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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고 또 읽기/어린이 문학

[북 리뷰] 매미가 고장 났다고? 푸른 동시 놀이터 엔솔러지 제3집. 강나래 그림. 푸른 책들. (2019)

[2019-73 / 어린이. 동시] 매미가 고장 났다고? 푸른 동시 놀이터 엔솔러지 제3집. 강나래 그림. 푸른 책들. (2019)


환경, 평등, 교육, 인성 등 의미 있는 어린이 책을 출간하는 푸른 책들 보물창고 출판사에서 동시 농사(?)를 정리하는 푸른 동시 놀이터 엔솔러지 제3집을 출간했다. 2018년 1월부터 2019년 8월까지 ‘푸른 동시 놀이터’ 블로그에 38명의 기성 시인들이 신작 동시로 모였고, 5명의 새로운 시인들이 신인 추천작으로 함께하여 100편에 가까운 동시 모음집이 만들어졌다.

 


어른의 시선으로 동시를 읽으며 요즘 작가들이 바라보는 아이들의 감성과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환경, 입시(공부) 같은 내가 어릴 적에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던 주제들의 동시도 있어서 과연 우리가 사는 공간이 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시는 어렵지만, 동시는 좋다. 정확하게는 동시조를 좋아한다. 이해하기 쉽고, 맑고, 함축적인 의미까지 담겨있어 가볍지만 깊이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기대하고 넘긴 이 책은 동시 작가들을 위한 결과보고서 같다. 좋은 음식도 한꺼번에 많이 먹으면 탈이 난다. 작가 소개나 그 동시를 쓴 이유 같은 걸 알지 못 한 체 마냥 읽고 있다 보니 동시 작가들이 서로를 격려하기 위해 만든 출판물 같은 느낌도 든다.

 


어린 시절 내게 동시란 일기 쓰기 숙제를 하기 싫을 때 때우는(?) 용도였다. 일주일에 3~4번씩 써야 하는 일기를 쓰기 싫을 때 짧고 쉽고 감정을 요약하는 글을 쓰는 희열이 있었나 보다. 일기장 속에 등장하는 동시가 제법 많았다. 동시라고 이야기하기 부끄러울 만큼 내용은 유치하고 오글거리지만, 그 시절 나도 동시를 즐겼던 것 같다. 요즘 아이들이 동시를 대하는 방식은 나의 어린 시절과 다른 것 같다. 요즘은 일기 쓰기 숙제 자체가 많지 않다. 더 다양한 할 일과 과제들로 요즘 어린이들은 바쁜 하루를 보낸다. 그리고 나선 핸드폰이나 패드 속 영상에 심취하여 새로운 세상을 탐험한다. 어린 시절 내게 동시 쓰기란 그 시절 내가 즐기던 상상 놀이터였다. 동시를 즐기는 즐거움을 아는 어린이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읽을거리를 찾아 읽고 싶고, 무겁고 두꺼운 건 싫을 때 한 두 편씩 읽으면 좋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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