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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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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나를 알아간다는 것 ​ “모든 문제의 원인은 내 안에 있다.”라는 말은 모든 게 내 탓이라는 나에 대한 불만이나 모든 해결의 중심에 내가 있다는 말이 아니다. 문제의 원인을 밖이 아닌 ‘나’ 자신에 있다는 데 초점을 맞춘다. 무언가 때문에 속상하고 힘들다고 남 탓을 하게 되면, 표면적으로는 쉽게 해결되지만, 근본적 해결은 어렵다. 하지만 모든 게 나로부터 시작된다는 걸 알게 되면 현재 순간에 깨어있게 된다. 모든 것은 나로부터 시작된다. 너 때문이 아닌, 나 자신으로 초점을 돌리면 관계의 실마리가 풀린다. 나를 인정하고 지금 이대로의 나를 받아들이게 된다.
[일상] 초심 ​ 초심 한동안 ‘주말에 일하지 않기’를 목표로 삶의 질과 만족도를 높이고자 노력했는데 먹고사는 문제에 대한 부담감이 커지니 이젠 뭐 닥치는 대로 할 수 있는 대로 살게 되었다. 그래서 오늘도 온종일 일과 업무를 위한 시간을 보내고 나니 하루가 저물어가고 있다. 삶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 늘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균형 잡힌 삶을 추구하려 하지만 사람의 본성은 변하지 않는 법. 아무리 노력해도 내 본능은 늘 원하는 대로 가고 싶은 대로 방향을 틀어버려 동글동글 유연한 고무공이 아니라 점점 더 모난 돌이 되어가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늘 순간에 깨어있고자 노력한다는 것, 그것이 나의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 있다는 것. 결국, 모든 문제의 원인은 ‘나’ 자신에게 있었다. 최근 골머리를 썩..
[일상] 오늘 아침 ​ 테일러커피 선물 받은 원두의 두 번째 커피 불쑥불쑥 치솟는 화 덕분에 벌써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시작했다. 아니 4월 말부터 시작되었다. 요즘은 몸에 좋지 않은 걸 즐기지 않는다는 말 자체가 무색할 만큼 커피를 달고 산다. 그래 봤자 하루에 한 잔이지만, 불과 몇 년 전 나를 기억하는 이들에게는 한 달에 한 번 마실까 말까 했던 커피, 어마어마한 양이다. 에스프레소+물+얼음으로 이루어지는 아이스아메리카노를 평소처럼 핸드 드립으로 내리면 차갑고 시원한 그 맛을 만들어낼 수가 없다. 핸드드립 커피는 따뜻한 게 제맛이라 이 시기에는 아이스를 주로 마신다. 그래서 선물 받은 지 3주 정도가 지났지만 겨우 두 번째 마시는 테일러 커피. 아침에 눈을 뜨면서 찜찜했던 어제의 기억이 떠올라 확 빈정이 상해버렸지만, ..
[일상] 시간 ​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 나만 누릴 수 있다는 듯 여유롭게 연휴를 보내고 나니 공허함만 남았다. 벌써 5월, 언제 시간이 이렇게 흘러갔지. 옷 정리가 늦어져 박스를 열자마자 다시 넣어버렸다. 시간은 나를 기다려주지 않는데 나는 그걸 쫓아가지 못하고 비껴가라고 길을 내주었다. 그동안 날씨의 변덕이 심했고 나는 추위를 많이 타고, 즐겨 입는 옷은 따로 있다는 핑계를 대보지만 게으름 덕분에 봄을 맞이하지 못하고 가을을 기다려야 하는 옷이 많은 건 사실이다. 덜 입는 옷을 골라내서 계절마다 옷을 꺼내야 하는 수고를 덜어야 할 텐데 생각만큼 쉽지가 않다. 무엇에 홀린 듯 붕 떠서 허공을 헤매고 있다. 한고비 잘 넘겼으니 또 한고비 잘 넘기면 되는데 조금 더 쉬고 싶단 생각이 의지를 흐려지게 만든다. 당장 ..
