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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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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글쓰기 ​ 글쓰기 3월을 맞이하여 (2월부터 하긴 했지만) 매일 15분 글쓰기를 시작하였다. 글쓰기 하는 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고, 고민한다고 글의 깊이가 좋아지는 것도 아니었기에 매일 꾸준히 15분 바짝 글을 쓰고 다듬고 하는 시간을 보내는 게 좋을 것 같아 시작한 이 시간. 혼자 하는 거라 매일 15분을 딱 맞추긴 어렵다. 15분 30초 정도 들이기도 하고, 글을 쓴 후 맞춤법 검사를 하고 문맥을 정리하다 보면 17분도 걸리고 어떤 날은 저녁 늦게 조사 같은 것을 수정하기도 한다. 어쨌든 이전보다 글쓰기에 공들이는 시간과 무게가 많이 줄었고 쓰기를 대하는 나의 마음도 조금 편해졌지만, 여전히 매일 일기 같은 것만 쓰고 있는 건 아쉽다. 누군가의 조언이나 피드백 없이 혼자 쓰는 중이라 그런 것인지, 누구나..
[일상] 공항 ​ 공항 공항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여행의 출발점인 그곳이 좋아 아무 이유 없이 리무진 버스를 타고 공항 구경을 몇 번이나 다녀온 적도 있을 만큼 공항을 좋아한다. 비행기들의 집, 공항이 좋다기보다는 공항을 생각하면 느낄 수 있는 두근거리는 설렘이 좋다. 얼마 전 여행을 다녀오느라 인천 공항에서 집을 향해 공항철도를 타러 가던 중, 이제 막 열차에서 내린 수많은 인파를 본 적이 있다. 여행자 차림은 아니었으니 아마도 공항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었나 보다. 정오가 막 되려던 시간이었는데 서울 강남 어느 지하철역 출근길 풍경과 비슷할 만큼 많은 사람이 공항을 향하고 있었다. 일부는 뛰어가고 일부는 젖은 머리를 말리지 못한 채 종종걸음으로 나를 지나쳐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공항도 누군가에게는 업무의 공간이었..
[일상] 옛날 ​ 옛날 언제부터 지금이고 언제부터 옛날인지 모르겠지만 옛날보다 지금 남들에 대해 많이 의식하게 되어버렸다. SNS 같은 실생활 노출을 즐기면서 누군가를 계속 의식할 수밖에 없는 공간을 내 의지로 이용하고 있기도 하지만 예전만큼 끈끈하지 않은 요즘의 관계 덕분에 남을 더 의식하며 지내면서 나도 함께 끈끈하고 싶은데 어렵다. 뭐든 쉬운 게 있을까만은. 새로 만난 누군가와도 잘 지낼 수 있을 거란 내 생각이 자만이었나, 나 빼고 서로서로 끈끈해 보이는 모습을 보면 알 수 없는 관계에 허탈하다. 그때 그 사람도 나고, 지금 이 모습도 나니까 의식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과 상황을 즐겨야 하는 것도 알고 있는데, 나만 빼고 돌아가는 모습이 아리송하다. 노력해도 안 되는 건가? 노력의 초점이 틀린 건가? ..
[일상] 반전 ​ 반전 ‘키 크면 싱겁다는 옛날얘기가 맞아 맞아 정말 맞아 딱 맞아’ 이런 가사의 동요가 있다. 그 말이 딱 맞다. 적어도 나에게는. 키가 큰 만큼 어리숙하고 헛똑똑이다. 반면에 키가 작은 나의 친구들은 알차다. 야무지고 야무지다. 나름대로 지적으로 생겼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지만, 그에 비교해 속은 덜 익었다. 절친한 나의 친구들은 나를 아직도 물가에 내놓은 애 취급을 한다. 이런 내 모습이 싫지도 좋지도 않다. 나는 나니까, 그렇게 생각해왔는데 나를 잘 모르는, 가벼운 사이의 사람들은 차갑고 지적인 분위기를 지녔다고 이야기한다. 나를 잘 아는 친구들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걸 잘 알지만 이제 우리의 관계는 약간 느슨해졌다. 애 낳고 살림하랴 일하랴 바쁜 시기를 살고 있어서 연락 두절인 친구들이 태반이고..
