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독 53 / 어린이, 그림책] 곤충 만세. 시 이상교. 그림 이혜리. 미세기출판사(2011)
마음의 여유가 없을 땐 그림책이고 뭐고 잘 들어오지 않는데, 삭막하게 굳어있는 요즘의 나를 오랜만에 미소짓게 해준 이 책, 곤충 만세.
‘그림이 있는 동시’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는 이 책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 ‘곤충’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총 16가지 곤충 이야기를 시인 이상교는 글로, 일러스트레이터 이혜리는 그림으로 곤충의 특징을 절묘하게 표현하고 있다. 이를테면 개미를 보고 글 작가는 ‘우스운 일 있어도 허리 잡고 데굴데굴 구르며 까르르 깔깔 웃어대지 마라. 그러잖아도 가느다란 허리 똑, 끊어질라!’(5)라며 잘록한 허리를 잡고 신나게 웃는 개미에 대한 글을 쓰고, 그림 작가는 그 개미에게 허리띠와 신발과 단추를 선물해주었다.
그림책에서 중요한 건 글 작가와 그림작가의 협업이다. 둘의 센스가 겹치지 않되 서로 보완할 수 있어야 그림책이 돋보인다. 글 작가, 그림 작가 어느 하나가 더 돋보인다면 그림책의 묘미는 반감된다. 글 작가의 쉽고 재미난 글도, 그림 작가의 표현 센스도 돋보인다. 그림이 재밌어서 한 번 읽었는데, 글의 묘미도 좋아 두 번 읽게 된다.
제목에 호기심이 생겨 도서관에서 빌려 왔는데 읽고 나서 바로 서점에서 주문하였다. 소장가치가 충분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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