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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독 14/과학,생물학]기생충이라고 오해하지 말고 차별하지 말고. 서민. 샘터. 아우름 25.

샘터 책은 전반적으로 가볍다. 그래서 관심이 덜한 분야나 장르의 책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다음 세대를 생각하는 인문 교양 시리즈’, 아우름 시리즈는 약 한 달에 1권 정도 출간되며 이번엔 기생충학자 서민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기생충 박사 서민이 월간 샘터에 기고하던 글을 묶어 책으로 내었다. 기생충에 대한 다양한 에피소드를 보면서 나도 기생충을 귀엽게 생각하게 되.. 진 않았다. 읽을수록 징그러워 손을 최대한 책에서 떨어뜨려 읽었다. 마치 책에 기생충이라도 있는 것처럼.




​기생충학은 기생충을 이용해서 인류에게 유익한 연구를 하는 곳이다. (54)



​기생충은 다른 동물에 빌붙어서 음식물을 얻어먹고 사는 생물체이지만 기껏해야 하루 밥풀 한톨 정도로 소식하는 생물체고 사람을 죽이는 일도 웬만해선 없다. 또한 인간의 몸에 살면서 알레르기를 비롯한 각종 면역 질환을 막아주고 있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60)



​기생충학과라는 이름을 ‘환경의생물학과’로 바꾼 곳도 있고 ‘감염생물학과’, ‘의동물학과’ 등도 기존 기생충학과가 변신한 결과물이다. (60)



이 책에 좀 더 끌림이 있던 건 2부, ‘기생충 박사의 시간’ 이었다. 요즘 글쓰기에 대한 중요성을 느끼며 이런저런 글을 쓰고 있는데 영 쉽지가 않다. ‘다른 사람의 말을 응용하여 매력적인 도입부 만들기’(138), ‘튼튼한 글 허리 만들기’(143), ‘여운을 주는 끝맺음’(147) 등 서민 박사가 나눠준 팁을 활용하여 블로그를 오랫동안 살려놓아야겠다.

그나저나 내일은 약국에 들러 기생충 약을 사 먹어야겠다.

Posted by 따듯한 꽃.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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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고 또 읽기/인문2018. 1. 24. 23:30




[완독 4/에세이] 집이 사람이다. 한유정. 박기호 사진. 인물과 사상사.
“모두 바쁘다고 하는데 무엇 때문에 바쁜가요? 대부분 돈을 벌기 위해서입니다. 돈은 왜 벌까요? 소비하기 위해서입니다. 돈을 덜 벌고 소비를 줄이면 시간이 생깁니다.”




​“어디에 사는지가 아니라 어떻게 사는지가 중요합니다.” (99)




첫인상을 신뢰하진 않지만 종종 어떤 책은 첫인상의 좋은 느낌이 끝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 이 책이 그렇다. ‘집이 사람이다’라는 심심한 제목은 ‘침대는 과학이다’, ‘나는 나고 너는 너다’처럼 단순하지만 자신감이 느껴져 마음에 든다. 집에서 풍기는 이미지로 그 집에 사는 사람을 알 수 있다는 이 책은 4가지로 분류된 36명의 사람들의 집과 삶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정말 소박한 집도 있고 근사하고 아름다운 집도 있다. 중요한 것은 그 집에 사는 사람과 집이 참 잘 어울린다는 것이다. 몇 년 전부터 - 그보다 훨씬 전 일 수도 있다. - 알려진 미니멀 덕분에 버리기 덜 사기, 단순하게 살기가 유행처럼 퍼지고 있다. 그놈의 ‘물건을 줄이기’는 미니멀의 몇 가지 방법 중 하나일 뿐, 핵심은 소박하고 단순한 삶, 이 책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부분과 일치한다.





