한부 선고를 받은 소설이란 장르에 새로운 생기를 불어넣으며, 문학이 21세기에 다시 소생하는 것을 예비하는 작품이다. (책날개 참고)

비교적 빠른 시간 동안 읽었던 1권(약 2주)에 비해 책장을 넘기기가 힘들었던 2권(2주, 기간은 같지만 몰입한 시간의 깊이가 달랐다). 알 수 없이 반복되는 부엔디아 집안사람들의 무기력과 허무함, 무모함 때문이었다. 불편한 마음이 드는 부분도 많았지만, 책 마무리에 ‘마꼰도와 라틴 아메리카의 고독에 대한 탐구’를 읽으며 고개를 끄덕이며 힘겹게 넘겼던 책장을 덮을 수 있었다. 여러 시간대를 넘나드는 작가의 서술방식 덕분에 집중하지 않으면 이야기의 흐름을 놓치기 쉬워 책 맨 앞에 있던 가계도를 따로 적어두고 틈틈이 살펴보았다. 마지막 20장을 읽을 때 몰입도는 첫 장을 넘길 때와 비슷한 에너지였고, 왜 그렇게 시대를 넘나드는 복잡한 서술 구조를 사용하였는지 이해가 되면서 소름이 돋았다.

지금 이 시대를 사는 내가 이해하기 힘든 근친상간과 엄청난 성욕(?)을 지닌 부엔디아 가문의 남자들, 생존을 위한 능력치를 지닌 여자들, 그들에게 일어난 허무맹랑한 이야기들. 작가와 라틴 아메리카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면 책의 깊이를 좀 더 느낄 수 있으려나. 이 책을 다 읽은 누군가와 대화하고 싶어졌다. 이런 마음 덕분에 수많은 책모임이 만들어지고 유지되고 있나 보다.



아우렐리아노 세군도는 마꼰도를 건설하기 위해 산맥을 넘었던 호세 아르까디오 부엔디아의 엄청난 과단성, 무익한 전쟁을 이끌어 갔던 아우렐리아노 부엔디아 대령의 맹목적인 자존심, 가문의 생존을 보장하기 위한 우르술라의 무분별한 집요함을 지닌 채, 그렇게 단 한순간도 낙심하지 않고 페르난다를 찾아다녔다. (16)

그러나, 기적소리와 거친 숨소리로 인한 혼란으로부터 안정을 되찾은 주민들은 모두 길로 쏟아져 나와 기관차 위에서 손을 흔드는 아우렐리아노 뜨리스떼를 보았고, 예정보다 여덟 달이나 뒤늦게 마을에 처음으로 도착한, 꽃으로 장식된 기차를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많은 불안과 확신을, 많은 즐거움과 고난을, 많은 변화를, 재난을, 향수를 마꼰노에 실어날라야 했던 그 아무것도 모르는 노란 기차를. (36)

꿈을 꾸신 게 틀림없습니다. 마꼰도에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현재도 일어나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도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 여긴 살기 좋은 마을입니다. (157)

그리고 어느 곳에 있든지 과거는 거짓이고, 추억은 되돌아오지 않는 것이고, 지난봄은 다시 찾을 수 없고, 아무리 격정적이고 집요한 사랑도 어찌 되었든 잠시의 진실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항상 기억할 것을. (286)

가르시아 마르케스 자신이 ‘작가보다 마술사가 되고 싶었다’라고 했던 말은 그가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고 표현하기 위한 기재로 차용한 마술적 사실주의와 연관이 있을 법도 하다. 마술사처럼 하는 것, 즉 현실을 무한히 확대하고, 현실을 재해석하려는 그의 시도는 ‘백 년의 고독’에서 충분히 탐지되는데, 이 허구적 세계는 마치 창조주가 실제로 눈에 보이지 않거나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마술에 의해, 마술 속에서, 마술로부터 생성되고 파괴되고 있다. (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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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독 2019-4 / 사회과학. 비평 칼럼] 대리사회. 김민섭. 와이즈베리. (2016)

요즘 읽는 책 두 권이 묘하게 닿아있다. 한 권은 와세다 글쓰기 표현 강의(엑스북스, 2018)이고, 또 한 권은 대리사회(와이즈베리, 2016)이다. 연두색 표지색이 똑같고, 좋은 글쓰기가 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게 닮았다. 다른 점은 한 권은 직접적인 글쓰기 방법을 알려주지만, 딱히 와닿지 않고, 다른 한 권은 르포르타주의 형식(글쓰기책이 아님)으로 대리운전자로 사는 삶을 잘 쓴 글쓰기로 보여준다는 것이다.

