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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고 또 읽기

[북 리뷰] 놀이는 쓸데 있는 짓이다. 앤절라 핸스컴 지음. 오필선 옮김. 목수책방. (2019)

[2021-25 / 좋은부모, 놀이] 놀이는 쓸데 있는 짓이다. 앤절라 핸스컴 지음. 오필선 옮김. 목수책방. (2019)

좋아하는 출판사인 목수 책방이 우리 동네로 이사 왔다. sns로 매장 이전 소식을 듣고 기쁜 마음으로 달려갔다. ‘월세가 만만치 않을 텐데,우리 동네 같은 젠트리피케이션이 한창인 상업적인 공간에서 책방으로 오랫동안 살아남을 수 있을까’ 같은 생각으로 이제 막 출간한 ‘놀이는 쓸데 있는 짓이다’를 사 왔다. 그게 벌써 2년 전이다. 


그 사이 코로나가 찾아왔고, 책방은 다른 곳으로 이전했다. 나름 동네의 자랑이었는데, 아쉬웠지만 책방 운영 상 어쩔 수 없었을 것이다. 아쉬움 가득한 마음으로 2021년 여름에서야 책장을 넘겼다. 과연 놀이는 필요한 것이었고, 이런 유의미한 책을 출간하는 목수 책방이 우리 동네에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아쉬워졌다.

책의 저자 앤절라 핸스컴은 소아 작업치료사로서 자연에 기반한 아동 발달 프로그램인 팀버누크(timbernook)의 설립자이다. 옮긴이 오필선은 대안학교 교사이자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놀이’는 야외, 즉 자연에서 이루어진다. ‘자연에 방치’가 아닌, ‘자연 속에서 탐색’을 뜻한다. 교사나 어른의 개입이 최소한으로 아이들 스스로 도전하고 성취하면서 얻는 경험,  발도르프 교육과 닮아있다.

교사로서, 어른으로서, 부모로서 아이들에게 놀이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있지만, 안전이나 교육 등의 필요와 핑계로 인하여 압력과 제한을 많이 가하고 있음을 느꼈다. 요즘 아이들의 한계-집중력 저하, 체력 감소, 허약함, 나약함 등은 어른들이 만약을 가정한 두려움으로 만들어놓은 경계 덕분에 생겨난 것이 아닐까. 적당한 도전을 충분히 경험하고 자라난 어른으로서 아이들에게는 관대하지 못한 과한 안전선을 만들어낸 것은 아닌지 반성하게 되었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내용이지만, 무심코 내가 한 행동들이 아이의 행동이나 사고를 막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마음이 무거워졌다. 자연 속에서 아이 스스로 경험하고 사고할 수 있도록 어른으로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지 고민하게 되는 책이다.


활동적 자유 놀이는 아이의 감각과 운동 기능의 발달에 필수적이다. (66)

건강한 운동과 감각 기술, 사화-정서적 기술과 인지 기능 발달을 관통하는 일관된 맥락이 있다. 그 흐름이 어딘가에서 막히면, 아이가 다양한 위험에 처할 수 있다. 친구와 어울리기, 학교에서 집중하기, 감정 조절하기, 상상력 발휘하기에 이르기까지 그 범위의 폭은 넓으며, 신체적 부상 위험이 높아지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그리고 그 전형적인 원인은 바로 이런 기술을 연습하여 숙달할 기회의 부족에 있다. (112)

꼼지락거리고 건들거리고 몸을 비비꼬는 행동은 아이들이 하루 종일 충분히 움직이지 못할 때 보이는 전형적인 신호다. (125)

놀이에서 궁극적 자유는 그만둘 자유다. (137)

아이의 온 감각을 깨워 튼튼히 키우려면 일상적으로 바깥 놀이를 할 수 있어야 한다. (196)

감시하는 어른 없이 미지의 낯선 환경에서 홀로 서려는 욕구는 아이가 자기 방식으로 세계를 탐구하고 그 안에서 적응하려고 하는 본능의 발현이다. (sendseter and kennair 2011, 269p) (219)

쉬는 시간을 유연하게 활용하기만 해도 아이의 학습과 감각 능력, 행동에 두드러진 변화가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창의력과 감각을 깨울 만한 놀이 공간과 넉넉한 시간을 확보하고, 아이의 모든 행동을 통제하려는 조바심을 접어 두기만 하면 된다. (275)

모든 학습 능력은 영유아기의 다양하고 풍성한 감각 경험과 운동 경험의 산물이다. (ayres 2000) (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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