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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고 또 읽기/인문2019. 2. 10. 13:27



[완독 2019-9 / 인문학. 교양인문학] 불안과 경쟁 없는 이곳에서. 강수희. 패트릭 라이든. 열매 하나. (2017)

요즘 읽던 여러 책의 무게와 깊이 덕분에 버거워 고르게 된 이 책. 그래 가끔은 쉽고 편안하게 읽히는 책도 필요하다. 그동안 너무 무거운 것들만 읽느라 고생한 내 머리와 눈에 감사를.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아온 저자 강수희, 패트릭 라이든은 주말농장에서 시작된 경험의 깊이를 ‘자연스럽게’ 넓혀가면서 사진과 글로 담았다. 2015년 다큐멘터리를 제작하여 보통 사람들에게 소개하였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2017년 책으로 소개한 것이 바로 이 책 ‘불안과 경쟁 없는 이곳에서’이다. 인위적이지 않은 농사 방식, ‘자연농’을 연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지만, 삶을 대하는 궁극적인 방향을 찾은 것 같아 쉬운 내용이었음에도 마음이 동요되었다.

자연농에 대한 관심보다 ‘불안과 경쟁 없는 이곳에서’라는 제목에 혹해 읽게 되었지만, 제목에서 느꼈던 첫 느낌만큼 역시나 좋았다. 나의 사소한 생각들이 한 방향으로 만나고 있었다. 우주 속에 아주 사소한 존재인 나로 살아가며, 자연에 거스르지 않는 삶을 살아가야겠다고 다짐했다. 이 책에 소개된 다른 책들도 어서 읽고 싶다.

‘우주’를 마음에 품고 그때그때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가슴이 시키는 일을 따라가려고 노력한다. 이 길이 어디로 향할지, 어떻게 이어질지는 알 수 없지만, 우리가 거듭해서 보고 듣고 배워온 자연농의 답, ‘이 지구 위에서 사이좋게 어울려 살아간다.’라는 원칙을 잊지 않고 실천한다면 결국 바른길일 수밖에 없다는 걸 알기에 안심할 수 있다. (13)

원숭이의 역사 속에서 어느 순간 동시적으로 고구마를 씻어 먹기 시작한 현상이 벌어진 거죠. 저는 사람도 마찬가지라고 봐요. 무엇보다도 스스로 즐겁고 뜻있는 인생을 사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적당한 시기가 오면 사람들의 의식 안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깨달음이 퍼져나가서, 자연농을 시작한다든지 전쟁을 그만둔다든지 같은 일이 벌어지리라고 믿습니다. (53)

내가 이익을 얻는다는 건 다른 누군가가 손해를 본다는 게 아닐까요? 개개인 단위로 따져본다면 손해 혹은 이익이 발생할 수 있겠지만 지구 전체적인 관점에서 생각해본다면 어떨까요? 좀 더 뿌리에 가까운 삶을 살며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요? 기존의 경제 관념은 매달 월세를 낸다든가, 연간 손익계산을 해서 세금을 낸다든가, 이런 식으로 짧게 기간을 나누어서 계산합니다. 이 역시 더 넓은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생명이 태어나고 자라서 마침내 사라질 때까지, 긴 시간에 걸쳐 생명 활동에 무엇이 바람직하고 더 옳은가를 생각해야 한다고 봅니다. (79)

무상무주 : 집착하지 말고, 머무르지 말고, 흘러가듯 살라. (157)

행복한 생활의 기회를 얻게 된 사람들은 보다 친절해지고, 서로 덜 괴롭힐 것이고, 의심의 눈빛으로 남을 바라보는 일도 줄어들 것이다. 선한 본성은 세상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이며 이는 경쟁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편안함과 안전에서 나오는 것이다. (게으름에 대한 찬양, 버드런트 러셀, 사회평론) (177)





Posted by 따듯한 꽃.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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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독 122 / 에세이] 아무튼, 딱따구리. 박규리. 위고 출판사. (2018)

좋아하는 지인에게 요즘 즐겨 읽는다는 ‘아무튼 시리즈’의 책을 추천받았지만, 읽고 싶은 책이 이미 많이 쌓여있어 여기까지 손이 닿질 않았다. 그러다가 환경에 관한 이야기를 다룰 것 같은 ‘아무튼, 딱따구리’를 알게 되었고, ‘아무튼 시리즈’에 입문하게 되었다.

