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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고 또 읽기/문화 예술

[북 리뷰] 예술가의 생각. 레오나르도 다빈치 외 지음. 시슬리 마거릿 파울 비니언 엮음, 이지훈 박민혜 옮김. 필요한 책. (2020)

[2020-31 / 예술, 미술에세이] 예술가의 생각. 레오나르도 다빈치 외 지음. 시슬리 마거릿 파울 비니언 엮음, 이지훈 박민혜 옮김. 필요한 책. (2020)


미대 재학시절, 나만의 영감 노트가 있었다. 작업하다가 잘 풀리지 않을 때, 머릿속에 맴도는 생각들을 당장 그릴 수 없으니 글로 적어두었다가 나중에 그림으로 풀어내기도 하고, 내 작업에 대한 깊이를 더하고 싶을 때 사용하던 노트이다. 일기장과 별도로 적어가던 수첩, 거의 모든 예술가가 작가 노트를 사용하고 있었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학부를 졸업하고 순수미술에서 멀어지면서 영감 같은 건 원래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삭막한 삶을 살고 있다. 미술 언저리에 있는 직업군으로 살아왔지만, 당장 먹고살아야 할 업무를 처리하기만 해도 바빴다. 학교 다닐 적만큼 순수하게 미술 그 자체에 몰입하는 시간은 더는 없었다. 내겐 생계가 중요했고, 더 작가 같은 창의적이거나 엉뚱한 생각 같은 것도 떠오르지 않게 되었다.

오랜만에 예전의 내가 그리워 선택한 책, ‘예술가의 생각’은 고전 미술의 대가들의 창작 노하우와 비밀 같은 것들을 적은 기록물이다. 예술가의 작품에 대한 성찰의 기록물을 저자 시슬리 마거릿 파울 비니언이 한 권으로 엮어냈다. 화가와 조각가들이 그들의 삶과 시간의 전형으로 작가가 주고받은 편지나 일기, 작업 노트 등에 기록된 것들을 14가지의 주제로 구분하여 정리해놓은 이 책은 예술가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작업을 하는지 궁금한 사람, 예술적 영감을 떠올리는 데 도움을 받고 싶은 사람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책 중간중간 명화가 삽입되어 있는데, 본문과 그림이 어떤 관계로 그 장에 들어가 있는지 수수께끼 하는 기분으로 책장을 넘겼다. 간략한 설명이 덧붙여졌다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미술 전시장을 관람할 때 벽에 쓰여 있을 만한 의미 있는 기록물들을 한데 엮어 만든 책이라 글자 수가 많진 않지만, 그 의미가 가볍지 않아 좀처럼 쉽게 책장을 넘길 수는 없었다. ‘화가들의 생각 요약정리 판’ 예술가의 생각 훔쳐볼 수 있는 재미있는 시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