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2019-65 / 소설. 한국소설] 오직 한 사람의 차지. 김금희. 문학동네. (2019)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을 붙드는 일, 삶에서 우리가 마음이 상해가며 할 일은 오직 그뿐이다.

“오직 한 사람의 차지, 작가의 말” 중에서


금희 님 금희 언니 등등 더욱 친근한 호칭으로 김금희 작가를 유난스럽게 좋아하는 사람들을 종종 본 적이 있다. 요즘 책 좀 읽는 사람들 사이에서 김금희를 모르면 간첩(?)일 정도로 절대 모를 수가 없는 김금희. 대체 김금희 표 소설의 매력이 무엇이길래 아이돌 가수를 좋아하는 여고생처럼 강렬한 팬층이 형성되어 있는지 궁금했지만, 굳이 일부러 찾아보고 싶진 않았다. 모두가 좋아하는 걸 나까지 관심 가져야 하나 싶은 생각에 소설, 영화, 드라마 등 남들이 보편적으로 좋아하는 건 피하는 평범치 않은 취향 덕분이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김금희 작가의 단편 소설집을 읽게 되었고 나쁘지 않았다. 어떤 매력 덕분에 광팬이 생겨났는지, 왜들 그렇게 좋아하는지 조금은 알 것 같다.

속을 파헤치거나 날카롭지 않은 적당한 깊이의 섬세한 묘사가 특히 좋았다. 작가는 나만 알고 있는 우리 가정의 문제점을 알고 있었다. 자료조사를 한 건지, 작가만의 관찰력인지, 김금희 작가도 가정사에 소소한 문제를 겪은 건지 우리 집 안 사람들 소통의 한계로 느꼈던 일상 속 소소한 이야기들을 작가의 언어로 매끄럽게 정리된 글을 읽으니 비단 우리 가족만의 상처가 아님을 알게 되면서 가벼워졌다.

요즘 유행하듯 인기를 얻고 있는 소설 중에는 자극적인 소재나 주제를 다룬 글이 종종 있는데 나는 그쪽은 영 별로라 쥐어짜는 식의 글은 피하곤 한다. 삶도 팍팍한데 일부러 힘듦을 찾아다니기 싫기 때문이다. 김금희의 글은 그렇게 힘겹지도 거북하지도 않으면서 적당한 노련미가 느껴진다. 감당할 수 있는 감정선 언저리에 왔다 갔다 해서 좋았다. 하지만 끝이 나지 않는 길고 긴 문장은 조금 불편했다. 끝도 없는 미사여구를 붙여도 어색하지 않은 문맥을 만들 수 있는 작가의 노련미가 느껴지는 부분이지만, 어렵고 버겁고 숨이 찼다. 그런 부분들은 스킵하고 지나가면 그뿐이니까 소설 한 편 읽는 데엔 큰 지장이 없지만, 나 말고 대부분의 사람(특히 감수성이 섬세한 여성 독자)에게는 큰 강점으로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청년이 그렇게 물었을 때 K는 비닐봉지를 들고 올랐던 아파트의 그 경사진 언덕과 엄마가 야무지게 싸매어놓았던 그 일용할 음식들과 엄마는 그것이 습관이 되어 요즘도 장을 볼 때 그렇게 꽁꽁 묶어, 바코드를 찍어야 하는 캐셔가 다시 그것을 하나하나 풀 게 되는데 열한 살의 어느 날 그가 정문을 빠져나갈 때 마지막까지 그렇게 최선을 다해 작은 몸을 흔들었던 한 아이와, 자기가 픽션으로 쓰지 않았던 죽음, 견디고 살아내지 못했던 그 불행한 가족의 얼굴을 아주 오랜만에 어떤 공포도 거부감도 없이 다만 안타까움을 느끼며 떠올렸으나 실제로 귀 기울인 것은 아직 술꾼들이 다 떠나지 않은 야간시장의 포장마차에서 들려오는 둠둠바, 둠둠바, 하는 디스코 음악이었다.

