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독 63 / 에세이] 이토록 멋진 문장이라면. 장석주 쓰고 엮음. 추수밭출판사. (2015)
장석주 님의 3번째 책.
짧고 간단한 글모음 집에 대한 리뷰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다가 다른 바쁜 일에 쫓겨 잊고 있었다. 지금 읽고 있는 책 몇 권(휴식, 게으름의 즐거움)은 이 책에서 그 존재를 알고, 마음에 들어 다시 찾아 읽게 된 거니, 내게 긍정의 영향을 끼친 책이기도 하기에 한두 달 지난 지금에서야 리뷰를 쓴다.
평소 머리를 ‘아주’ 많이 굴리는 ‘정신과 감정 노동자’로서 단순하게 손으로만 읽는 이런 책을 편안하게 읽곤 하지만 가끔은 이 책처럼 마음을 울리는 책도 좋다.
장석주 님이 고른 ‘필사하기 좋은 멋진 문장’을 읽으며 장석주라는 사람이 보였다. 편안하고 따뜻한 감성이 느껴진다.
나에 대한 부정으로 가득 찼던 이십 대 시절, 후끈한 감성을 가진 이들을 철이 없다고 여겼다. 합리적이고 냉철한 사람들을 동경했다. 나의 존재를 인정하고 살아야 함을 알아가는 요즘, 나의 세상이 다시 보인다. 한없이 부정하던 그들의 감성과 생활을 인정하게 되었고, 철이 없던 작은 내가 보인다.
이성과 감정의 어느 중간쯤에 머물러있는 나는 둘 중 어느 곳에도 속하지 못하지만, 둘 다 어느 정도 포용할 수 있는 나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래서 지금 이런 마음으로 읽는 시인 장석주가 좋고, 그의 글이 좋고, 그가 추천한 책이 좋다.
이렇게 조금씩 나를 알아가면서 늙어가는 게 인생이려나.
그렇다면 이런 내 인생을 사랑해야겠다.
이런 내 모습을 인정해야겠다.
샛길로 새버렸지만, ‘이토록 멋진 문장이라면’은 가볍게, 따뜻하게, 편안하게 읽기에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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