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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고 또 읽기/어린이 문학

[책 추천] 오늘부터 국수 금지. 제이콥 크레이머. K-파이 스틸 그림. 윤영 옮김. 그린북. (2019)

[완독 2019-40 / 유아. 그림책] 오늘부터 국수 금지. 제이콥 크레이머. K-파이 스틸 그림. 윤영 옮김. 그린북. (2019)

밀가루 음식을 못 먹는 사람은 있어도 안 먹거나 싫어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중 가장 맛있는 국수, 오늘부터 국수가 금지라니, 정말 말도 안 된다는 강렬한 궁금증으로 책장을 넘긴 이 책은 ‘유아’ 분류에 속해있는데, 과연 4~6세들의 유아가 읽을 수 있나 싶을 만큼 두꺼운 책장과 글밥, 그리고 어른 세상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어른의 시선으로 글과 그림이 적절하게 버무려진 재미있는 책으로 읽었는데, 아이들도 나와 비슷한 깊이와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까?

잘난 체하는 캥거루들과 국수광 코끼리(+그의 친구들)의 소소한 갈등과 모험 이야기이지만, 백인 위주의 주류와 제3세계 국의 관계 같기도 하고, 집단 이기주의를 실천하고 있는 주류에 속해있는 사람들과 보통 사람들의 인종, 인권, 지위, 차별 등 사회 현상을 빗대어 표현한 것 같기도 하다.
국수광 코끼리와 그의 친구들이 재미있는 국수 면발을 뽑아내는 모습에 통쾌했지만, 다른 여러 사건들이 떠올라 마음이 먹먹해지기도 했다. 그림책이라고 해서 유아로 구분 지어지는 의미 없는 책의 구분법이 마음에 들진 않지만, 어린이들도 재미있는 그림책을 통해 불공평을 극복하는 방법과 용기를 읽을 수 있다면 세상이 조금 나아지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글작가 제이콥 크레이머의 글의 분위기와 그림작가 K-파이 스틸 그림의 분위기가 아주 잘 맞아서 더 좋았고, 그들의 다른 작품도 찾아보고 싶다.

정의는 우리 모두를 위한 것이지, 잘난 체하는 캥거루들을 위한 게 아니에요. 지금 당장은 제 말이 터무니없이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언젠가는 당신들도 틀렸다는 걸 인정하게 될 거라고요!

법이 불공평할 땐
어길 줄도 알아야 해!
다 같이 새로운 법을 만들 거야.
맛있는 국수를 같이 나눠 먹을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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