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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고 또 읽기/인문

[책 추천] 나는 초민감자입니다. 주디스 올로프. 최지원 옮김. 라이팅하우스. (2019)

[2019-59 / 인문. 교양심리학] 나는 초민감자입니다. 주디스 올로프. 최지원 옮김. 라이팅하우스. (2019)



유난히 민감한 나 때문에 ‘나는 왜 이럴까?’, ‘나만 왜 이럴까?’ 같은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예민하지 않은 척, 당당한 척, 괜찮은 척도 해보고, 심리 관련 책도 읽고, 상담도 명상이나 요가 같은 운동도 열심히 한다. 다양한 경험 중 좋았던 건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다. 오롯이 혼자 무언가를 하는 시간이 나를 충전하고 있음을 알기에 항상 어느 정도 혼자만의 시간을 확보하려고 노력하고, 꾸준한 운동도 필수다. 나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로부터 ‘늘 바쁜 사람’이라는 취급을 당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내 마음가짐 유지였기에 행복하게 살기 위해 나만의 고요한 시간을 확보하려 언제나 노력한다. 가장 쉽고 빠른 도움은 책을 읽는 것이다. -1년에 2~3권은 읽는다.- ‘우울한 나를~’ ‘여성 심리학~’ 과 같은 제목의 책을 꽤 많이 읽었다. 나의 관심사가 누적되어 알려지는 게 싫어 책을 구입하거나 도서관 대출 기록으로 남기진 않는다. 오프라인 서점이나 도서관 책장 근처에 앉아 읽는다. 그렇게 읽은 심리 관련 서적 중 최근 나를 가장 위로했던 책은 ‘센서티브(다산 3.0, 2017)이다. ‘예민해도 괜찮아.’라는 이야기를 내게 건네던 이 책은 2017년 베스트셀러로 많은 마음 여린 사람들로부터 관심을 받았다. 그러고 나서 몇 권 더 읽었고, 올해 나의 마음을 가장 위로하는 책은 바로 이 책 ‘나는 초 민감 자입니다.’이다. 센서티브가 마음을 토닥이는 글이었다면, 이 책은 좀 더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근거를 기반으로 한 분석으로 왜 내가 민감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 자라났는지, 민감한 사람들의 유형에 대하여, 그리고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에 대하여 서술하고 있다.




저자 주디스 올로프(judith orloff)는 정신과 전문의이자 ucla의 임상교수이며 뉴욕타임스 선정 베스트셀러 작가이다. 2004년 발표한 ‘포지티브 에너지’에서 타인의 긍정적인 에너지를 빼앗는 사람을 ‘에너지 뱀파이어’라고 최초로 명명하기도 했다. 자신도 초민감자라고 칭하는 올로프 박사는 정통 의학, 심리학, 영성, 객관적 치유와 에너지 의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을 통합해서 hsp와 초민감자를 전문적으로 진료한다. (책날개 참고)



‘예민’ 또는 ‘민감’이라는 한 단어로 퉁치는 감정선을 다양한 유형으로 구분한다. 초민감자는 신체적, 정서적, 직관적, 텔레파시, 예지적, 꿈, 식물, 지구, 음식, 성, 동물 초민감자 등 다양하게 분류되며 여러 유형 중 하나, 혹은 그 이상에 속할 수도 있다. 각 유형의 사람들은 좀 더 예민한 부분이 있으며, 과부하 되어 폭발하지 않기 위한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다. 나를 인정하고 이해하고 방어하고 대비하여 내가 가진 성격적 특징을 강점으로 승화시키기 위한 다양한 대비책을 제시한다.



어릴 적 ‘은하철도 999’나 ‘2020 우주의 원더 키디’ 같은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무서워 눈을 질끈 감곤 했던 기억이 난다. '독수리 오 형제'를 보며 눈물을 흘렸고, '베르사유의 장미' 역시 마찬가지다. 당최 눈물이 나올 장면이 아닌데 눈물을 흘리던 내 모습이 부끄러워 감정이 북받치는 상황을 일부러 피했던 적도 있다. 애니메이션도 무섭고 슬픈데 영화나 드라마는 오죽했을까. 그런 약하고 작은 내 모습이 불편했는데, 내가 초민감자였기에 타인의 감정에 쉽게 물들어서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걸 알게 되니까 모든 상황이 이해가 된다. 유난스럽게 나만의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던 내가 결코 유난스러운 게 아니라 나를 지키기 위한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는 것. 이런 나를 내가 이해해야 한다는 것. 책에 나온 모든 사례가 내 이야기였고, 마음이 힘이 들고 지칠 때마다 꺼내 읽고 싶은 책이다.





어린 시절에 정서적 혹은 신체적 학대받은 경험은 성인이 된 후 민감성에 영향을 준다. 우울증, 자기애적 성격 장애가 있는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는 자상한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보다 자연스럽게 발달하는 튼튼한 보호막이 손상됐을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성장한 아이들은 일반적으로 자기가 가족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느끼며, 민감성을 중시하지 않는 더 큰 세상에 가서도 자신을 투명 인간처럼 취급한다.(24)



다른 사람들처럼 스트레스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법을 학습하지 못한다. 감각에 과부하가 걸리는 임계점이 지극히 낮기 때문에 성난 사람이나, 소음, 밝은 빛처럼 유해한 자극에 쉽게 동요된다.(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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