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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독 124 / 예술, 예술이론] 다빈치가 된 알고리즘. 이재박. 엠아이디출판사. (2018)

인공창의란?
계산 기계의 출현. 의식도 없고 주체도 아닌 반쪽짜리 지능. 인간 창의와 다른 점은 형식을 조작하기 위해 계산하는 일을 ‘기계’가 위임받은 것뿐. 이 작은 변화가 창의의 속도를 엄청나게 가속시킨다. 형식과 의미의 복합변이. (96)

단어 자체로 그 뜻을 유추해낼 수 있는 ‘인간 창의’에 빗대어 기계가 예술을 대신할 수 있는가에 대한 단어 ‘인공창의’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 이 책이 새로웠다. 기계가 창의적일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단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학부에서 작곡과를 졸업한 저자 이재박은 컴퓨터가 그림도 그리고 작곡도 한다는 기사를 접하고 충격을 받았다. ‘기계도 창의적일 수 있는가’에 대한 답을 찾아 연구하고 있고, 현재는 박사과정에서 인공지능창작기술에 관한 연구 중이다. (책날개 참고)

인간만이 가진 것으로 생각했던 ‘창의’를 과연 기계가 대신할 수 있는가에 대하여 과학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수학이나 과학 이론이 수식과 기호로 명쾌하게 정리할 수 있는 것처럼 창의를 논리적으로 정리하기 위해 ‘알고리즘’을 만들어냈다. ‘인공창의’라는 낯선 단어와 개념이지만, 저자가 풀어가는 방식이 전혀 어색하거나 부담스럽지 않아서 익숙하게 읽을 수 있었다. 작곡을 전공한 저자가 과학적 분석으로 만들어낸 알고리즘을 따라 책장을 넘기다 보면 예술과 창의가 막연한 뜬구름처럼 느껴지진 않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저자가 제시하는 것은 선택과 책임이다. 창조와 창의를 구분하며 인공지능도 충분히 창의적일 수 있음을 밝혔다. 하지만 그 속에 품은 의미를 풀어내는 건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니까, 의미를 어떻게 풀어내느냐는 인간에게 달린 것.

업무로 머릿속이 가득 차 있어 책에 완전히 몰입할 수는 없었지만, 업무와 연관된 부분을 읽을 때는 나 자신이 ‘인간적임’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예술과 창의가 과연 필요한가에 관하여 관심 있는 많은 사람이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인공창의’라는 개념을 알게 된 것도 의미 있었다.

Posted by 따듯한 꽃.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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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독 32 / 경제경영] 왓츠 더 퓨처. 팀 오라일리. 김진희 이윤진 김정아 옮김. 와이즈베리.

당장 어제 무얼 했는지 기억나지 않는 나이가 되었지만 20년 전 어떻게 지냈는지는 기억한다. 삐삐를 사용하다가 삼성의 은색과 금색이 섞인 오묘한 빛의 핸드폰을 썼다. (뚜껑(?)을 열면 안테나가 자동으로 올라오는 모델이었다. 흑백화면에서 영어 암호 같은 글이 깜박이던 컴퓨터를 켜고 하이텔을 이용했고, 아이러브스쿨에 가입하고 동창생들과 연락을 주고받았고 싸이월드를 이용했다. 기억을 떠올려 기록하니 아주 먼 옛날이야기 같다.

카톡 클릭 한 번으로 계좌이체도 하고, 배달음식도 시켜 먹고, 택시도 부를 수 있는 요상한 세상이 조금은 무섭다. 자꾸 변화하는 새로움보다는 익숙한 게 좋은 사람으로서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으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책을 종종 읽는다. 하지만 우리 모두에게 닥치지 않은 미래이기 때문인지 그 어떤 책도 내게 후련함을 주진 못했다. ‘다들 막연한 고민을 하고 있구나’ 정도로 요약할 수 있었다.