[일상] 불안함 ​ 불안함 필요악 같은 것. 뭘 하든 하지 않든 늘 나를 감싸고 있는 그것, 불안함. 지금껏 나를 키운 팔 할은 불안함이다. 불안했기에, 사소한 것까지 챙겼고 그래서 철저하게 준비하는 삶을 살아왔다. 늘 대비하고 준비하며 종종거렸던 이유는 불안감 덕분이었다. 달리기할 때만은 불안함을 느끼지 않아도 괜찮았기에 달리기하는 걸 즐겼지만, 그것도 잠시뿐, 호흡기가 좋지 않은 나에게 달리기를 하면서 숨이 차오르는 건 좋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목이 약한 내가 목을 많이 쓰는 직업으로 살기 위해서는 일하지 않을 땐 목을 아껴야 하는데, 달리기를 취미로 하면 쉬는 순간에도 목과 폐를 많이 쓰게 되니까 결과적으로 내 몸에 쉴 틈을 주지 않는 셈. 요즘은 불안감의 폭과 깊이가 다양해져 갑자기 번개가 나를 향해 내려치진 ..
[일상] 똑같은 ​ 똑같은 어제와 똑같이 일어나 밥을 먹었다. 그리고 또…. 매일 비슷한 하루를 보내고 있는 것 같지만 거의 조금씩 다르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모두 같지만 각자 다른 하루를 살고 있다. 내가 그렇듯 사람들도 매일 다른 하루를 보내고 있겠지. 지난주처럼 오늘도 활기차고 싶었지만, 몸의 기운은 그럴 수 없었다. 평일과 다르게 휴일은 에너지 변화의 폭이 크다. 알차게 보내는 날이 있는가 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날도 있다. 오늘은 그런 날이고 그나마 오늘 이정도 늘어질 수 있으니 내일을 버틸 수 있겠지. 봄이 온줄 알았는데 며칠 동안 내린 비로 몸이 썰렁하다. 바깥의 공기도, 방바닥도 찬기가 가득한 것이 내 가라앉음을 더 늘어지게 만든다. 며칠째 혀가 부어 말할 때 발음이 정확하지가 않다. 그러고 보니..
[일상] 똑같은 ​ 똑같은 남들과 똑같은 걸 선택하지 않는 특별한 이유는 없는 것 같고 그냥, 그러고 싶어서다. 거의 눈에 띄지 않는 보통 사람처럼 지내고 있지만 마음속에는 꿈틀거리는 무언가가 있는 건가? 잘 모르겠다. 나만의 고유한 취향 같은 게 있지만 남과 다르다는 걸 굳이 드러내고 싶지 않아서 그들과 같은 척, 비슷한 척하곤 했다. 하지만 사실은 남들과 똑같은 건 그냥 싫다. 돌이켜보니 커피를 마시지 않았던 이유도 남과 똑같기 싫어서였다. 지금은 남들처럼 엄청 마신다. 사진은 바닐라라테 ​
[일상] 덤덤한 덤덤한 마음은 덤덤하지 못하다. 덤덤한 마음은 덤덤하지 않은 움직임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덤덤한 듯 고요하고 잔잔한 수면도 바람이 불면 언제 그랬냐는 듯 금세 출렁이듯이, 덤덤하게 평온함을 유지하던 마음도 누군가 건드리면 훅 쏟아내듯이 덤덤하지 않음을 드러낸다. 덤덤함은 전혀 덤덤하지 않은 바람을 꼭꼭 숨기고 있다가 ‘척’과 만나 욕심을 내비치기도 하고 삐뚤어지기도 한다. 덤덤한 마음과 덤덤하지 않은 마음은 한 몸이라 덤처럼 붙어있어서 덤 더하기 덤, ‘덤덤’이 되었나 보다. 덤 뒤에 숨어있다가 누군가 건드려주길 기다리다 훅하고 나타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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