​좋은 집이란 소박한 집이다. 필요한 것은 있고 불필요한 것은 없는 집에 들어섰을 때 “정말 좋은 집”이라는 감탄이 흘러나온다. (11)





소박한 집
시간이 쌓인 집
예술이 태어나는 집
공동체를 향해 열린 집

위의 네 가지를 좋은 집이라고 이야기한다. 나는 과연 이런 집에 살고 있을까? 너저분한 나의 공간은 뒤죽박죽인 내 머릿속과 닮아있다. 역시, ‘집이 사람’이었다. 작년에 일본의 주거에 대한 책 몇 권을 읽었다. 그 책들도 좋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의 삶이 담겨있는 이 책이 참 좋다. 무작정 버리기보다 나의 삶을 얼마나 담아낼 수 있는 집과 공간을 준비하고 싶다.




​문자로 기록되지 않은 사람들의 삶은 물건에 남는다. (87)




보통 책을 읽을 때 저자의 이력을 먼저 살펴보고 책 내용을 미리 상상하며 읽는 편인데 이 책은 나의 평소 습관을 잊을 만큼 책 내용 자체에 집중할 수 있었다. 집과 공간에 대한 흥미가 많은 저자 한윤정은 약 20여 년 동안 신문사 기자로 일한 만큼 필력과 객관적 표현도 참 좋았다. 로드아일랜드 스쿨 오브 디자인 출신의 사진작가 박기호의 사진도 참 좋았다. 잔잔하고 고요한 마음으로 읽기 적당한 책이다.

Posted by 따듯한 꽃.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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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독 5/어린이, 동시] 우리 속에 울이 있다. 박방희. 김미화 그림. 푸른책들.

어른의 시는 어려운데 동시는 쉽다. 그래서 종종 동시를 읽는다. 동화책이나 그림책이 주는 감동만큼 동시가 주는 감동도 좋다. 좋은 글엔 나이 제한이 없다. 적어도 나에게는.




​​시조는 신라 향가에 뿌리를 두고 고려 말기 부터 발달하였다. 700여 년의 전통을 이어 오면서 우리 삶의 애환을 노래한 겨례의 시이며, 3장 6구 12음보라는 틀 안에서 민족의 얼과 정서를 가장 잘 담은 예술 양식이기도 하다. (작가의 말)





우리 민족 고유의 정형시인 시조를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창작한 동시조를 쓰는 박방희 시인은 초등학생 때 동시조 교육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저학년 때 읽고 쓰기 교육이 시작되고 고학년까지 이어지게 하여 동시조를 발달시켜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저자의 말에 동감한다. 나의 어린 시절 일기장이나 수첩을 떠올려보면 동시 같은 글이 제법 많다. 시인의 그것처럼 아름답거나 훌륭하진 않지만 성인이 된 지금의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쓸 수 없을 것 같은 어린아이의 순수함과 기발한 천진난만함이 담겨있다. 동시조는 3장 6구 12음보라는 정해진 운율이 있기에 음악을 더하면 동요로 변신이 가능하다.

아이를 키우지 않는 사람으로서 요즘 아이들의 모습을 세세히 알 수는 없지만, 요즘 어린이들은 영어 공부를 위해 영어 노래를 즐겨 부르고 초등 중학년 이상이 되면 가요를 부른다. 특히 ‘오늘 밤 주인공은 나야 나’ 같은 구절은 6~7세 어린이들도 제법 잘 흥얼거린다. 시대가 바뀌었다고 이야기할 수도 있지만 어린이는 어린이다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시절 누릴 수 있는 것들을 누리고 지내야 속이 알찬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다. 나의 어린 시절을 떠올려보면 초등학교 6학년 때까지 동요를 즐겨불렀던 것 같다. 교실 앞에 나와 선생님의 풍금 반주에 맞춰 동요를 불렀던 기억이 난다. 어른의 가요처럼 세련되고 멋지진 않지만 그 시절 누렸던 그 감성과 감수성이 지금 내 삶을 이끌어주는 영양분이 된 건 분명하다.

동시조나 동요, 그림책, 동화책 등 어린이 문학이 폭넓게 발달하고 발전하길 바란다. 성인이 된 나는 아무리 노력해도 가질 수 없는 마음과 쓸 수 없는 분야의 문학이기에, 이런 귀엽고 재미난 동시조를 쓴 박방희 시인이 부럽다. 순수하고 아름다운 마음을 유지한 어른으로 살면서 글을 쓸 수 있는 선택받은 사람.




