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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독 56 / 인문] 작은 집을 권하다. 다카무라 토모야. 오근영 옮김. 책 읽는 수요일. (2013)

대화는 ‘내가 누구인가를 찾는 것’을 가능하게 해준다.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기 위해서는 자신이 아닌 인간에 대해 알아야 한다. 그것이 자기중심의 시야에서 떠나 세상을 이해하는 법이라고 그녀는 강조한다. (176)


어떠한 경로로 읽기 시작한 것인지 기억나지 않는 이 책은 최근 읽은 ‘작은 집’에 대한 종착점이자 시작점과도 같은 책이다. 작고 가벼움 덕분에 들고 다니기 편해 쌓여있는 책 탑 중 먼저 시작한 이 책은 글에 담긴 무게와 깊이 덕분에 가장 오래 사색하며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의 저자 다카무라 토모야는 일본 법률이 정한 주택 규모에 미달하는 세 평 남짓 규모의 자신의 집을 지었고, 그 경험을 담아 ‘B라이프’라는 웹사이트와 책을 출판했다. 그리고 ‘스몰하우스’라고 불리는 집을 짓고 사는 사람들을 취재하면서 그들의 삶을 성찰한다. (책날개 참고)

이 책에 등장하는 6명의 사람이 ‘스몰하우스’에 사는 이유는 최근 유행하는 미니멀리즘이나 자연주의 또는 경제적인 이유처럼 단순하고 간단하지 않다. 그들의 삶의 철학이나 가치들이 ‘스몰하우스’에 맞닿아있을 뿐, 하나의 유행이나 사회적 현상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모든 것을 다 갖춘 공간은 아니지만, 꼭 필요한 것은 가진 공간, 스몰하우스. 아직은 미국과 일본에 국한된 이야기이지만 조만간 우리도 자연스럽게 추구할 수 있는 삶의 방향이 되기를.







우리는 어느 순간 내가 있는 바로 이곳을 중심으로 세계가 펼쳐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남들은 절대로 알 수 없는 기억과 경험과 상상의 세계, 당장에라도 폭팔할 것 같은 자유, 그리고 그것들을 묶어 한 인간으로서의 동일성을 유지하고 있는 ‘자아’라는 존재를 문득 깨닫는다. 동시에 그 자아를 억압하고 사고 형태를 획일화하려는 외부의 압력과 내적인 세계 따위는 없다는 듯 내 주위에 접근하고 있는 거대한 사회의 존재를 감지하기도 한다.
그러한 사회에 항거하듯이 어린이는 종이상자로 아지트를 만들고 어른들은 스몰하우스를 만드는 것이다. 우리가 폐쇄적인 작은 공간을 통해 얻는 저 신기한 감각은, 보호받고 있다는 동물적인 이유보다도 오히려 너무나 당연한 나머지 평소에는 신경 쓰지도 않았던 자신의 의식과 정면으로 마주하는 데서 오는 게 아닐까. 스몰하우스가 우리에게 제공하는 가장 소중한 것은, 바로 그것이다. (154)





생활을 간편하게 꾸려가고자 할 때 가장 어려운 건, 무엇이 자신의 행복과 연결되는가를 깊이 따져보고 그 이외의 불필요한 것에서 벗어나는 일입니다. 나는 적당히 기울어진 지붕과 그늘을 만들어주는 차양을 좋아했어요. 그것이 바로 내 행복을 이어가게 해주는 것이었죠. (44)

‘소유한다’는 것은 곧 필요할 때 언제라도 사용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그런데 지금과 같은 세상은 언제라도 거리로 나가면 필요한 서비스는 거의 모근 면에 있어 준비되어 있다. 개인이 반드시 소유해야 할 물건으로서의 의미가 희박해지고 있는 것이다. (71)

Posted by 따듯한 꽃.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