남을 대신하는 사회, ‘대리(代理)사회’인 줄 알았는데 ‘대리’운전에서 나온 대리였다. 하긴 대리운전도 ‘代理’이긴 하지. 훈의 시대(와이즈베리, 2018)를 읽고 김민섭의 다른 책이 궁금하여 찾아 읽게 된 대리사회는 글작가를 업으로 삼고 싶지만, 경제적인 이유로 대리운전 기사로 밥벌이를 하는 저자의 삶이 담겨있다. 직업의 귀천을 넘어서서 좋은 글이 있다는 점에서 이 책 대리사회는 월간지 ‘작은 책’과도 닮아있다. 저자처럼 나도 나의 분야에서 글 잘 쓰고 싶다는 욕심이 마구 생기는 책이었다.

어쩌면 가족은 끊임없이 서로를 위한 ‘대리’로 살아가는 존재인지도 모른다. 나는 너를 위해, 너는 나를 위해, 우리는 너를 위해, 그렇게 끊임없이 주체와 대리의 경계를 넘나든다. 나는 아직 모든 가족을 주체로 두는 방법을 잘 모른다. 하지만 아내하고든 아이하고든, 조금은 더 많이 대화하려고 한다. 기꺼이 그들을 위한 대리의 삶을 살며, 그렇게 조금은 더 주체적인 인간으로 살아가고 싶다. (105)

갑과 마주하려는 을의 앞을 막아서는 것은 또 다른 을’들’이다. 그들은 한 걸음 물러서거나 밀려난 을에게 “너는 이제 더 이상 ‘우리’가 아니다”라고 말한다. 갑의 욕망을 대리하는 대리인간이면서도, 자신을 그 공간의 주체로 굳게 믿는다. 자신들이 괴물이 되었음을 누구도 알지 못한다. 그러나 분노는 주변의 을이 아닌 저 너머의 갑을 향해야 하고, 공고하게 구축된 시스템에 닿아야 한다. 모두가 돌아서서 갑과 마주하고, 대리사회의 괴물과 싸워나가야 한다. (178)

그 누구도 가르쳐준 바 없지만, 결국 우리는 한 걸음 뒤로 물러서야 한다. 밀려나기는 쉽지만 스스로 물러서기는 어렵다. 그것은 공간의 주체만이 할 수 있는 행위이고 절대로 패배가 아니다. 그러고 나면 시스템의 균열이 보다 선명하게 보인다. 그 균열의 확장을 통해, 그동안 자신의 욕망을 대리시켜 온 대리사회의 괴물과 마주할 수 있다. 그때부터는 ‘사유하는 주체’가 된다. 여전히 행동과 언어는 통제될지라도, 정의로움을 판단하고 타인을 주체로서 일으키는 힘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자신에게 강요되는 천박한 욕망을 거부할 용기를 얻는다. 우리 모두는 경계에 있다. 다만, 한 걸음만 물러설 용기를 가지면 된다. 대리인간으로 밀려날 것인지, 스스로 물러서고 다시 나아오는 주체가 될 것인지, 우리는 선택해야 한다. (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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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독 2019- 3 / 사회과학. 사회학] 행복은 자전거를 타고 온다. 이반 일리치 지음. 신수열 옮김. 사월의 책 (2018)

제주도에 사는 지인과, 지인의 지인을 응원하기 위해 무명서점에서 구매한 책 두 권 중 하나, ‘행복은 자전거를 타고 온다.’를 완독하였다. 무명서점이라는 공간에서 느꼈던 따듯함이나 뭉클함 덕분에 책 소유를 즐기지 않는 나인데 선뜻 두 권을 담아왔다.

*무명서점은 제주도 서귀포시 한경면에 있는 독립서점이다. ‘시, 사랑, 정치, 자연’이라는 4가지 주제로 큐레이팅 되어 있다. 주류출판사의 신작과 베스트셀러 위주로 전시되어있는 대형서점을 주로 찾는 사람이라면 색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무명서점에는 예스럽고 아리송한 가구들이 많은데, 주인장이 지인에게 기증받은 가구들이다. 부조화 속에서 조화를 이루는 공간을 살펴보는 재미가 있다. 제주 곳곳에 수많은 독립서점이 존재하지만,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이곳에 방문하기를 추천한다. 도심의 화려한 어느 서점에서도 느낄 수 없었던 기분 좋은 설렘과 따듯함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환경과 적정기술에 관한 관심, 자전거를 탈 때 느낄 수 있는 바람을 좋아한다. 이런 가벼운 호기심으로 이 책이 지닌 무게를 전부 이해하긴 어려웠다. 속도와 시간이 돈으로 환산되는 자본주의사회에서 수송산업이 지닌 부조리한 패러다임을 1인당 에너지 사용량과 총에너지 사용량으로 아주 친절하고 구체적으로 설명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용어 자체를 이해하기는 어려웠다. 끓는 냄비 속 개구리처럼 알면서도 행동하지를 못하는 우리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얇고 가벼운 무게의 책이지만 글자를 훑어낸 정도를 완독했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나의 이해가 조금 깊어졌을 때 한 번 더 읽어야겠다.

