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독 2019-22 / 인문, 철학]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야마구치 슈. 김윤경 옮김. 다산초당. (2019)
아티스트 웨이(경당, 2012)와 법정 스님의 일기일회(문학의 숲, 2009), 알랭 드 보통의 불안(이레, 2005)을 제외하고 오랜만에 재독 하는 책
이 책이 얼마나 좋았는지에 대한 글은 지난번 리뷰에 썼으니 이번엔 다른 시선으로.
https://ahmu.tistory.com/m/258
1. 재독에 대하여
막연하게 책장을 넘기다가 첫독과 재독의 의미에 대한 의문이 생겼다. ‘지난 읽기에서 부족했거나 더 알고 싶은 부분을 곱씹어 읽는 행위’가 재독이 아닐까? 그렇다면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앞으로 넘겼다, 뒤로 넘기기를 반복했다. 이러한 행위는 ‘재독에 대한 나의 책임이나 무게를 내려놓는 행위’가 되었다. 뭐든지 과한 의미부여를 하는 내게 꼭 필요한 것.
2. 함께 읽기
오랜만에 한책 같이 읽기 모임에 참여했다. 2017년 12월 카프카의 변신 이후로 처음이다. 리더님이 미리 공유해준 질문에 대해 생각해본 후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이 닮은 건지, 비슷한 기운의 사람들이 모인 건지 모르겠지만 시간 가는 줄 모르게 1시간 반을 보냈다. 시간이 모자랐고, 다음 모임도 기대된다.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첫독 때엔 생각지 못했던 여러 장면이 떠올랐다. ‘이래서 사람들이 철학책을 보는구나’ 싶었다. 그동안의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3. 제목에 대한 물음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모임에 참여하기 전까지는 물음표였다. 좋아하는 사람에겐 필요하지만, 모두에게 필요하진 않다고 생각했다. 모임을 마치고 이 글을 쓰는 지금은 분명 도움이 된다는 확신이 생겼다. 아는 만큼 보이는 것, 아는 만큼 이해할 수 있고, 아는 만큼 변화할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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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혁신을 일으키기 위해 일을 한 것이 아니라 반드시 구체적으로 해결하고 싶은 과제가 있어서 일을 했다. (13)
창조성을 발휘하여 리스크를 무릅쓰고 나아가는 데는 당근도 채찍도 효과가 없다. 다만 자유로운 도전이 허용되는 풍토가 필요하다. 그러한 풍토 속에서 사람이 주저 없이 리스크를 무릅쓰는 것은 당근을 원해서도 채찍이 두려워서도 아니다. 그저 단순히 자신이 그렇게 하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69)
자유에는 견디기 어려운 고독과 통렬한 책임이 따른다. 이 고독과 책임을 감당하고 견디면서, 더욱이 진정한 인간성의 발로라고 할 수 있는 자유를 끊임없이 갈구함으로써 비로소 인류에게 바람직한 사회가 탄생하는 법이다. (87)
사람의 일생에서 ‘우발 사건’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95)
자유롭다는 것은 사회나 조직이 바람직하다고 여기는 가치를 손에 넣는 게 아니라, 자신이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는 일이다. (97)
안다거나 이해한다는 것은 ‘바뀐다’는 뜻이다. (163)
내시균형(176)
1. 결코 자신이 먼저 배신하지 않는다.
2. 좋은 녀석이지만 상대가 싸움을 걸어오면 되받아친다.
3. 상대가 다시 협조로 돌아오면 협력한다.
반취약성(198)
사람을 하나의 기업으로 생각할 때, 이 사람의 대차대조표는 그 회사에서 나오는 순간 극히 취약해진다.
가능한 한 젊을 때 많은 실패를 맛보는 것, 여러 조직과 커뮤니티를 경험하면서 인적 자본과 사회 자본을 한 장소가 아닌 분리된 여러 장소에 형성하는 것. 중요한 것은 인적 자본과 사회 자본의 축적이다.
반드시 분명한 목적지가 정해져 있지 않지만 이곳은 위험할 것 같으니 일단 움직이자. (...) ‘도망친다’는 딱히 명확한 행선지가 정해져 있지 않지만, 어쨌든 이곳에서 벗어나겠다. 를 뜻한다. 이 마음 자세가 스키조프레니아형 인간의 특질이다. (241)
의지가 되는 것은 사태의 변화를 인식하는 센스, 우연에 대한 직감, 그뿐이다.
위험하다고 느끼는 안테나의 감도와, 도망칠 결단을 내릴 수 있는 용기다. 사람들은 으레 착각하곤 하는데, 도망치는 것은 용기가 없기 때문이 아니다. (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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