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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고 또 읽기/어린이 문학

[책 추천] 자유 자유 자유. 애슐리 브라이언. 원지인 옮김. 보물창고. (2019)

[완독 2019-17 / 어린이. 사회. 인권] 자유자유자유. 애슐리 브라이언. 원지인 옮김. 보물창고. (2019)



오랜만에 원두를 갈아 커피를 내리고 오전의 여유를 누린다. 자유란 무얼까. 네이버 국어사전은 자유를 ‘외부적인 구속이나 무엇에 얽매이지 아니하고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상태’라고 정의한다. 어쩌면 내가 이생에서 바라는 삶 자체가 자유인 것 같다. 하고 싶은 걸 하고 싶을 때 할 수 있는 자유.

차분한 이 시간 오롯이 홀로 앉아 나만의 여유를 누리며 이런저런 끄적임과 읽기, 그리고 소소한 어떤 일을 하며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나만의 방식을 쌓아가는 삶. 매일 즐기고 있던 거지만 새삼 감사한 마음이 든다. 이렇게 자유로움을 누려도 되나, 이렇게 하고 싶은 것만 하면서 살아도 되나, 이렇게 행복해도 되나.

어젯밤 읽은 그림책 ‘자유 자유 자유’는 1800년대 중반에 쓰여진 노예 관련 문서를 바탕으로 글과 그림을 만든 애슐리 브라이언의 그림책이다. 20대의 나를 생각하게 만든 영화 ‘모나리자 스마일(2003)’, ‘헬프(2011)’ 그리고 얼마 전 개봉한 ‘그린북(2018)’까지. 흑인의 인권과 평등에 관한 문제는 가라앉아있던 나를 부글부글 끓어오르게 만든다. 다수의 백인이 만들어온 처참한 인권침해, 말도 안 되는 생각도 강자라고 생각되는 다수에 속하게 되면 얼마나 한심한 판단을 하게 되는지. 링컨, 마틴 루서 킹, 등 그나마 뜻이 있는 몇몇 위인의 도전과 노력 희생으로 지금의 문화가 만들어졌지만, 아직도 세상 곳곳엔 불평등이 존재한다.

단일민족국가로 불리는 우리나라, 내가 사는 주변에도 생각보다 가까운 곳곳에 다양한 이유로 다양한 인종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의식적으로 ‘너와 나는 평등하다’라는 생각을 갖지 않으면 나와 다름이 어색하거나 불편하게 느껴진다. -이런 부분에서는 1800년대 다수 백인의 마음이 이해되기도 한다.- 하지만 흑인 인권 불평등 같은 일을 다른 곳에서 또 벌어지게 할 수는 없다. 내가 그들의 자유를 보장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나와 다르지만, 나와 같은 인간이라는 점은 인정해야 한다.

지금 내가 누릴 수 있는 이런 소소한 자유는 나보다 먼저 살아온 분들의 도전과 노력, 희생으로부터 얻게 된 것이니 더욱 감사한 마음이 생기고, 이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하고 싶은 직업을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는 삶, 읽고 쓰는 걸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삶,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살고 싶은 마음. 자유는 나만 누릴 수 있는 게 아니다. 나도 너도 우리 모두 동등하게 누려야 하는 것. 나와 다르다고 해서 무시하거나 차별하지 않는 것. 금전적인 성공도 바라지만, 자유와 행복이 우리 모두의 가장 근원적인 꿈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어른의 시선으로 이 그림책을 무겁고 마음 저리며 읽었지만, 아이들은 어떻게 읽을지 궁금하다. 다 큰 어른인 내가 읽기에도 충분히 깊이 있고 아름다운 책이었다. 보물창고 출판사의 ‘사회탐구 그림책’은 사회 곳곳의 현상들을 탐구하고 그 바탕으로 쓰여진 책으로 ‘자유 자유 자유’가 7번째 책이다. 보물창고의 아동·청소년 문학 기획팀인 ‘마술 연필’의 다른 책도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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