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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고 또 읽기/사회 과학

[책 리뷰] 우주의 역사, 최대한 쉽게 설명해 드립니다. 박재용. 이화북스. (2021)

[2021-23 / 과학, 교양과학] 우주의 역사, 최대한 쉽게 설명해 드립니다. 박재용. 이화북스. (2021)


수년 전 곱씹어 읽던 코스모스 덕분에 ‘우주 속에 먼지처럼 작은 나’라는 존재에 대하여 생각해본 적이 있다. 그때의 설렘을 다시 느껴보고 싶어 선택한 이 책, ‘우주의 역사, 최대한 쉽게 설명해 드립니다.’ 는 사단법인 변화를 꿈꾸는 과학기술인 네트워크(ESC) 과학문화위원회 의원이자, 과학저술가, 과학 커뮤니케이터인 박재용의 신간이다. 저자는 과학과 과학의 역사, 사회에 대한 글을 쓰면서 강연을 하고 있다.

박재용이라는 저자가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처럼 쉽고 재미있게 우주에 관해 설명할 수 있을까? 그만큼 재미있을까? 같은 호기심과 코로나로 벌어진 현상도 어쩌면 지구가 겪어온 수많은 사건 중 하나일 뿐이라는 생각으로 책장을 넘겼다. 결과적으로 괜찮은 선택이었다.

우주의 시작에서부터 현재 인간의 삶에 이르기까지 거대한 역사를 통틀어 ‘빅 히스토리’라고 부른다. 빅 히스토리는 단순히 과학, 역사로 분류할 수 없다. 지구의 역사에 관련해서는 지질학, 고 지질학, 해양학, 기상학 등이 요구되고, 생명의 역사와 관련해서는 생물학, 고생물학, 화석학, 분자생물학, 진화학, 유전학 등이 필요하다. 인류의 역사와 관련해서는 당연히 역사학, 경제학, 사회학 등이 요구된다. (6)

들어가는 글과 목차만 봐도 마음이 웅장해진다. 저자 박재용은 어마어마한 분량의 이야기를 참 쉽고 깔끔하게 정리했다. 이 책은 우주의 탄생, 빅뱅에서부터 시작된다. 별의 탄생, 태양계, 지구의 탄생, 고생대, 중생대와 신생대, 문명 이전의 인류의 역사, 근대, 현대, 20~21세기로 구분되어 정리하고 있다. 아련한 저 멀리에서부터 순식간에 나의 세상까지 다가와 준 책의 흐름 덕분에 몰입력이 상당하다. 교양 수준의 가벼운 깊이 덕에 부담감도 적다.

저자가 거대한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부담스럽거나 어렵게 느껴지지 않는다. 나 역시 인간 중심으로 사고하는 인간이기에 인류의 역사 부분이 가장 쉽고 재미있게 읽혔고, 이 세상의 모든 생명체는 경쟁과 진화하며 살고 있다는 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환경에 적응하고 진화하는 생명의 자연스러운 모습이라는 점. 경쟁이 힘들고 서툴러 이따금 회피하길 원하는 건 잘못된 행동이라는 것도 깨달았다.

경쟁과 진화 없이 살아남은 생명체는 없었다. 이성으로 비관하고 의지로 낙관하라. (…) 인류 전체의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하더라도 살아가는 동안 최소한 이 문제들에 대해 우리 각자가 해야 할 몫은 어떻게든 찾아내 보자는 뜻이 아닐까. (268)

광활한 우주 속 미미한 존재인 나의 시야가 조금 넓어졌다고 확신한다. 사소한 감정에 일희일비하던 작은 나에게 넓고 공허함과 신비로움을 주는 이 공간, 지구, 우주에 속해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가끔은 떠올리며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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