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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고 또 읽기/도덕경 느리게 읽기

[도덕경] 17장




제17국
스스로를 ‘위대한 조타수’로 자처하지 말라.
가장 좋은 임금은 백성들이 통치자의 존재를 전혀 알지 못하고
다음은 백성들이 통치자를 친근하게 대하고 찬미하며
그 다음은 백성들이 그를 두려워하며
마지막은 백성들이 그를 경멸하고 업신여긴다.
임금에게 신실함이 부족하면
백성들은 자연히 그를 믿지 않게 된다.
임금은 유유히 자득하면서 말을 귀하게 여기니
공적을 이루고 일이 완성되어도
백성들은 모두 ‘우리가 절로 그렇게 되었다’라고 말한다. (97)


도덕경은 자꾸만 나를 사색하게 한다. 짧은 한자 몇 문장은 이런 상황에 빗대면 이렇게 해석하게 되고, 저런 상황에 빗대면 저렇게 해석이 가능하니 내 기분에 따라 다르게 읽히는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한자나 동양철학에 대해 아는 게 없지만, 자꾸 궁금하고 관심이 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어릴 땐 한자 외우는 게 정말 싫었는데, 시 같은 건 남의 나라말 같았는데 요즘엔 함축적인 글의 아름다움을 종종 느낀다. 그런 의미에서 도덕경도 한 편의 시집을 아껴 읽고 있는 기분이 든다.

오늘도 행복하고 말을 귀하게 여기는 하루로 보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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