‘우리 속에 울이 있다.’
‘우리’라는 말에 ‘울타리’가 있어 우리 안에 속하면 안정감과 소속감을 느끼지만 우리 바깥에 있다면 소외되는 마음이 든다는 이야기의 동시조. 어린이를 위한 글이지만 결코 어린이만을 위한 글은 아닌 동시조의 운율과 그것을 잘 표현하는 위트 있는 글.
어린이와 함께, 따로 읽기에도 참 좋은 책이다.



Posted by 따듯한 꽃.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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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독 6/어린이, 과학] 위대한 실험과 관찰. HOW? 4, 화학의 아버지 라부아지에. 손영운 기획. 맹은지 글. 김대지 그림. 와이즈만북스.

그림책이나 동화책을 즐겨보는 어린이는 많지 않지만 ‘why’책을 즐겨보지 않는 어린이는 없다. 예림당의 효자책이자 과학 수학 한국사 세계사 등 어린이가 있는 집이라면 어디든 있는 ‘why’ 만화 시리즈. 그 인기에 힘입어 영재교육 전문 출판사인 와이즈만 북스에서 ‘중학생이 되기 전 꼭 알아야 하는’ 이라는 부제를 달고 시리즈물을 출간하고 있다.

그중 내가 읽은 것은 와이즈만북스에서 선보이는 how 시리즈 4번째, 화학의 아버지 라부아지에에 대한 책이다. 2천 년 동안 당연하게 믿었던, 아리스토텔레스가 만들어낸 4원소설을 부정한 화학자 라부아지에와 관계된 화학자들의 연구와 실험을 담고 있다.

라부아지에 한 사람에 대한 책이라기보다는 불의 연소와 공기, 물의 분해와 합성, 산소의 발견 등 라부아지에의 실험과 관계된 과학자들과 숨겨진 이야기를 ‘만화’라는 매개체로 소개하여 과학적 사실과 지식을 다 큰 성인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움직이면 왜 호흡이 가빠질까?’(112) 같은 일상생활에서 느낀 호기심을 과학자적 탐구심으로 실험하고 연구하여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들을 알아낸 이야기를 읽으며 과학이 우리 가까이에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중등교육을 접하기 전, 과학자의 연구와 관계된 이야기들을 HOW 시리즈를 통해 선행학습하고 나면 훨씬 수월하게 동기유발되어 학습에 몰입할 수 있을 것이다. 딱딱하고 재미없는 수학, 과학 등 순수 학문을 만화책을 통해 쉽고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는 이런 시리즈물이 출간되는 아동출판계를 응원한다. 최근 너무 많은 시리즈물이 출간되어 선택하기가 더욱 어려워졌지만 모두 양질의 출판물이길 바라본다.

Posted by 따듯한 꽃.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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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고 또 읽기/인문2018. 1. 24. 23:21

[완독 7/인문]단단한 독서. 에밀 파게. 최성웅 옮김. 유유출판사.

배울 거리, 곱씹을 거리가 많은 유유 출판사의 책을 정말 좋아하지만, 앞으로 당분간은 읽지 말아야 함을 깨닫게 된 책.
책을 좋아하고 많이 읽었다고 생각했지만 내가 읽은 것들은 ‘문학’이 아닌 ‘실용서’이기에, ‘지혜’가 아닌 ‘지식’이어서 뒤돌아서면 잊혀지는 가벼운 것이었다. 작년 이맘때 유시민의 ‘어떻게 읽을 것인가’를 읽으면서 다양한 책 읽기에 대해 알게 되었다. 올해 ‘단단한 독서’를 통해 다양한 장르의 책을 읽어야 함을 알게 되었다. 실용서나 해설보다는 진짜 책을 읽어야겠다.






19세기를 대표하는 프랑스의 인문학자. 그는 일반 명제나 전문적 연구보다는 개인, 개인의 예술가적 기질보다는 사상에 주목했다. 파게의 목표는 작품을 통해 나타나는 정신을 해설하는 것이었는데, 그 본질적 기능을 식별하는 데 누구보다도 탁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평생 인문학에 헌신한 그는 당대 누구보다도 성실하고 뛰어난 평론가로 인정받았다.