“오직 한 사람의 차지, 쇼퍼, 미스터리, 픽션” 중에서


‘오직 한 사람의 차지’는 2016~2018년까지 2년 동안 쓴 단편 소설을 묶어 발간한 책이다. 나처럼 김금희를 처음 만나는 사람이나 소설에 익숙지 않은 사람도 부담스럽지 않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과한 건 부담스럽고 적당한 재미난 걸 읽고 싶다면 추천.

인생이란 열기구와 같아서 감상을 얼마나 재빨리 버리느냐에 따라 안정된 기류를 탈 수 있다고.

송은 희극배우가 확실히 나쁘다고 생각했다. 왜 나쁘냐면 지운 흔적이 없기 때문이다. 뭔가 옛일을 완전히 매듭짓고 끝내고 다음의 날들로 옮겨온 흔적이 없었다. 그의 날들은 그냥 과거와 과거가 이어져서 과거의 나쁨이 오늘의 나쁨으로 이어지고 그 나쁨이 계속되고 계속되는 느낌이었다. 그러니까 그는 어떤 선택을 하든지 어차피 나빠질 운명인 것이다. 선택이 실패한 것이 아니라 실패가 선택되는 것이다.

“오직 한 사람의 차지, 문상” 중에서



Posted by 따듯한 꽃.개

댓글을 달아 주세요



[2019-64 / 경제경영, 마케팅 전략] 나는 오지랖으로 돈을 번다. 아이번 마이즈너. 마이크 마세도니오. 존 윤 지음. 민지홍 옮김. 코칭 타운.(2019)


오지랖’이라는 다소 가벼운 느낌의 단어로 번역했지만, 실은 리퍼럴 마케팅을 말한다. ‘리퍼럴’이란 특정 상품이나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그것을 제공할 수 있는 사업자를 개인적으로 추천 또는 소개하는 것(33)이다. 리퍼럴 마케팅과 유사한 단어로 ‘입소문’이 있지만, 입소문은 리퍼럴의 구성 요소에 속한다. ‘소개’와 ‘입소문’이 동의어가 아닌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 책은 네트워킹의 최고 권위자 아이번 마이즈너, 리퍼럴 인스티튜트의 사장이자 파트너 마이크 마세도니오, 비즈니스 협업, 리퍼럴 마케팅의 전문가 존 윤. 이 3명이 공동 저자로 참여하여 사업을 할 때 가장 효과적이며 활용하기 유용한 방법으로 마케팅의 한 영역인 리퍼럴 마케팅을 소개한다. 우선 리퍼럴을 활용할 수 있는 네트워킹을 알고, 만들고, 활용하는 법에 대해서 소개한다. 각 섹션마다 미션과 활동 목표 등이 읽기 쉽게 정리되어 있어 생소한 리퍼럴의 개념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자동차, 보험, 부동산 중개 등의 영업직, 이나 변호사, 한의사, 세무사 등의 전문직 고객과 거래처 확보가 중요한 사람이라면 리퍼럴 마케팅에 관심 갖고 살펴보면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책만 접하고 활용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고, 유튜브나 팟빵, 아이튠즈에서 ‘BNI코리아 팟캐스트’를 참고해도 좋다.

일반인이 손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방법이라기보다는 이미 전문 교육을 받은 전문가들만의 영역처럼 느껴져 두껍고 높은 벽을 맞닥뜨렸지만, 알지 못한 리퍼럴 마케팅의 세계에 입문한 것에 만족한다. 쉽게 따라 할 순 없겠지만, 정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얻어 도움이 되었다.

Posted by 따듯한 꽃.개

댓글을 달아 주세요



[2019-62 / 사화과학. 한국사회] 어떤 나라에 살고 있습니까. 백승진. 다할미디어. (2019)

‘어떤 나라에 살고 있습니까?’의 저자 백승진은 특별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개발도상국들의 빈곤, 불평등 해결 등 정치 경제 사회 발전을 위해 일하는 유엔 소속 정치경제학자, 한국인으로서는 14번째로 유엔 국별경쟁시험 재정 분야에 합격해 화제가 된 인물이다. 이 책은 저자가 2013년부터 2019년까지 주요 일간지에 기고한 칼럼을 책으로 엮은 것으로 다양한 경험을 한 저자가 바라본 사회 정치 경제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편안한 말투로 정치, 경제, 사회에 대해 차분하게 이야기를 이어가는데 어렵지 않아서 술술 읽게 된다.

