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독 83 / 인문학, 서양철학] 자기를 위한 인간. 에리히 프롬. 강주헌 옮김. 나무생각. (2018)
십 년 전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을 읽고 공감하고 사색하던 시절이 있었다. 실체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었던 몽롱한 그 글귀들을 읽고 감동하고 친구들에게 권할 만큼 그 책의 기운이 좋았다. 그리고 올해 에리히 프롬의 신작을 반갑게 맞이했다.
우리 시대의 도덕적 문제는 자신에 대한 무관심이다. (357)
내가 나로서 존재하기 위해 고민해야 한다는 ‘자기를 위한 인간’은 ‘자유로부터의 도피’의 후속작(본능과 신과 권위로부터 더욱 독립적이고 자발적으로 자유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이다. 심리학, 윤리학, 철학, 사회학 등 여러 학문이 골고루 섞여 있어 이 책의 장르가 무엇이냐 묻는다면 명쾌하게 대답하기 어려울 것 같다. 그저 ‘인문학’책이라는 것.
학창시절 ‘윤리’ 과목은 수많은 학자의 이름과 비슷한 사상을 그저 외워야 했던 괴로운 과목이었다. 에리히 프롬에 대한 애정 덕분인지 ‘자기를 위한 인간’ 속 등장하는 스피노자, 스토아학파, 니체, 괴테 등 수많은 학자가 반가웠고 좋았다.
철학자들이 이야기하는 것들은 모두 그럴듯하지만 알쏭달쏭한 부분이 있다. 현실의 문제나 고민거리를 인간의 삶으로 해결하려는 방식과 논리적 생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방식, 이 두 가지는 소설 ‘안나 카레니나’에서 레빈과 그의 둘째 형의 갈등처럼 내 삶의 주된 관심사이기도 하다.
수학이나 과학처럼 객관적인 수치로 분석적으로 정리할 수 없으니 명확하게 ‘이것이다’라고 정의할 순 없지만, 그래서 더욱 다양한 함의를 지니고 있고 더욱 다양한 생각거리를 제공하는 철학책이자 윤리, 정신분석, 사회학을 담은 이 책이 좋았다.
나 자신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인간이어서가 아니라 나의 존재와 가치를 돌이켜보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생각해보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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