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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고 또 읽기/문학

[책 추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요한 볼프강 폰 괴테. 하승진 옮김. 더클래식.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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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독 110 / 소설. 고전문학]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요한 볼프강 폰 괴테. 하승진 옮김. 더클래식. (2012)

생각해보면 나의 젊은 날은 힘겹거나 외롭지 않은 날이 없었다. 우울과 상념이 가득한 하루하루를 이겨낼 수 있었던 건 사색과 공상, 끝없는 게으름이었다. 세월이 흘러 삶을 책임져야 할 나이가 되어보니 20대의 내가 어떤 시간을 보냈었는지 까맣게 잊고 있었다. 책임감 있는 어른으로 사느라 나를 놓치고 살았다. 그때도 지금처럼 매일 감사하고 행복하고 만족하며 살지 않았나 막연하게 떠올려보지만 절대 아니다. 특히 연애에 대해서는 소설 속 베르테르만큼 즉흥적이고 충동적이었다. 25세의 나는 한없이 어두웠다. 그게 내 삶의 숙명 같았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해설과 그 뒷이야기를 읽으며 나의 지난날이 떠올랐다. 책을 읽는 동안 왜 이렇게 찌질해 보일만큼 정신없는 감정의 변화를 누군가에게 전달하려 애쓰는지 베르테르를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해설 부분을 읽으며 나의 지난날이 떠올랐고, 감수성이 풍부하고 섬세한 에너지가 많은 한 청년이 그려졌다. 순수하고 철없던 그 시절의 나는 다시 돌아오지 않겠지.

너무 재미가 없어 중간에 덮으려다, 엄마의 추천으로 다시 열어 끝까지 읽게 된 책.
다음에 한 번 더 읽고 싶다.



그러다 한 남자를 만나게 되었고 지금까지 모르고 있던 감정에 이끌려 그 남자에게 자신의 모든 희망을 걸고 주변은 모두 잊어버린 채 그 남자에게만 매달려서 그 남자 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도 들리지도 느끼지도 못하는 지경이 되었지요. (...) 황홀경에 빠져 온갖 기쁨을 예감하며 마음을 졸이다가 마침내 자신의 소망을 끌어안기 위해 두 팔을 양껏 벌렸을 때, 그녀의 애인은 그녀를 버렸습니다. 그녀는 넋을 잃고 절벽 앞에 섰지요. 주위에는 온통 암흑뿐이고 어떠한 전망도, 위안도, 방도도 없습니다! 삶의 모든 이유였던 그 남자에게서 버림받았으니까요. 눈앞의 넓은 세계도, 그녀의 상실을 보상받게 해 줄 다른 사람들도 보이지 않았어요. 세상으로 버림받고 철저히 혼자가 되었다는 느낌뿐입니다. (76)

인간은 인간일 뿐이라고요. 조금 더 분별력이 있다 한들 격정에 휩싸여 한계로 치닫게 되면 약간의 이성을 지니고 있다 하더라도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겁니다. (77)

내가 아는 것은 누구나 다 알 수 있으니 내가 유일하게 내 것이라 할 수 있는 것은 이 마음뿐이라네(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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