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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독 92 / 경제경영, 경제사] 관점. 쑹훙빙. 차혜정 옮김. 와이즈베리. (2018)

‘관점’은 ‘2009년 중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40인’에 선정된 국제금융학자인 쑹훙빙의 신작이다. 그가 2007년에 출간한 ‘화폐 전쟁’은 중국 경제 도서 부문 판매 1위를 독점하였고, 2010년부터 각국의 정치경제계에서 광범위하게 인용되고 있다. (책날개 참고)

‘쑹훙빙’이라는 이름과 ‘화폐 전쟁’이라는 키워드만 보고 중국의 경제 상황을 비판하는 책일 거라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었다. 단정하게 정돈된 목차만 봐도 이 책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저자가 얼마나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1장 ‘시사를 보다’에서는 중동지역에서 끊임없는 사건과 사고에 관해 설명하고, 2장 ‘경제를 관망하다’에서는 중동, 미국, 러시아, 독일, 중국 등 최근 여러 사건으로 세계 경제의 흐름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를 전한다. 3장 ‘역사를 관망하다’는 중동의 핵심지역 이스라엘, 이란, 터키 세 나라가 왜 중요한지 역사적 사건과 의미를 전달한다.


아랍 세계에는 “사촌형제와 손잡고 외부와 싸운 다음 친형제와 손잡고 사촌형제와 싸운다.”는 속담이 있다. (...) 사우디아라비아 왕위 계승자의 권력 교체 과정이야말로 이 속담에 가장 충실한 것이었다. (17)

문화를 알아야 그 나라를 이해할 수 있다.
세계 각국에서 벌어지는 테러와 중동지역의 분쟁을 이해할 수 없었다. 중동에서 비교적 작은, 이스라엘이 공격당하는 것이 안타까웠고, 그곳과 멀리 떨어진 적당히 안전한 곳에 살고 있음에 감사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나의 지식이 부족하여 그들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어렴풋하게나마 그들의 삶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아랍 부족에는 가족 중 누군가 다른 사람의 손에 죽거나 다치면 온 가족이 나서서 가해자에게 복수하는 전통이 있다. 따라서 보호해 주는 사람이 있으면 괴롭힘을 당하지 않지 않지만 그렇지 않으면 위험에 빠진다. (160)

쫓고 쫓기고 복수하는 영화가 너무 자극적이라 즐기지 않았는데 이 구절을 읽고 나니 그들의 행동들이 이해되면서 불편한 마음을 조금 내려놓을 수 있었다. 앞으로는 더욱 부담 없이 영화를 즐길 수 있을 것 같고. 이런 것들은 영화 속이나 중동에서만 벌어지는 이야기 같지만 요즘 우리나라 정치 경제 판도 영화나 중동과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든다. 여기나 거기나 무고한 시민들을 대량 학살하진 않지만, 그에 못지않은 권력 다툼과 정권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으니 말이다. 좋은 걸 닮아가면 좋을 텐데.

중국 사람들은 “위급한 상황은 구제할 수 있지만, 가난을 구제할 수는 없다”는 말을 자주 한다. 도와줄 수는 있지만, 장기적인 발전은 스스로 모색해야 한다는 의미다. (105)

중국 경제는 2가지 요소를 외부에 의존하고 있다. 에너지와 원자재를 외부에서 공급받아야 하며, 이렇게 생산한 상품 또한 외부 시장에서 소화해야 한다. 이 경우 어느 하나만 문제가 생겨도 경제 시스템이 마비된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경제 규모를 자랑하지만 대외 의존도가 크기 때문에 그만큼 취약성도 크다. 중국이 세계 1위가 될 때는 중국 경제의 취약성도 세계 1위가 되는 것이다. (173)

민족의 충돌, 종교의 갈등, 부정부패, 정권과 이익 다툼, 지방의 반란 등 많은 문제들은 사실 모든 제국이 쇠락할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핵심은 어지럽게 얽힌 현상을 정리하여 논리적으로 근원을 찾아내는 것이다. (467)