-느리게 읽기
천천히 읽는 게 불가능한, 느린 독서를 할 수 없는 책이 있다고 말할지 모른다. 그리고 실제로도 그러한 책은 존재하는데, 바로 우리가 읽어야 할 필요가 조금도 없는 책들이다. 느린 독서의 첫 번째 장점이 여기에 있다. 느린 독서는 애초에 읽어야 할 책과 읽어서는 안 될 책을 구분해 준다. (19)

-생각을 담은 책 읽기
진정한 지적 행복이란 바로 정신적 자유이다. 이 자유를 지키기 위해서는 앞의 행복한 두 사람과 같거나, 비슷한 거리를 두고 그 상태로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43)

-감정을 담은 책 읽기
조금 빠르게 읽어도 좋을 책이 있다면, 그것은 사람 영혼에서 나오는 감정을 재료로 삼는 작가의 책이다. (47)

-연극 작품 읽기
우리는 좋은 희곡을 읽어야 한다. (...) 작품을 읽으려면 우선 해당 작품이 극장에서 자주 상영된 것이어야 한다. (...) 작품을 눈으로 본다는 것은 우리가 극장에서 맞닥뜨리는 창의성을 좇는다는 말로,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작업이다. 진정한 극작가는 자기 작품이 무대에 올려지는 것을 보며 글을 쓴다. 그들이 대화를 주고 받으며 취하는 이런저런 행동을 미리 볼 수 있어야만 좋은 작품을 쓴다. 마찬가지로 독자도 자신이 읽는 작품이 마치 무대에 올려진 것처럼, 실제 배우들이 말을 주고받거나 대사를 읊조리는 것을 듣는 것처럼 봐야만 한다. (81)

-시인 읽기
크게 소리 내 읽거나 어느 정도 목소리 높여 읽는 것은 낭독이 아니라 귀로 듣고 이해하려는 목적이기에 다음과 같은 방법을 따라야 한다. 우선 구두점에 주의하여 시를 읽어야 한다. 숨죽여 읽을 때 놓치기 쉬운 마침표나 쉼표 그리고 세미콜론 등에 유의해야 한다. (109)

-난해한 작가 읽기
난해한 작가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내세우는 원칙에는 올바른 부분이 있다. (....) 첫째, 문학에서 모든 감각을, 적어도 모든 보편 감각을 배제하려 한다. 느끼기 어려운 희귀한 감정만을 용납한다. 둘째, 그들은 생각을 다루는 책에서 생각 외에는 생각에서 나온 그 어느 것도 이해하기를 바라지 않는다. (...) 다시 읽을 때 우리가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음을 알고 다시 천착해야 할 가치를 알 수 있어야 한다. 파고들면 파고들수록 우리가 그 풍요로움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는 작품, 문자 그대로 무궁무진한 작품이어야 한다. (146)

-조약한 작가 읽기
바보들의 책을 완전히 멀리할 필요도 없다. 우선 여기에는 일종의 카타르시스가 있다. (163)

-독서의 적
책은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읽어 나가야 한다. 그래야 단순히 작품이 좋은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작품이 내는 소리를 듣고 잘 이해할 수 있다. (173)

비판이란 계속해서 정신을 운동시켜 주는 행위다. 이는 우리 정신에게 무엇이 거짓이고 취약하며 형편없고 조약한지를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또한 거짓이고 취약하고 형편없고 조약한 것들과 그 덕분에 알게 될 진짜 아름다운 것들에, 그리고 비판하는 연습 없이는 얻지 못할 한없이 진실하고 아름다운 것들에 예민하게 반응할 수 있도록 해 준다. (187)

-비평가 읽기
텍스트와 비평을 병행하는 독서 습관은 거의 엉망진창인 것으로, 개중 특히 비평가는 읽고 작가는 읽지 않는 습관은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단호하게, 완전히 버려야만 한다. 그러한 습관은 자기 자신에게 치명적이다. 그것은 사람을 바보로 만들고, 문학적인 것들 사이를 신문 끄트머리에나 나올 정치적 기사나 인용하는 사람들로 채워 넣는다. (225)

-거듭하여 읽기
다시 책을 읽으면서 생기는 한탄을 조심해야 한다. 발견해서 얻는 기쁨이나 후회에 너무 자신을 내맡겨서도, 자기 자신을 조롱하면서 오는 즐거움에 빠져서도 안 된다. 그것은 우리가 우선 멍청했다고 전제하기 때문이다. (231)






Posted by 따듯한 꽃.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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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독 8/예술] 아티스트 웨이. 줄리아 카메론. 임지호 옮김. 경당.