​​마크 트웨인은 “역사는 반복되지 않지만 리듬이 있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역사를 연구하고 그 패턴을 파악하자. 이것이 바로 내가 미래에 관해 생각하는 방법에서 배운 첫 교훈이다. (44)


최근 세계사, 한국사 관련 책을 즐겨 읽는데 아마도 미래에 대해 두려움을 극복하려는 방법이 아니었나 싶다.

‘왓츠 더 퓨쳐’는 온라인 학습, 도서 출간, 콘퍼런스 개최 등으로 끊임없이 혁신의 물결을 이끌어온 오라일리 미디어 설립자이자 CEO인 팀 오라일리의 신간이다. 저자는 오라일리 미디어가 정보기술 분야에서 혁신을 이룰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공유함으로써 세상을 바꾸는데 이바지하길 원하며, 월드와이드 웹, 오픈소스, 웹2.0, 정부2.0, 빅데이터 등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끼쳐온 새로운 기술을 발굴하고 소개하고 있다. (책 소개 참고)


‘왓츠 더 퓨쳐, 4차 산업혁명과 우리의 미래’의 원제는 ‘what’s the future and why it’s up to us’로 ‘더 나은 미래, 누가 결정하는가?’로 한국어판 제목이 우리에게 좀 더 강렬하고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우리 정서에 맞게 적절한 제목을 지은 것 같다.

지금 보고 있는 것이 ‘지도’인가 아니면 ‘도로’인가?
지도는 보는 것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보는 데 도움이 되어야 한다. 이는 도로가 아닌 지도만 보고 갈 경우 방향을 틀 곳을 미리 알아서 준비할 수는 있지만, 예상 지점에서 방향을 틀 곳이 나타나지 않을 경우 잘못된 길로 접어들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62)



변화하는 현상을 이해할 때 본질을 탐구해야 한다고 말하며, 공유 경제의 대표적 모델인 우버와 리프트를 예로 들어 설명하고 있다.

우버는 자사 소속의 차량이나 공유된 차량을 승객과 중계하여 승객이 이용 요금을 내며, 그 회사에서 수수료 이익을 얻는 라이드 쉐어링 서비스를 제공한다. (나무 위키 참고) 공유의 개념으로 쏘카와 비슷하고, 원하는 탑승 장소를 선택하고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카카오 택시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우버와 리프트의 가치를 비교하며 공유 경제에 관해 설명하고,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예로 들어 인간이 선택하고 결정하는 특정 알고리즘과 악용하는 사례로 변화하는 시대에서 대처방법을 제시한다.


처음 접하는 사례와 이야기의 방대함으로 힘겨웠지만, 끝까지 흐름을 놓치지 않을 수 있었다. 그 이유는 아마도 생소한 분야이기에 저자가 이끄는 대로 생각을 이어갈 수밖에 없었고, 책이 제시한 대로 읽다 보니 미래에 대한 어떤 돌파구 같은 것이 느껴졌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지루해질 때쯤 등장하는 ‘하늘색 파란 글씨’ 덕분에 각 장의 핵심 구절을 놓치지 않을 수 있었다.


결국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도달한 지점은 ‘사람’이었다. 새로운 알고리즘에 대처할 사람, 인간의 가치를 높여 미개척지를 탐색할 사람, 인간만이 할 수 있는 보살핌과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사람. 그리고 그 사람의 창의성과 도덕성, 긴 안목을 위해 생각의 범위를 넓혀야 함을 이야기한다. 그 외에도 수많은 북마크가 나에게 손 흔들고 있지만, 550페이지의 결론이 사람이라는 점은 만족스럽다.

코딩 교육이 유행인 요즘, 코딩 기술 활용 자체에 집중하기 보다는 그것을 왜 만들어야 하는지, 무엇을 위해 필요한지, 어떤 가치를 위한 일인지 사고하는 능력과 그것을 위해 탐구하는 인간 교육이 중요하다는 것. 이것이 이 책을 읽고 난 나의 결론이다.







몽롱해질 때 쯤 나타나는 구세주, 하늘색 글씨



결국, 사람이다.


Posted by 따듯한 꽃.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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