읽기 부담스럽지 않은데 지식을 주는 비슷한 느낌의 책으로 ‘쓸모 있는 인문 수업 정치학(이룸북, 2017)’이 있다. 최근 대통령의 성향이나 유형으로 심리를 알아보는 ‘권력자의 심리를 묻다.(지식의 숲, 2019)’를 읽고 있는데, 배경지식이 오버랩되면서 읽기의 재미가 더해졌다.

편안하게 잘 쓰는 사람의 글을 읽는 게 좋다. 당연한 소리지만, 읽기 쉬운 좋은 글을 읽으면 눈도 편하고 머리도 편안해진다. 얼마 전 세계사 같은 배경지식 부족으로 ‘50대 사건으로 보는 돈의 역사(로크미디어, 2019)’를 힘겹게 읽었던 경험이 있다. 학부에서 인문사회계열을 졸업한 평범한 성인이 읽기엔 흥미로운 내용이라고 하던데 세계사, 정치, 경제를 잘 모르는 내겐 정말 어려웠다. 그 책을 읽으며 배경지식의 중요성을 느꼈는데, ‘어떤 나라에 살고 있습니까’는 배경지식 없이도 아주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어 더욱더 좋았다. 글을 쉽고 편안하게 잘 쓰는 저자의 솜씨 덕분인지 일간지 칼럼에 소개된 글이어서인지 더 매끄럽고 술술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좀 더 넓은 세상에서 사는 듯한 저자의 생각 넓이 덕분에 우물 안 개구리 같은 시야를 조금이나마 넓힐 수 있었다. 흘러가는 대로 세상을 살고 있지만, 제대로 알고 비판적 시각으로 살아가고 판단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여운이 많이 남는 책 한 권을 읽었다.

Posted by 따듯한 꽃.개

댓글을 달아 주세요



[2019-63 / 사회과학. 정치 칼럼] 권력자의 심리를 묻다. 최진. 지식의 숲. (2019)

8명의 대통령을 직접 겪고 3대 정부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대통령 리더십 전문가로 꼽히는 저자 최진은 권력자의 유형과 심리를 연구한 ‘권력자의 심리를 묻다(2019, 지식의 숲)’라는 신간을 발표했다. (책 소개 참고) 음식 취향, 트라우마, 유머, 혈액형, 형제 관계, 부모의 영향력, 신앙, 총 7가지 관점으로 대통령의 심리를 분석한다.

여러 대통령의 일화를 통해 대통령 역할과 책임을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대통령 이전에 한 사람으로서 주어진 환경을 어떻게 극복하고 살아남아 대통령이 되었는지를 알 수 있어서 의미 있었다. 특히 ‘대통령의 유머’ 부분에서 미국 백악관에는 대통령을 위한 개그 작가가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우리나라 대통령들은 그만한 유머를 발휘할 상황과 여건이 마련되지 않음이 느껴졌다.

난세가 영웅을 만든 건지, 영웅이어서 난세를 극복한 건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모든 대통령이 겪은 위기나 트라우마는 끔찍했고, 견뎌낸 것 자체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 평소 좋아하지 않던 전직 대통령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표본 대상이 미국과 우리나라의 최고 권력자인 대통령으로 국한되어 그 수가 적기에 이 조사의 결과를 통계로 활용할 수 있나 의심스러운 부분도 있지만, 트라우마나 위기 극복 능력, 부모의 영향, 형제 관계 등 보통 사람들의 심리에도 빗대어 알 수 있는 부분이 있기에 흥미로웠다.

Posted by 따듯한 꽃.개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