두 번째 읽은, 아티스트 웨이.
시험공부를 위한 책 읽기를 제외하면 같은 책을 또 읽은 것, 재독은 처음이다. 처음 읽을 때와 마음가짐과 무게감이 많이 달랐다. 처음엔 확신이 없어 헷갈렸지만 설레는 느낌이 있었다. 두 번째엔 어떤 느낌인지 아니까 두렵지 않았지만 리더의 무게가 조금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처음 책을 읽고 과제를 할 때에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감정이 들었던 점은 신기하고 좋았다. 다른 책들도 재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두 번째가 힘들었던 이유는 처음 할 때의 부담감이 이어졌기 때문일 것이다. 나도 부족한데 함께하는 인원을 어떻게 이끌 수 있을까 고민했다. 처음보다 두 배로 늘어난 사람들을 내가 과연 어떻게 통솔할 수 있을 것인가가 많이 부담스러웠다. 아티스트 웨이는 책 한 권을 읽고 나누기를 하는 ‘보통의 책 모임’과는 많이 다르기에, 함께하는 팀원들과의 정신적인(?) 교류가 무엇보다도 중요하기에. 처음 4명의 합은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모두가 거의 끝까지 모든 과정을 함께했다. 함께하면서 의지도 되었고 힘을 많이 받았다. 그 과정을 통해 나를 제외한 3명이 정신적(?) 교류를 나누는 사이가 된 것이, 아티스트 웨이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에는 그보다 좀 더 많은 10명, 첫 멤버 3명과 함께 하긴 했지만 서로에 대해 알지 못하는 다른 이들과 어떻게 합을 맞춰갈지 난감했다. 리더로서 어떤 것에 신경을 써야 할지 감을 찾지 못했다. 각자 따로 노는 느낌이었고 뭘 해야 할지 어려웠다. 그래도 처음 6주 정도는 서로 으쌰 으쌰 하면서 잘 해나갔던 것 같다. 다들 의지가 보통 이상의 사람들이니 함께하는 에너지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이들에게 어떤 도움을 줘야 하는지, 난 뭘 해야 하는지 여전히 헤매고 있었다. 그러다 7~8주차쯤 아프면서 신경 쓸 수가 없었고, 다른 이들의 열정과 관심도 많이 떨어져 나갔다. 처음 경험에 비추어봤을 때 8주차가 두 번째 고비였는데, 그땐 4명 중 단 1명만 집중력이 흐트러졌을 뿐이었고, 다시 리듬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기도 했다. 이번엔 리더인 내가 흔들려서 잡아줄 수가 없었고, 절반 이상이 흔들렸고 포기해버렸다.

결과적으로 이번 아티스트 웨이를 완벽하게 마무리 한 사람은 한 명도 없다. 나를 비롯한 몇 명은 아티스트 데이트와 모닝페이지만을 이어가고 있지만 과제까지 완벽히 해낸 사람은 없다. 없는 것 같다. 8주 이후에는 감정을 교류한 사람도 적어 그들의 변화 상태를 느낄 수도 없었다.

두 번째 모임은 완벽히 실패했다.

