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언제부터 지금이고 언제부터 옛날인지 모르겠지만 옛날보다 지금 남들에 대해 많이 의식하게 되어버렸다. SNS 같은 실생활 노출을 즐기면서 누군가를 계속 의식할 수밖에 없는 공간을 내 의지로 이용하고 있기도 하지만 예전만큼 끈끈하지 않은 요즘의 관계 덕분에 남을 더 의식하며 지내면서 나도 함께 끈끈하고 싶은데 어렵다. 뭐든 쉬운 게 있을까만은.
새로 만난 누군가와도 잘 지낼 수 있을 거란 내 생각이 자만이었나, 나 빼고 서로서로 끈끈해 보이는 모습을 보면 알 수 없는 관계에 허탈하다. 그때 그 사람도 나고, 지금 이 모습도 나니까 의식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과 상황을 즐겨야 하는 것도 알고 있는데, 나만 빼고 돌아가는 모습이 아리송하다. 노력해도 안 되는 건가? 노력의 초점이 틀린 건가? 문제가 뭐지?
관계에 대한 고민을 계속하는 건 나의 삶이 좋은 방향으로 가는 중이니 심각해질 필요 없이 고민하며 살아가면 될 테고, 쓰기나 읽기에 대해서는 움츠러들거나 멈추거나 고민하지 말자.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해 읽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로부터 당당해지고 싶고, 읽고 싶고, 쓰고 싶고, 내 안에 가득 차 있는 기운을 분출하고 싶고, 그렇게 함으로써 좀 덜어내고 싶은 마음에 쓰고 읽는 거지, 누군가의 동정이나 공감을 바라고 쓰는 건 아니니까. 아직 그 정도의 단계에 이르지 못했으니까 앞선 고민은 내려두자. 이전보다 읽고 쓰기가 쉬워진 것은 사실이고, 이전엔 하고 싶은 만큼 마음껏 했다면 요즘엔 시간 조절을 하며 하는 중이니.
이렇게 생각하면 별것 없는데 왜 SNS 안에서 누군가의 반응이 없는 것에 집작하게 되는지 모르겠다. 나도 관심에 목매는 사람이었나. 늙어서 외로워진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