‘아무튼, 딱따구리’는 지속 가능 디자인 연구원인 저자 박규리가 영장류학자 김산하와 결혼해 함께 살아가던 중 가는 곳마다 만난 인연 ‘딱따구리’ 이웃을 발견했고, 딱따구리에게 관심 두고 새와 인간의 삶을 비교하며 살아가는 삶의 이야기를 쓴 책이다.

이 땅에 더 많은 쓰레기를 남기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유별나게 안 쓰고 안 버리고 다시 쓰는 생활을 하는 나 자신이 지독해 보여서 나는 이렇게 살고 있지만, 남들에게 강요나 설득한 적은 없는 것 같다. 몇몇 지인과 ‘미니멀리즘’에 대한 이야기 나눈 적은 있지만, ‘환경’과 ‘생태’를 위해 아끼고 다시 쓰는 사람들과 대화 나눠 본 적은 없는 것 같다. 하지만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면서 짝꿍과 함께 멋진 삶을 꾸려나가는 저자가 들려주는 사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자신 없던 내 행동들에 용기가 조금 생겼다. 나와 비슷한 사람이 많진 않지만, 없지도 않다는 걸 알게 된 점이 좋았다.

같은 이유로 책사기를 즐기지 않는다. 소유에 의미를 두지 않으니 어차피 한 번 읽고 버려질 거라면 도서관에 희망도서로 신청해서 함께 읽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 어쩌다 새 책을 사거나 선물 받는다면 다 읽고 동네 사랑방에 나눔 한다. 가뜩이나 좁은 집에 모셔두기보다는 나눔 하여 여러 사람과 함께 보는 편이 좋다고 생각하니까.

부부의 알콩달콩한 사는 이야기도 재미있었지만, 좋아하는 사물이나 공간에 별명 붙이기를 좋아하는 저자의 귀여운 습관이 기억에 남는다. 역시 진지함보다는 약간의 재미가 곁들여진 삶이 보기에도 좋고, 살기에도 좋겠지. 글솜씨나 행동 하나하나에 한 인간의 매력이 뿜어져 나왔다. 역시 에세이는 매력적인 사람이 쓰는 글이었다.

우연하게도 다음 읽을 책으로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이 저자 박규리의 남편인 영장류학자 김산하의 책이고, 그다음 책은 김산하의 동생 김한민의 새 책 ‘아무튼, 비건’이다. 삶의 이상향 같은 건 없지만, 이 가족처럼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편리함을 위해 마구 소비하는 생활 보다는 적당히 소비하고 아껴 쓰고 다시 쓰는 삶, 거기에 약간의 재미를 더하여 함께 살기.

가볍고 쉽고 편안한 책이었다.​

Posted by 따듯한 꽃.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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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독 119 / 사회과학. 환경] 세상은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다. 최원형. 샘터. (2016)

​세상에서 모든 번뇌의 흐름을 막는 것은 조심하는 일이다. 그것이 번뇌의 흐름을 막고 그치게 한다. 그 흐름은 지혜로 막을 수 있다. <숫타니파타> (47)

세상은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다.

한남동 스틸북스 이달의 큐레이션 ‘환경, 쓰레기’ 코너에서 이 책을 처음 만났다. 요즘 나의 관심사와 가장 가깝게 맞닿아 있는 이 책은 샘터 출판사에서 나오는 아우름 시리즈 중 하나이다. 깊이는 가볍지만 한 번쯤 생각해봐야 할 주제들을 다루고 있어 여건이 닿는다면 전 시리즈를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아우름 시리즈 중 한 권을 이런 인연으로 다시 만나게 되었다.