두 번의 아티스트 웨이, 창조성을 키우는 12주 과정을 통해 나는 나와 비슷한 감정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는 위안을 얻었고, 내 감정 챙기는 팁을 얻었고, 좀 더 홀가분해지기도 했지만 모임을 이끌기로 했던 리더로서는 완벽히 실패했다. 그리고 그 경험은 아직까지도 나를 사로잡고 있다. 물론 그 과정을 참여한 사람들 각자 개인의 사정에 의해 힘든 시기를 보냈을 것이고 노력하고 싶었지만 어려웠을 것이다. 내가 내 뜻대로 아팠던 건 아닌 것처럼. 그래도 죄책감이 든다. 이 정도도 못하는데 뭘 해낼 수 있을까. 나 빼고 다들 잘하는구나. 등등 나의 자존감이 많이 바닥난 상태이다.

소홀했던 6주 이후의 과제들을 조만간 다시 꺼내어보고 싶지만 당분간은 책을 열어볼 용기가 나지 않는다. 지금 이 느낌은 첫 모임에서 나를 제외한 셋의 관계가 돈독해질 때에도 느꼈던 건데 이번엔 그 무게가 제법 무겁다. 나라는 사람의 한계가 여기까지인가 싶기도 하고.

그래도 남은 과제는 꼭 마무리하고 싶다. 그리고 함께한 사람들과도 감정 교류를 나누고 싶은데 이미 늦은 것 같다. 중간에 한 번쯤 만났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쉽다.

이것은 그들의 문제가 아니다. 내가 해결해야 하는 나의 문제일 뿐. 좀 어려웠고 좀 힘들었던 두 번째 아티스트 웨이. 돌파구를 찾고 싶은데 길이 막힌 것 같아 두렵다. 또 하나의 애증의 존재가 생겨버렸다.
아티스트 웨이 요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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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독 13/ 경제경영] 비즈니스 리모델링. 장효평. 새로운 제안.


이 책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 짧다. 마음먹고 읽으면 한 두 시간 안에 읽을 수 있다.
* 간단하다. 이 책과 저자가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단 몇 가지로 추릴 수 있다.
* 곱씹을수록 영감을 준다. 오랜만에 책을 읽으며 글로 쓰고,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메모하고 곱씹으며 돌파구를 찾게 돕는다.
* 수입과 노동이 비례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꼭 읽어야 한다. 이 책은 그 반대를 이야기한다.
* 정체기로 돌파구를 찾지 못한 자영업자, 창업자, 프리랜서, 직장인이라면 꼭 읽어야 한다.
* 창의적인 사람에게는 더욱 도움이 된다. 이 책은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하지 않는다. 자신의 업무와 비교하며 생각하고 생각해야 한다.
* 친절하지만 친절하지 않다. ‘비즈니스 리모델링’을 위해 이 책이 제시하는 건 단 몇 가지가 전부이지만 스스로 문제를 찾아 해결하고자 노력하지 않는다면 뻔한 경제 경영서처럼 느껴질 것이다.
* 전공자가 아닌 사람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그 외에도 할 말이 많지만 하지 않겠다. 이 책은 나 혼자만 알고 싶다. 숨겨두었다가 몰래 꺼내어 읽고 싶다. 현재 나의 상황과 맞물려 더욱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던 건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렇게 간단하면서도 쉽고 명쾌한 경영 관련 책을 본 적이 없다. 전문 서적은 너무 어렵거나 아니면 너무 쉽거나 둘 중 하나였다. 다른 사람들은 이 책을 어떻게 느낄지 궁금하다. 책을 읽으면서 오랜만에 다른 사람의 느낌이 궁금해졌다. 막막했던 안개가 갑자기 걷히는 기분이 들고, 해결 가능성이 느껴진다.
이런 시기에 이런 귀한 책을 읽을 수 있어서 다행이고 감사하다.













주인이 된다는 것은 통제권을 가진다는 것이다. 시간과 돈을 통제한다는 이야기다. 가격을 당신이 정한다는 것이고, 시간을 당신이 필요한 대로 쓴다는 것이다. (39)

최악의 경우, 그 짧은 기간 동안 수입이 줄어든 채로 지낼 각오 정도는 해야 한다. 그 정도 최소생활비는 준비할 수 있기를 바란다. (45)





거듭 말하지만, 이 과정은 당신이 철저히 시간과 도의 주인이 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는 것을 잊지 말기를 바란다. 통제권을 소유하는 것이며, 선택권을 가지는 삶이다. (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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