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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2018.03.15 09:59



오늘도

몸의 기운이 예전 같지 않다. 날씨 같은 자연의 미묘한 변화를 읽을 수 있을 만큼 맑은 기운을 가졌다고 생각해왔는데 요즘은 전혀 느낄 수 없다. 무언가로부터 오염된 것 같다.
이런 변화를 느끼며 오늘도 평소와 같은 하루를 시작한다. 몇 개월 전까지는 커피를 내리면서 명상 비슷한 걸 했었지만 요즘은 사과를 깎고 당근을 자른다. 아침에 먹는 사과가 우울한 마음을 내려놓는 데 도움이 된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밤새 비가 왔는지 바깥이 촉촉이 젖어있다. 예전의 나라면 습도와 빗소리, 평소와 다른 분위기로 비의 기운을 느꼈을 텐데, 오늘은 직접 창밖을 본 후에야 알 수 있었다. 나만이 가진 무기라고 생각했는데 내 기운이 사라져가는 게 아쉽다. 맑은 기운을 끌어올릴 수는 없을까? 조금이라도 되찾고 싶은데. 이런 기운과 상관없이 오늘도 시간은 흐른다. 유칼립투스와 한 화분에 둥지를 튼 튤립 두 송이가 어느새 꽃을 피웠다. 난 아직도 겨울 코트와 양모 스웨터를 입고, 스카프를 두르고 출근하는데 봄이 코앞까지 성큼 와버렸다. 혹독한 겨울을 보내서인지 이번 봄이 낯설다. 겨울이 지속될 것 같았는데 이젠 봄, 벌써 봄이다.

봄의 기운을 맞이하여 며칠째 쇼핑 중이다. 코트와 비타민을 샀고, 물광 크림을 샀다. 태블릿 피시를 하나 더 사고 싶은데, 통장 사정 덕분에 2주 후로 미뤄두었다.

오늘도 어제와 내일과 똑같은 하루지만, 지나 가버리고 나면 잊혀지는 어떤 하루지만 아플 동안 놓치고 있던 나의 어떤 기운을 기억해냈다는 점에서 소중하고 특별한 하루다. 단 15분 동안이지만 무언가를 기록하기 위해 무언가를 떠올리는 작업은 소중하다. 차 한 모금을 마시고 남은 하루를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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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따듯한 꽃.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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