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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고 또 읽기/경제 경영

[북 리뷰] 파타고니아,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 이본 쉬나드. 이영래 옮김. 라이팅하우스. (2020)

[2021-05 / 경제경영] 파타고니아,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 이본 쉬나드. 이영래 옮김. 라이팅하우스. (2020)


바로 버리는 것이 아니라 재사용하는 일은 적절한 이유에 따라 행해졌을 때 우리 자신의 존엄을 표현하는 사람의 행동이 될 수 있습니다. (12)

공영방송 KBS 는 이따금 자극적이지 않으며 잔잔하고, 유익한 프로그램을 제작한다. 몇 년 전 ‘영수증’이 그랬고 요즘 방영하는 ‘북유럽’이 그렇다. 주말 낮 우연히 텔레비전을 보다가 평소 관심을 가져본 적 없던, 하지만 유명한 김미경 강사가 추천한 ‘파타고니아,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이라는 책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내게 ‘파타고니아’는 관심 밖의 비싼 아웃도어 브랜드 이름에 불과했었다. 김미경 님은 이 책을 읽으며 환경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고 하셨다. ‘어쩌면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업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책장을 넘기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 이본 쉬나드는 전설적인 등반가, 서퍼, 환경운동가이자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파타고니아 인 코퍼레이티드의 설립자 겸 소유자다. 어릴 적부터 등반을 좋아하던 그는 1957년 암벽 등반 장비를 설계하고 제조하는 ‘쉬나드 이큅먼트’를 시작으로 사업가의 길을 걷게 되었다. 사업가로서 영역을 넓히며 1972년 의류 사업을 시작하였다. 환경 위기에 대한 해법을 모색하는데, 적극적으로 사업을 이용하기 시작했고, 매출의 1%를 자연환경 보존과 복구에 사용하는 ‘지구세’를 도입하기도 했다. 이 책은 2005년에 쉬나드가 출간한 직원들을 위한 경영 철학 매뉴얼이었지만, 그 후 10년간 파타고니아가 이룬 사업적, 환경적 성과와 앞으로 100년간 해야 할 일을 정리한 10주년 개정 증보판이다. 파타고니아는 2019년에 UN 지구 환경대상 기업가 비전 부문을 수상했으며, “우리는 우리의 터전, 지구를 되살리기 위해 사업을 합니다.”라는 사명 선언문을 바탕으로 지금도 자연과 스포츠 야생성을 지키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책날개 참고)

책을 읽으며 이본 쉬나드의 추진력, 엉뚱함, 정직함에 반했다. 사업가로서 성장하는 과정이 멋지게 느껴졌다. 하지만 같은 시기 60~70년대의 대한민국에서 가능한 움직임일까? 아니, 현재 대한민국의 어떤 사업가가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 같은 의문이 생겼다. 이본 쉬나드라는 선한 영향력을 가진 사람이 ‘미국에서 태어났고, 백인이면서 남자였기에 가능했던 일이 아니었을까?’ 같은 자격지심이 생겼다. 사업이라는 건 운도 필수 요소인가보다. 아무튼 70년대부터 이미 환경을 생각하며 올바른 방향성을 제시하며 사업하는 사람들 덕분에 조금이나마 환경을 생각하는 사업가들이 많아졌기를 바라본다. 그러한 가치 있는 움직임을 응원하기 위해 조만간 파타고니아 옷 한 벌 장만해야겠다.

한계를 넓히려고 노력하고 한계를 초월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살지만, 한계를 넘어서는 안 된다. 자신의 본분을 알아야 한다. 자신의 장점과 한계를 알고 분수에 맞게 살아야 한다. 사업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본분을 잊고 ‘모든 것’을 가지려고 할수록 기업은 파멸로 빠르게 다가선다. (126)

우리에게는 상정하고 있는 고객 이미지가 있다. 고객이 똑똑하다고만 상정하는 것이 아니다. 고객이 쇼핑을 재미로 하지 않으며, ‘삶을 돈으로 사는 것’을 원치 않으며, 삶을 허접한 쓰레기로 만들지 않고 보다 깊고 단순하게 만들기를 원하며, 공격적인 광고의 표적이 되는 데 지쳤거나 무관심하다고 가정한다. (255)

사업에 대해서 생각하다 보면 내가 싸워야 할 가장 큰 문제가 ‘안주’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385)

나는 모든 일에서 달인이 되는 길은 단순함을 향해 노력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복잡한 기술 대신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다. 많이 알수록 필요한 것은 적어진다. 나 자신의 삶을 단순하게 만들려는 미미한 시도들을 통해 나는 보다 단순하게 살아야, 혹은 그렇게 살기로 선택해야 정말 중요한 모든 면에서 빈곤하고 결핍된 삶이 아닌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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