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2 / 경제경영] 기로에 선 한국경제. 김부겸. 이찬우. 최영록. 정국교 공저. 매일경제신문사. (2021)
2020년은 코로나의 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모두에게 가혹했다. 알 수 없는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한국경제는 도약의 가능성도 보여주었다. 이 책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한 한국경제의 새로운 활로 모색을 위해 경제 관료, 기업인, 노동 전문 변호사들이 토론한 내용으로 만들어졌다.
‘기로에 선 한국경제’라는 제목도 강렬하지만, 이 책의 첫인상은 유명 인사의 추천사였다. 정세균 국무총리, 이재명 경기도지사,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치를 잘 알지 못하는 나조차도 들어본 적이 있는 세 명의 추천사를 보면서 ‘얼마나 대단한 책일까?’, ‘얼마나 영향력 있는 관료일까?’ 궁금했는데, 과연 대단한 이력을 가진 저자들이었다.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자 전 국회의원, 이찬우 한국개발연구원 초빙 연구위원이자 전 기획재정부 차관보, 최영록 현 세무사이자 전 기획재정부 세제실장, 정국교 현 사단법인 부국 포럼 이상이자 전 국회의원으로 구성된 4명의 저자는 2020년 한국경제의 현 상황의 여러 문제를 정리하고 있다.
경제 성장 시스템 붕괴를 계층 및 세대 간 갈등 심화, 몰락하는 제조업, 일자리 위기 및 양극화, 코로나 확산으로 인한 패러다임의 변화 등 여러 방향으로 제시한다. 경제 이슈로 다뤄지고 있는 기본소득제에 대한 논의, 사회적 이동을 보장하는 고용과 노동시장 정책 마련에 대한 이야기도 다루고 있다. 디지털 시대의 산업정책 방향과 새로운 교육 방향, 금융산업의 질적인 성장, 저출산 고령화에 대한 대응, 지역 균형을 위한 자율성과 혁신, 그리고 거시 경제정책과 코로나 이후의 경제 사회적 변화를 다루고 있다.
저자들이 바라보는 시선의 범위가 너무나 광범위해서 마치 대통령 선거 공약을 보는 것 같았다. 수많은 정보가 담겨있는 신문을 읽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다양한 자료 덕분에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했지만, ‘한국 경제 자체가 문제다.’로 읽혀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경제서에 ‘교육’ 부분이 한 챕터로 구성되어있다는 점이 의미 있었다. 특히 공교육의 질적 수준을 높이기 위해 제시한 구체적 방법이 흥미로웠다. ‘교육전문대학원 졸업생은 임용시험 없이 1~2년간 수습 교사로 배치하고, 수업능력이 좋은 경우만 정식 교사로 채용하여 시험보다는 수업능력이 좋은 인재를 선별해서 채용해야 한다. (237)’, ‘교원 자격 정기 갱신제를 도입하여 부자격자에 대한 검증도 주기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237)’ 같은 내용이 실제 이루어진다면 공교육에 긍정적이고 발전적인 변화가 이루어질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제도 자체를 바꾼다는 것은 말이 쉽지, 이미 공무원이 된 집단에서 이상적인 제안이 실현 가능성이 있는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노동과 재화가 전부인 줄 알았던 경제활동 이면에 너무 많은 이해관계가 얽혀있다는 것을 살아가면서 알게 되었다. 코로나를 겪으며 나 혼자 살아남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함께 잘 살기 위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 점에서 현 상황의 여러 문제점을 되짚어주는 이 책은 의미 있는 책이다. 소상공인으로서 모든 부분을 공감할 순 없었지만(노동자의 고용 관계 같은 내가 알고 있는 소소한 부분), 거시적 관점에서 들여다봤을 때는 어느 정도 공감할 수 있었다. 이 책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이슈와 대안이 실현 가능하다면 좋겠지만, 이익집단 사이에서 생기는 의사 결정은 순수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모두 함께 잘 살기 위해, 모두에게 선한 영향력이 이끄는 쪽으로 갈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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