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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고 또 읽기/사회 과학

[북 리뷰] 식량, 무엇이 문제일까. 김택원. 동아엠앤비 (2020)

[2020-25 / 청소년, 인문사회] 식량, 무엇이 문제일까. 김택원. 동아엠앤비 (2020)

몇 년 전 총균쇠를 읽으며 환경과 식량 자원에 대한 호기심이 커졌다. 야생 식물 종자들이 자의 또는 타의로 계량되거나 인간들이 편의와 이익을 위해 변종을 만들어내는 종자 전쟁이라는 생소한 개념도 알게 되었다. 단순히 먹고사는 행위 외에 내가 미처 알지 못하는 넓고 깊은 세상에 살고 있음을 새삼 깨닫는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여 환경 자원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식량 자원과 관련된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 ‘식량, 무엇이 문제일까’는 대학에서 과학사를 전공하고, 동아 사이언스의 기자, 편집자로 활동하다가, 과학 관련 공공기관의 홍보 커뮤니케이션 사업을 지휘하고 있는 저자 김택원의 신간이다. 취재차 들린 네덜란드 출장 중에 첨단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방식의 농업을 보면서 식량과 미래의 농업 문제에 관심을 두게 되어 이 책을 집필하였다고 한다. (책 소개 참고)

생태계가 안정성을 유지하는 비결은 다양성에 있다. 환경이 변화하더라도 새로운 환경에서 살아남는 종이 있기에, 전체 종이 소멸하지 않고 유지될 수 있는 것이다. 혹시 어느 한 종이 사라지더라도, 이내 다른 종이 빈자리를 메운다. 농작물도 마찬가지다. (139)

‘10대를 대상으로 쓰인 사회 교양서’이지만, 성인이 읽기에도 무난한 교양서적이다. 아니, 감수성과 사고력이 자라나는 10대들이 꼭 읽었으면 하는 책이다. 인류의 역사에서 식량이 차지하는 크고 작은 사건들과 극복 과정들을 서술하고 있는데, 잘 만들어진 잡지를 읽는 듯 쉽고 흥미로운 데다가 복잡하지도 않다.

우리의 일상과 밀접할수록, 익숙할수록 문제 상황이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식량 문제도 마찬가지다. 아무 문제없어 보이지만, 대량 생산, GMO, 비료, 환경오염, 기후변화 등 해결해야 할 문제 투성이다. 이 책은 그런 부분들을 쉽고 명쾌하게 설명한다. 학교에서 토론 수업으로 다루어 많은 사람이 의식적으로 이런 책을 읽어 식량 문제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해볼 수 있기를 바라본다.

투입 요소를 줄여 이익을 극대화하는 경제적 행동이 결국은 환경을 보호하는 셈이다. (193)

가장 흥미로운 내용은 4부, 네덜란드 농업을 소개하는 부분이다. 오줌싸개 동상만 떠오르는 풍차의 나라 네덜란드가 농업 강국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땅에 심고 물 주며 잘 자라나길 바라는 게 농사의 전부가 아님을 알게 되어 나의 무지를 다시 한번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고, 우리나라도 선진국의 기술을 들여올 수 있다면, 농약이나 성장촉진제 따위 없이 길러진 작물을 먹고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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