[일상] 흐름 ​ 한동안 매일 반복하던 읽고 쓰기 행위에서 멀어졌더니 다시 돌아가기가 어렵다. 습관이란 만들기 나름이다. 좋은 습관 갖기는 어렵지만 풀어헤치기는 쉽다. 최근 공들이던 ‘15분 글쓰기’ 덕분에 긴 흐름 글쓰기가 어려워졌다. 적절한 에너지 분배가 필요한데 요즘의 나는 그런 사소한 밀땅을 유지하기가 힘들다. 흐름을 잃었다. 한번 잃은 흐름을 되찾으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오랜만에 찾은 단골집 커피숍에서 낯선 불편함을 느꼈다. 초라함과 위축되는 그 마음의 무게, 왜 그런 마음을 가졌는지 모르겠지만 요즘의 나는 그런 가라앉음으로 가득 차 있다. 그래서 더 외롭고, 그래서 더 두렵다. 뭐라도 써야겠기에 굳이 노트와 자판을 펼쳤다. 연휴가 끝나간다. 일상으로 다시 돌아가야 하는데 언제쯤 흐름을 되찾을 수 있을까.
[일상] 익명성 ​ 익명성 너와 내가 누구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우리는 서로를 알 수 없기에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게 된다. 나의 전부가 드러나지 않으니 과장된 의사 표현도 가능하고, 각자의 신분이나 체면 따위를 의식하지 않아도 되니까 적당한 조절도 가능하다. 그러한 이유로 익명성이 보장된 공간은 아름답고 날카로운 칼날을 등에 업고 있다. 사람들은 자신의 존재 일부를 공유하면서 친밀감을 느낀다. 따라서 쉽고 편하게 만들어진 익명의 관계는 그만큼 가볍게 끝이 난다. 서로를 알지 못하기에 겉으로 드러나는 상황에 대한 소통만으로 진정한 관계를 맺었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익명으로 맺어진 관계는 쉽게 만들어진 만큼 쉽게 끝이 난다.
[일상] 오늘 하루 ​ 나의 리듬 따위 무시한 채 온 신경을 곤두세우던 프로젝트 하나를 끝내고, ‘어린이날’을 맞은 어린이처럼 온종일 마음 내키는 대로 보내고 나니 작은 아이의 모습이던 내가 보였다. 긴장하고 집중해 프로젝트만 보고 달려오느라 주변을 살피지 못하니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었다. 좋아하는 책 조금, 야식, 밀린 드라마, 낮잠과 스타벅스 엑스트라 추가 별까지 나를 위한 하루였다. 그렇게 많은 걸 바란 건 아니었다. 이 정도, 내가 바라왔던 건 딱 이 정도의 편안함이었다. 행복하다. 영화 한 편이 더해지면 딱 좋겠다. 오늘은 실수를 알아낸 것 만으로도 충분하다.
[일상] 방전과 기다림 ​ 방전 어떤 것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붓고 나면 내 몸은 여기에 있지만 내 영혼은 사라진듯 내가 나로 존재하지 않는 것만 같다. 나는 지금 여기에 이렇게 존재하지만 내 정신은 알 수 없는 어딘가를 둥둥 떠있는 듯 멍한 상태가 지속된다. 몸의 에너지를 다시 회복하려면 방전된 시간만큼 충전될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스포츠 시계 어플에서 운동 후 회복 시간을 정해 알려주듯 몸 컨디션이 회복되기를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시간은 나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내 몸은 회복될 시간을 마련해야 한다고 아웃풋을 보내고 있지만 업무와 고객, 주변 상황은 나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 내가 네가 아니듯, 너도 나와 다르니까, 우리는 서로의 방전을 알지 못한다. 한갖 미물인 핸드폰도 방전되면 제 스스로 작동을 멈춰 충전이 필요함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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