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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독 78 / 사회과학, 정치] 위험한 민주주의. 야스차 뭉크. 함규진 옮김. 와이즈베리. (2018)

러셀은 우리의 섣부른 미래 예측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만약 과거에 일이 잘 풀렸다고 해서 그 원인을 이해하려 들지 않는다면, 우리는 순진한 닭과 같은 꼴일 것이며, 미래에도 계속 잘될 것이라고 낙관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닭이 언젠가 세상이 끝장나리라고 예상하지 못하는 것처럼, 우리도 앞으로 닥칠 변화들을 알 수 없을 것이다. (25)


‘위험한 민주주의의 저자 야스차 뭉크(yascha mounk)는 포퓰리즘의 부상과 민주주의의 위기에 관한 연구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학자이다. 그는 폴란드 부모에게 독일에서 태어났고, 현재 하버드 대학에서 정치 제도를 강의하고 있다. (책날개 참고)

이 세상에서 벌어지는 가장 흥미로운 일은 아마도 ‘정치’가 아닐까. 한 번 맛보면 절대 놓칠 수 없다는 권력이라는 것을 두고 누구의 편에 설 것인지, 어떤 관점을 취할 것인지 자신 혹은 우리의 이익을 위해 치열하게 싸우는 그것. 우리나라에서도 6월 13일에 치러진 지방선거로 지난 정권을 심판하려했지만 아리송한 부분도 있었다. 민주주의의 약점을 이용하여 눈에 보이지 않는 한 표의 흐름을 장악하려는 정당과 선거 관계자들의 눈치 싸움 덕에 한 시민으로서 질려버렸다. 누구든 당선된 사람이 바르게 일해주었으면 하는 바람 뿐이다.

박근혜 정권 이후 정치에 관한 관심이 커졌다. 현직 교사모임인 교양 사회 교사연구회에서 만든 ‘쓸모 있는 인문 수업 정치학’(이름북, 2018)은 학창시절 교과로 배운 정치에 대한 깊이를 넓힌 기분이다. ‘위험한 민주주의’는 무엇이 민주주의를 파괴하는지를 파고든다. 권력을 얻기 위한 투쟁이라고 생각했던 정치가 철학, 심리, 경제 등 여러 사항으로 만들어진 표퓰리즘으로 우리의 판단을 흔들리게 만든다는 것이 위협적으로 느껴졌다. 저자는 트럼프와 힐러리의 사례를 예로 들며 표퓰리즘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설명하며 무너지고 있는 민주주의의 위기를 언급한다. 그리고 그 위기의 원인을 소셜미디어, 경제 침체, 민족 정체성으로 정리한다.

폴란드계 독일인으로 미국에서 활동하는 저자가 민주주의의 위기를 설명하는 이 책 3장을 박근혜 정부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하였다. 눈을 비비며 책장을 앞으로 다시 넘겼다. 분명 공동 저자가 아닌데. 외국인이 보기에도 우리나라의 지난 정부가 참 어이없고 한심해 보였나 보다. 부끄러운 역사의 한 장면을 세계인들이 함께 알고 이런 책의 예로 다루었다니. 일제 치하 시기를 겪은 것도 원통한데 치욕스럽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만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건 아니었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인종적, 종교적, 경제적인 이유로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우를 범했다.

그래서 결론은?
신념을 위해 싸우자.
스토아학파의 가르침을 예로 들며 알 수 없는 미래지만 신념을 위해, 옳은 결정을 내리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서론과 본론의 전개에 비교해 결론은 모호하다. 아마도 정치는 현재진행형 문제이기 때문일 것이다. 어렵고, 현재 나의 상황과 상관없는 일이 벌어지기 일쑤지만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의 보이지 않는 눈처럼 누군가 지켜보고 있으니 긴장하고 옳은 선택을 해야 한다고, 여기 한 사람이 깨어 있음을 알려야 한다.

어렵고 지루했지만, 이 사회에서 투표권을 행사하는 시민이라면, 정치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천천히 읽어볼 만한 책이다.



온갖 바람직한 것들을 민주주의 개념에 갖다 붙이려는 경향은 민주주의가 가장 정의로운 체제를 위한 용어로 남기를 바라는 철학자들에게 특히 두드러진다. 이들 대부분은 빈곤이나 불평등이 만연한 상황 같은 부정의를 극복하는 데 성공한 나라를 꿈꾼다. 그러나 의식적으로 민주주의의 최소 개념을 고안하려 한 정치학자들조차도 자유주의, 민주주의, 그리고 의회나 법원과 같은 기관들 사이의 구별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38)

러셀의 닭이 자기 체중이 4파운드에서 5파운드로 늘어났을 때 무슨 일이 벌어질지 경험해본 적이 없는 것처럼, 우리는 성장 없는 풍요로움이 자유민주주의의 정치적 역동성에 주는 영향을 예측하는데 도움 될 만한 역사적인 전례를 갖고 있지 않다. (208)

철학의 가르침에는 깊은 지혜가 있다. 스토아 철학자들은 행동이 가져올 결과를 매번 예측한다면 옳은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누군가 실질적인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그는 행동하지 않거나 묵인하는 쪽으로 스스로를 유도할 것이다. (...) 내가 실제로 위험한 결정에 직면한다면, 나는 옳은 일을 하려는 다짐을 할 것이다. (338)



Posted by 따듯한 꽃.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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