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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독 103 / 어린이, 그림책] 나의 지도책. 사라 파넬리. 김산 옮김. 소동출판사. (2018)

단순하고 간단하지만 읽을 때마다 다르게 생각하고 느낄 수 있는 감동 거리가 있다는 것. 그것이 내가 그림책을 좋아하는 이유이다. 성장이 멈춘 어른이지만, 때마다 그림책을 찾아 읽는다. 좋은 그림책은 영감을 떠오르게 하고,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준다. 나쁜 그림책은…. 글쎄, 나쁜 그림책은 읽어보지 못한 것 같다.

‘나의 지도책’의 지은이 사라 파넬리는 2006년 여성 그림작가로는 처음으로 영국 왕실에서 수여하는 왕실 산업디자이너(RDI)로 선정, 2015년에는 《나의 지도책》으로 미국 아동문학협회 피닉스 그림책 상을 받았다. (책 소개 참고) 종이나 장식물 등을 붙이는 콜라주 기법으로 만들어진 이 책은 화려한 색감과 아기자기한 그림과 손글씨를 쓴 이선미님의 낙서 같기도 한 캘리그라피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

잔뜩 기대를 안고 책장을 넘겼지만, 살짝 당황했다. 기승전결 같은 동화 이야기가 아니라 한 장면 한 장면 독립적인 그림 이야기들이 펼쳐져 있었다. 수수께끼 같은 짧은 글과 숨은그림찾기 같은 화면 곳곳을 꾸미는 그림들은 어른의 시선으로 분석하며 읽기엔 너무 어려운, 다른 수준의 책이었다. 그렇게 두 세 번 책을 읽다 보니 ‘벌거벗은 임금님’이 생각났다. 나는 이해하지 못했지만, 피닉스 그림책 상을 받은 그림책이니까 분명 멋진 책이겠지? 그렇다면 나도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고, 감동적이라고 이야기해야 하는 건가 잠깐 고민도 했다.

그런 걱정도 잠시뿐, 아이들과 함께 독후 활동을 해보았다. 그림책 독후 활동은 어린이들이 책을 읽으며 느낀 감정을 바탕으로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어내는, 교육자도 교습자도 즐거운 활동이라고 생각하기에 아이들과 종종 함께하곤 한다. 좋은 그림책 속에 숨겨져 있는 이야기들은 어른보다 아이들이 훨씬 즐겁게 읽어낼 수 있는 건지 아이들은 기대보다 훨씬 즐거워했고, 수수께끼도 숨은그림찾기도 이어지지 않는 독립적인 그림들도 모두 감탄하며 즐거워했다.

어린이의 시선에 맞춰 아기자기하게 만들어낸 사라 파넬리의 그림책을 어린이가 아닌 어른이 읽기엔 다소 난해하고 어려운 건 분명하다. 하지만 긴장감이나 무게감 같은 걸 내려놓고 잠시 아이로 돌아간 듯 즐기면 그 속에 몰입할 수 있을 것이다.

어른으로서 긴장감을 내려놓기, 그림책을 대하는 또 한 가지 이유가 생겼다.



Posted by 따듯한 꽃.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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