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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2018.03.10 12:06



파란색

얼마 전 레드 벨벳의 ‘빨간 맛’이라는 노래를 듣게 되었다. 아이돌 같은 건 내 삶에서 멀어진 지 오래라 주말 밤 텔레비전 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보게 되었다. 발랄한 여자아이들이 앵두나 딸기 모양의 액세서리를 하고, 빨간색 니트, 하얀 테니스 치마, 하얀 반타이즈 같은 걸 입고 빨간색 포인트 반지도 꼈던 것 같다. 축 처지고 가라앉은 지금의 나와 너무도 다른 모습을 지닌 젊고 밝은 여자아이들의 공연을 한참이나 넋 놓고 바라보았다. 평소 내 취향은 아니었지만, 그날따라 젊음과 밝은 에너지를 가진 그들에게 작은 위로를 건네받은 기분이 들었다.

많은 사람이 사랑하는 색에서 빼놓을 수 없는 파랑, 빨간색, 흰색 그중 나는 파란색을 좋아한다. 자주 쓰는 아이디에 ‘blue’가 들어가고 파란 아이템을 많이 가지고 있다. 생각해보니 한글 ‘파란색’이 가진 어감보다는 ‘blue’가 가진 어감, 약간 쓸쓸하고 우울하고 가라앉은, 약간 신비스러운 그 느낌을 좋아했던 것 같다.

지금 짧은 글을 쓰면서 글자에서 느껴지는 느낌과 그 단어를 소리로 바꿀 때 귀로 느끼는 느낌, 머릿속에 떠올릴 때 느껴지는 느낌이 조금씩 다르다는 걸 느꼈다. 무언가를 생각할 때 나는 머릿속에 간직한 추억 같은 이미지를 떠올리나 보다. 그래서 파란 기운을 가진 내가 ‘빨간 맛’이라는 밝고 화사한 노래를 듣고 기운을 받은 것처럼. 요즘은 뭐든 즉각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일들이 많아 예전처럼 사색하고 생각하고 넋 놓는 시간이 많지 않다. 그래서 예전보다 업무시간이 훨씬 적은 편인데도 자유 시간이 적게 느껴진다. 짧은 글쓰기 시간을 통해 단어 하나를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어 요만큼의 여유 부림이 좋다. 이 루틴을 오래 간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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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따듯한 꽃.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