‘풍요로의 해방, 의존으로부터 해방.’

이 책에서 이반 일리치가 말하고자 하는 ‘풍요와 의존으로부터 해방’은 에너지 사용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환경, 경제, 관계 등 나와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을 포함하고 있다. 이해할 수 있을 듯 말듯 어려웠지만, 궁극적으로 무엇을 뜻하는지는 알 수 있었기에 좋은 스승님을 만난 기분이 든다. 이반 일리치의 그림자 노동(미토, 2005)을 다음 책으로 골랐다. 이 책 만큼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나의 무지를 한 덩어리 덜어낼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된다.

공간의 사회적 재구성을 통해 우리가 서 있고 걷고 생활하는 곳이야말로 세계의 중심이라는 것을 모든 이가 끊임없이 새롭게 경험하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여야 한다. (104)

에너지로부터의 해방은 가난한 이들에게는 돈이 별로 들지 않은 일이지만 부자들에게는 호된 비용을 요구한다. 하지만 수송체계의 속도 증가로 인해 교통이 멈추는 즉시 부자들은 더 높은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 (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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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고 또 읽기/문학2019. 1. 13. 20:22



[완독 2019- 2 / 소설, 중남미소설] 백 년의 고독 1. 가르시아 마르케스. 조구호 옮김. 민음사. (2000)

읽기의 깊이를 넓혀야겠다고 생각하던 중 지인에게 고전 몇 권을 추천받았다. 그중 덜 부담스러울 것 같은 책을 골랐는데, 가장 난해한 작품을 골랐다는 이야기를 듣고 긴장하며 책장을 넘겼다. 하지만 재미있게 책장을 넘길 수 있었던 이 책, 백 년의 고독. 아직 1권을 읽었을 뿐이지만 이 책에서 느껴지는 특징은 시간이다. 부엔디아 가문에서 100년 동안 벌어지는 이야기 같은 이 책은 시간의 흐름이 왔다 갔다, 복잡한 가족사 전개도 왔다 갔다 하는 와중에 반복되는 강렬한 느낌은 어떠한 상황에도 가정을 지키려 무한으로 노력하는 강인한 여성, 전쟁이나 다른 무엇에 빠진 남성, 되풀이되는 이야기들이 어떠한 상징성을 지니는지, 콜롬비아에서 벌어졌거나 작가의 어떤 경험에서 나왔는지는 알 수 없지만, 뒷 내용이 궁금해 책장을 덮기 어려웠으니 재미있는 소설임은 분명하다. 소설이 힘든 내게 의미 있고 재미까지 있는 책을 권해준 지인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2권을 펼쳐야겠다.

저자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는 1927년 콜롬비아의 아라까따까에서 태어나 콜롬비아 대학에서 법률 공부를 하다가 정치적 혼란 속에서 대학을 중퇴하고, 기자 생활을 한다. 1954년 특파원으로 파견된 로마에서 본국의 정치적 부패와 혼란을 비판하는 칼럼을 쓴 계기로 파리, 뉴욕, 바르셀로나, 멕시코 등지로 떠돌며 유배 아닌 유배 생활을 했다. 그 사이 여러 책을 발표했고 1982년 ‘백 년의 고독’으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다. 라틴아메리카 대륙이 겪어야 했던 역사의 ‘리얼리티’와 원시 토착 신화의 마술 같은 ‘상상력’을 결합하여 새로운 소설 미학을 일구어낸 작가에게 세계의 문인들은 ‘마술적 리얼리즘의 창시자’라는 헌사를 바쳤다. ‘백 년의 고독’은 시한부 선고를 받은 소설이란 장르에 새로운 생기를 불어넣으며, 문학이 21세기에 다시 소생하는 것을 예비하는 작품이다. (책날개 참고)




“친구, 한 가지만 얘기해 주게, 자넨 왜 전쟁을 하고 있는가?”
“왜라니, 친구. 위대한 자유당을 위해서지” 헤리넬도 마르께스 대령이 대답했다.
“그걸 알다니 자넨 행복한 사람이군. 난 말이야, 자존심 때문에 싸우고 있다는 걸 이제야 겨우 깨닫게 되었네” 그가 말했다.
“그것 참 안됐군” 헤리넬도 마르께스 대령이 말했다.
아우렐리아노 부엔디아 대령은 친구의 놀란 표정이 재미있었다. “그래. 하지만 어찌 됐든, 왜 싸우는지도 모르는 것보다야 더 낫지” 아우렐리아노 부엔디아 대령이 말했다. 그는 친구를 쳐다보다가 미소를 머금으며 덧붙였다.
“또 말이야, 자네처럼 그 누구에게도 아무런 의미가 없는 그 무엇을 위해 싸우는 것보단 더 낫지” (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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