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 읽고 또 읽기/문학2020. 3. 18. 15:00

[2020-09/소설, 독일문학] 개가 인간과 통하는데 꼭 필요한 대화 사전. 오셀로. 이형진 그림. 선우미정 옮김. 율리 체 받아 적음. 들녘. (2008)

 

2020년 초, 율리 체의 '새해'를 읽고 작가의 전작을 살펴보고 싶다는 호기심으로 도전한 책인데 저자명에 '오셀로'라고 쓰여있다. 율리 체와 오셀로는 어떤 관계지?

 

이 글을 쓴 오셀로는 여류작가의 개다. 작가를 주인으로 둔 덕에 인간이 사용하는 언어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관찰할 수 있었다. 그는 마침내 견공들이 인간의 언어를 정확히 이해하면 할수록 오해의 소지가 줄어들며, 견공과 호모사피엔스의 공생도 훨씬 수월해지고 행복해질 거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오셀로는 '개가 인간과 통하는 데 꼭 필요한 대화 사전'을 통해 견공의 시각에서 본 인간의 세계를 유쾌하게 설명하고 있다. -율리 체 받아 적음.

 

 

이 책은 소설가 율리 체의 독특한 발상과 시선이 담긴 '반려견 생활 탐구 백과사전'이다. '오셀로'라는 개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세상사를 ㄱ부터 ㅎ까지 사전의 형식으로 설명한다. 그림작가 이형진의 자유로운 그림체와 찰떡궁합을 이루고 있다.

저자는 오셀로의 마음속에 들어가 본 적이 있는 듯 개의 시선으로 본 인간 세상을 위트 있게 표현한다. 한국에서만 살아본, 한국인의 정서로 읽다 보니 공감할 수 없는 유럽? 독일식 유머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지만, 이건 그저 허구일 뿐. 부담 갖지 않고 그저 소설처럼 느끼는 대로 읽으면 된다.

반려견과 함께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읽어보시라. 율리 체라는 작가에게 매력을 느낄 것이다. 난해한 편집 덕분에 가독성이 좋지 않지만 이 차도 저자 오셀로의 의도일 수 있으니 받아들이자.



Posted by 따듯한 꽃.개

댓글을 달아 주세요

- 읽고 또 읽기/문학2020. 2. 28. 23:34

[2020-08 / 소설] 새해. 율리 체. 이기숙 옮김. 그러나 출판사. (2019)


슈피겔 종합 1위, 16개월간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른 소설, ‘새해’
휴양지의 호텔 같은 예쁜 일러스트를 표지에 이끌려 읽게 된 ‘새해’는 독일 작가 율리 체의 2019년 신간이다. 율리 체(1974~)는 독일의 본에서 태어나 파사우와 라이프치히에서 법학을 공부했다. 미국의 뉴욕과 폴란드의 크라쿠프에서 장기간 체류하며 데뷔작 ‘독수리와 천사’(2001)가 세계적으로 성공을 거두었으며, 기타 소설들도 35개국 언어로 번역되었다. 2002년 라우리스 문학상부터 여러 차례 문학상을 받은 작가이다. (책날개 참고)

법학을 전공하고 유럽법과 국제법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사람이 쓴 소설이라니. 연결고리가 독특하다고 생각하며 책장을 넘겼다. 깔끔한 표지와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과 내용 구성 등에서 자신감이 느껴졌는데, 역시나였다.

주인공 헤닝이 자전거를 타는 장면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자전거로 언덕길을 올라가는 한 사람의 모습이 눈앞에 그려질 만큼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 보통 글에서 생각을 담을 때 ‘작은따옴표’를 사용하고, 대화를 담을 때 “큰따옴표”를 사용하곤 하는데 그런 구분 없이 사실 묘사와 주인공의 생각을 넘나들며 왔다 갔다 한다. 그 부분이 어렵거나 헷갈린다기보다는 좀 어지러웠다. 마치 힘든 자전거로 오르막길을 올라갈 때 숨이 차고 머리가 띵해지는 그런 기분. 아마도 ‘그것’의 정체를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작가의 의도가 아니었나 싶다.

소설의 초반부에 시점의 이동인지, 상상인지 ‘그것’의 정체가 무엇인지 파악하느라 이해하는 시간이 필요했다면 중반부 이후부터는 순식간이다. ‘그것’의 실마리를 찾아내고, 결말까지 너무 빠르게 훅 지나와버린 기분이다. 자신의 글에 확신을 가진 작가의 자신감이 느껴졌다. 공포나 호러 소설은 아니지만, 더한 고통스러움이 있다. 주인공 헤닝과 같은 경험을 해본 적이 없지만, 누구든 그런 상황을 직면하게 된다면 누구든 갖게 될 공포. 그래서 더 섬뜩하게 느껴졌다.

어린 시절의 아픈 경험이 한 사람에게 얼마나 강한 트라우마로 남게 되는지, 그것을 극복하기까지 얼마나 큰 노력이 필요한지가 담겨있어 책장을 덮은 지 한참이 지났는데도 그 여운이 남아있다. 이해하기 어렵지 않으면서 괜찮은 소설 한 권을 읽었다.

Posted by 따듯한 꽃.개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