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독 120 / 인문, 심리] 담백하게 산다는 것. 양창순. 다산북스. (2018)
인간의 삶은 이진법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결정을 내리고 선택함에 있어서, 내가 선택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 완전히 미련을 버리는 것. 둘 중 하나만 취하면 이진법의 담백함을 취할 수 있다. ‘지극히 단순하면서도 모든 것을 포용하는 마음’ 이 바로 담백한 삶의 기술이 아닐까. (13)
요즘은 책을 읽기 전 이 책이 어떤 장르에 속하는지 찾아본다. 읽으며 알 수 있는 책도 있지만 헷갈리는 것도 있기에 인터넷 서점에 구분된 장르 구분을 따르는 편이다. 처음엔 편식 같은 편독을 줄이기 위해 시작된 행위였는데 인문, 사회과학, 자기계발, 등 책이 속한 장르를 구분하면서 내가 읽은 책들을 나만의 책 분류로 구분해가는 과정이 즐거워 나만의 사이버 책장을 만든 기분이 든다.
‘담백하게 산다는 것’은 정신건강의학과, 신경과 전문의 양창순 박사의 신간이다. 인간관계 심리학의 바이블인 ‘나는 까칠하게 살기로 했다’로 이미 베스트셀러 작가 대열에 오른 양창순의 신작이라 설렘으로 책장을 넘겼다. 나긋나긋한 말투가 연상되는 문장 덕분에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다.
학문적 깊이나 글에서 느껴지는 기운이 ‘담백함’을 주제로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쓴 에세이로 구분되어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서 ‘인문, 심리’로 구분되어 있었다. 얼마 전 읽은 ‘마흔에게(다산초당, 2018)’는 자기계발에 속해있었다. 책 장르에 대한 편견은 없지만, ‘마흔에게’는 자기계발이라는 실용적인 책보다는 인문이나 심리 치유 쪽에 가깝게 느끼며 읽었기에 왠지 아리송했다.
담백하게 살자고 이야기하는 이 책이 권위와 위엄(?)을 상징하는 양장본의 모습을 하고 있어 의아한 기분도 들었다. 부담 없이 읽기 시작했고 의미 있는 시간이었지만, 출판사와 저자, 편집자, 서점이 한 권의 책을 만들어 세상에 선보이기까지 어떤 순간들이 얽혀있는지를 함께 생각해볼 수 있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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