제목처럼 ‘세상은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다’라는 생각을 종종 하고 산다. 전공을 살려 직업을 선택한 것도 같은 이유다. 30여 년 동안 나를 위해 배운 것들을 이제는 좀 꺼내어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문적 깊이를 쌓아가는 행위가 즐거웠지만, 자기만족만을 위해 공부하는 게 무의미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우연한 기회에 전공 관련 봉사활동을 하게 되었고 나라는 사람이 가치 있음을 느꼈고 지금의 직업으로 살게 되었다.

아무튼 ‘이 땅에 태어나 보탬이 되는 삶을 살아야지 해가 되지는 말자.’라는 생각은 환경과 생태로 이어졌다. 확고한 채식주의자는 아니지만, 의미 없는 삶을 살다가 사람의 식탁에 오르는 일부 식용 동물의 살덩어리가 혐오스럽게 느껴져 일부러 피하던 시절도 있었다. 쓰레기를 마구 만드는 상황도 싫고, 일회용품은 더더욱 싫었다. 그런 것들을 아무렇지 않게 마구 버려대는 사람들이 싫었고, 이런 내가 예민하고 불편하게 느껴지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내가 틀린 게 아님을 느꼈고, 세상에 나와 같은 사람도 살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무의식적으로 뽑아대는 핸드타올이 나무 한 그루를 베어지게 하고, 펄프를 생산하기 위해 조성된 숲은 생태 피라미드를 파괴하고, 생태계가 무너진다. 그렇게 무너진 환경은 다시 인간의 책임이 된다. 나는 이 책의 독자 한 명에 불과하지만, 환경과 생태의 중요성을 담은 책들이 많은 사람에게 읽혀 모두가 자연을 소중하게 생각하게 되는 세상이 오기를 바란다.

​인간이 생존하는데 필요한 4가지. 태양 물 식량 꿀벌 (179)

감인토, 참고 견뎌내야 할 행복, 즐거운 불편.




Posted by 따듯한 꽃.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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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독 107 / 어린이, 환경] 내일을 바꾸는 작지만 확실한 행동. 시릴 디옹, 피에르 라바 글. 코스튐 트루아 피에스 그림. 권지현 옮김. 한울림어린이. (2018)

좋아하지 않는 일을 하면 마음이 점점 허전해져요. (15)

마지막 나무가 베어지고
마지막 강물이 오염되고
마지막 물고기가 사라지면
그제서야 인간은
돈을 먹을 수 없다는 걸
깨닫겠지요. (29)

어떤 계기로 환경에 민감해졌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다른 이들보다 좀 더 감각적이며 감성적으로 반응하는 삶을 살아온 것이 영향이 있지 않았을까. 지구과학이나 자연환경 생태계에 대한 관심은 어린이에겐 자연스러운 모습이지만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멀어지게 된다. 그러한 순수한 자연에 대한 동경 같은 감정을 어른이 된 지금까지 이어온 나는 환경운동가나 전문가는 아니지만 나 하나라도 잘 하자라는 마음을 늘 갖고 있다.

어린이가 읽기엔 아니, 다 큰 어른이 읽어도 다소 난해한 이 책은 그림에 시선이 머무르게 하는 힘을 지니고 있다. 한 번 읽으면 기억나지 않는데, 두 번, 세 번 읽으면 더 읽으면 읽을수록 자꾸만 곱씹게 되는 철학적인 이야기의 힘도 지녔다.

어린이들이 이 책을 읽고 어떤 감정을 느낄지 궁금하다. 나와 같을지, 다른 어떤 느낌으로 읽을지.



Posted by 따듯한 꽃.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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