세계사를 이야기하며 풀어 놓는 저자의 견해들도 흥미로웠다. 베일에 싸여 신비로운 중국의 모습, 중국인의 시선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오늘을 관찰하고 미래를 전망하다.’라는 소제목처럼 중국 경제학자의 시선으로 살펴본 중동 지역의 역사와 현재, 중국의 모습, 세계 속의 관계 등을 통해 오늘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사건과 사고를 떠올릴 수 있었다. 최근 개봉한 영화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과 정치인의 죽음 등 나의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결코 우연히 생긴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러한 시기에 ‘관점’을 읽게 되어 더욱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작년 이맘때 와이즈베리 서포터즈 모임에 참석하여 독자와 출판관계자가 함께하는 식사 자리에서 중국 저자의 책도 읽고 싶다고 나이 지긋하신 팀장님과 대화 나눈 기억이 난다. 동북공정과 관련된 책이면 더욱 좋겠다는 말을 덧붙였던 것 같다. 어쩌면 그때 내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주셨던 건지도 모른단 생각이 든다. 어려웠지만
의미 있었고, 중국인의 시선이 담긴 또 다른 책을 읽고 싶다.

조만간 ‘관점’과 ‘미션임파서블 폴아웃’에서 알게 된 분쟁지역 카슈미르와 연관된 ‘다시 태어나도’, 유대인의 필독서 ‘탈무드’를 읽을 계획이다.






-‘관점’을 통해 알게 된 것들, 발췌
이란은 정교일치의(정치와 종교가 일치하는) 신권 국가이며, 사우디아라비아(국왕의 절대권위, 종교는 와하비즘)와 다르다.
이란의 정치 구조에서는 종교 지도자가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협상 타결의 결정적 원인은 대통령이 아니라 종교지도자의 동의에 의해 이루어진다. (49)

우리는 균형 잡힌 태도로 중동 역사를 바라보아야 한다. 이스라엘의 성공을 보는 한편 아랍인의 좌절감을 깊이 공감해야만 복잡한 중동 문제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81)

시아파(무함마드-알리-후세인의 복수를 위해 생긴 조직, 이란 사람들의 대부분, 페르시아인)와 수니파(무슬림의 85%, 누구든 무술림의 사업을 계속 확대 발전시킬 수 있다면 인정, 사우디아라비아인)의 갈등(164)

현재 중국은 연간 37억톤의 석탄을 사용한다. 초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것도 석탄 의존도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178)

인터넷 시대에는 살만 칸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사회에 대한 기여를 더욱 중시한다. 그들은 삶의 가치 공식을 새로 쓰고 있다. 삶의 가치란 당신이 이 사회를 위해 창조하는 가치에서 당신이 얻은 소득을 뺀 것이며 그 값이 클수록 삶의 가치는 커진다. 이는 과거 산업시대의 가치세계와는 다른 것이다. (213)

돈은 자산이 아니라 자산의 ‘영수증’에 불과하다. (232)

달러 화폐 시스템에 결함이 있다는 것을 최초로 발견한 사람은 경제학자 로버트 트리핀이며, 그는 ‘트리핀 딜레마’이론을 제기했다. (금이 아니라 국채를 이용.) (232)

4차 산업혁명은 과연 무엇일까? 독일은 이를 전면적인 지능화라고 설명한다. 지능화란 무엇이며, 독일이 이 개념을 가장 먼저 제시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독일이 제조업 영역에서 미국과 중국의 협공을 받아 큰 압박을 느꼈기 때문이다. (239)

자율주행 시대에 자동차의 실시간 주행 데이터는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모든 자동차 운행 상태를 실시간으로 추적하면 운전자들의 특징을 파악할 수 있다. 브레이크 페달을 자주 밟거나 가속페달을 심하게 밟고, 차선을 바꾸거나 좌우 회전을 할 때 방향등을 켜는지 등을 알 수 있다. 장기간 축적된 이러한 데이터는 상업적 이용 가치가 매우 크다. (247)

유대인의 계약 정신은 신에 대한 경외심에서 비롯되었다. 계약은 상업의 기반이 되며, 경외심은 계약 정신의 영혼이다. (310)

유대인의 부는 가문의 계승이 아니라 그들의 네트워크에 의해 지속된다. 이것이 바로 유대인이 몇천 년 동안 세계의 부를 장악해 온 비밀이다. (321)

오스만제국의 종교 정책은 당시 유럽에서 가장 관용적이었다. 이러한 종교 정책을 채택했기 때문에 유대인들이 사방에서 오스만제국으로 몰려왔다. 이른바 유대인과 이슬람 세계가 태생적으로 서로를 적대시한다는 관념은 역사적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 (455)

Posted by 따듯한 꽃.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